남해로 오고 싶은 청년 많다, ‘한달살러’는 하나의 기회
남해로 오고 싶은 청년 많다, ‘한달살러’는 하나의 기회
  • 강영자 기자
  • 승인 2020.10.08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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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하며 로컬비지니스 꿈꾸는 청년공동체, ‘한달살러’ 1기 청춘의 남해 이야기

코로나19로 청정지역 보물섬 남해군은 외려 관심이 모이는 곳이 되었다. 마스크 없인 한 발자국도 나가지 못하고, 갇힌 지하철과 빼곡한 버스 없이는 이동이 어렵고 밀폐된 대형건물 사이로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대면할 수 밖에 없는 일상 대신, 비록 마스크를 쓸지언정 초록의 풍경이 주는 위안 속에서 맑은 공기로 호흡하는 것만으로도 면역력이 생기는 것 같다는 유유자적 남해, 거기다 아름다운 대지포마을에서 펼쳐진 ‘한달살이’라니! 남해군 청년혁신과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한달살러’ 대지포마을 한복판에 자리 잡은 씨젤리피쉬 게스트하우스에서 진행한 ‘한달살러’ 1기, 청년 3명의 이야기를 담았다. <편집자 주>

살-er. ‘살러’는 ‘한달 살러 왔다, 평생 살러 된다’는 취지로 시작한 남해군 한달살기 프로젝트 진행 중인 단체 ‘살러’는 도시 청년에게 남해 지역의 유휴공간을 소개하고 다양한 능력을 가진 청년들이 자신들만이 할 수 있는 로컬비지니스 모델을 기획할 수 있도록 돕는다. 
청년네트워크 분과위원장이자 ‘한달살러, 남해’ 팀을 이끄는 팀장인 최성훈 기획자와 제1기 (8,27~9.26)로 모집ㆍ참여해 함께 남해를 한 달간 경험한 세 명의 청춘 조교상, 장성록, 안인혜 씨를 통해 듣는 남해는 어떤 모습일까.

‘남해살러’ 기획자 최성훈 : ‘살러 오는 사람’이라는 뜻이기도 하고 ‘잘 사는 사람’이라는 전문가적인 느낌도 주고 싶어 ‘살’에 er을 붙여봤다. 1기는 지난달 26일부로 끝이 났고 10월 12일부터 2기의 한달살이가 시작된다. 모르는 사람끼리 와서 공동체적으로 자치회를 운영하거나 코워킹스페이스 등 협의해서 하나의 공간을 만드는 등 여행공동체이자 로컬 비즈니스를 고민하고 돕는 ‘한달살이’를 기획했다. ‘낯선 사람, 깊은 수다’라는 제목 아래 슬기로운 공동체 생활을 겪고 혼자 혹은 조별 여행을 통해 자유로운 여행자도 되었다가 3주차부터 이주할 경우 어떤 형태로 삶을 영위할 것인지를 바탕에 둔 로컬 비즈니스 프로젝트를 시행하는 프로그램이다. 1기를 마쳐보니 가장 안타까운 건 이런 ‘한달살이’ 기간이 한달은 짧다는 점과 연초에 시행됐더라면 하는 점이다. 물론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한 연기, 변동으로 인해 하반기에 시작됐으나 연초에 한달살이가 시작되면 이후 남해의 매력에 눈을 뜬 이 청년들이 ‘리빙랩’사업 등에 참여하거나 다양한 청년 사업 등에 연계해서 이주나 정착을 더 진지하게 고민해볼 수 있도록 이어갈 수 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

살러1 조교상(28ㆍ평택시) : 책과 운동을 좋아한다. 대학에서 사진을 전공했으며 직장 다니다가 지난해 7월 퇴사하고 곧장 제주도에서 월세집을 구해 두 달 살았다. 그 후로 여행하는 삶을 살고 있다. 전국을 한달살이로 경험해보고 내가 살 곳을 정해보고 싶다는 소망이 있다. 우연히 인스타그램을 통해 ‘남해 한달 살러’를 보고 신청해서 살아 보았다. 남해군은 2번의 여행경험이 있었는데 올 때마다 대중교통이 너무 불편했던 터라 남해에서 살아봐야지하는 생각은 불편함 때문에 배제됐던 곳이었다. 그런데 이 한달살이 프로그램이 남해의 매력에 눈 뜨게 해준 소중한 계기가 됐다. 사는 곳은 평택이며 서울을 오가며 일했는데 여기오니 특히 초록이 좋다. 어딜 가나 자연과 가까워서 좋았다. 특히 서핑의 매력까지 느낄 수 있는 송정해수욕장이 기억에 남고, 등산으로 만난 보리암, 서면의 노을, 창선면도 매력 있었다. 만일 이곳으로 이주한다면 ‘촌=여유’라는 등식으로 봤을 때, 작은 책방을 하면서 사진찍기를 병행하면 어떨까 싶어서 실제 책방 하는 분을 인터뷰도 하고, 귀촌하신 분도 만나 이야기도 나눠봤다.

살러2 장성록(31ㆍ진주시) : 개인적으로 남해가 처음은 아니다. 남해대학 호텔조리제빵과를 다녔기에 대학 시절 남해를 경험했다. 이후 인천 아워홈에서 일하다가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가려고 일을 정리하고 비자를 신청한 상태에서 코로나19로 제 비자는 호주 이민성에 그대로 계류돼 있다. 코로나19가 곧 나아지면 워킹을 가야 한다는 생각으로 다른 파트잡을 하면서 버티던 중에 이러한 ‘남해한달살러’를 알게 됐고, 신청했다. 내가 원하던 목표가 의도치 않은 코로나19사태로 미끄러지니 한동안 우울해하다가 이번 기회에 남해로 오게 되니 공부하면서 느꼈던 남해와 또 다른 매력으로 남해가 다가온다. 제 경우는 찾으려 들면 남해군에서 인맥이란 것도 있을 것이고 여기 한달 프로그램을 통해 얻은 정보와 특강 등을 잘 접목하면 남해로의 정착도 해 볼 만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시골 생활을 동경해 본 적은 없으나 남해는 바다와 산, 논과 밭이 다 있다 보니까 특별한 것 같다. 남해야말로 좋은 편견의 축소판 같다. 잘 몰라서 더 좋고, 교통불편과 편의시설 불편 등 마을마다 불편함은 존재하나 상당히 재밌는 섬 같다. 개인적으론 마을마다 식당이나 가게, 편의시설이 없는 경우가 많으니 음식점을 하더라도 그런 불편을 해소할 수 있도록 판매를 같이 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구상 중이다.

살러3 안인혜(32ㆍ서울시) : ‘고생물’ 분야 박사과정을 휴학 중이다. 영국에서 교환학생시절을 보냈고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도 지냈다. 2018년, 2019년 북극도 다녀왔다. 공부 기간이 길어지다 보니 친구들은 벌써 의대 졸업하고 레지던트 하거나 자기 직장 잡고 자기 일상을 사는 걸 보게 된다. 회의감도 들고 우울감도 생겼다. 휴학계를 내고 본격적으로 여행을 시작했다. 생명진화의 비밀 등 고생물 전공이다 보니 큰 화석산맥이 있는 캐나다에서 살고 싶다는 꿈도 있다. 영국이나 호주 등 자연환경이 좋은 곳에서 몇 년간 살았던 경험과 여러 여행 경험이 남해로의 정착도 좋겠다는 생각으로 자연스레 든다. 예전 남아공 여행에서 접한 가든형 와이너리가 상당히 좋았다. 정원에서 소풍하듯 와인을 마시는 거다. 대지포에서 생활해보니, 그곳의 와이너리가 떠올랐다. 남해에서 살게 된다면 여행에서 경험한 가든형 와인바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남해로 오고 싶어하는 청년들은 많다. 와 보면 바다에서 섬이 보이는 광경이나 다랭이논 등 자연풍광은 상당히 끌리는데 교통이 워낙 불편한데다 단체로 같이 움직여야하니 시간 대비 남해를 채 느낄 새가 부족하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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