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 보름달에 희망을 새기자
한가위 보름달에 희망을 새기자
  • 윤혜원 기자
  • 승인 2020.09.25 16: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류동길 남해포럼 공동대표 추석인사

늘 그립고 늘 보고픈 고향/둥근 달덩이 하늘에/두둥실 떠오르는 추석이 다가오면/발길이 가기도 전에/마음은 벌써 고향에 가 있습니다. ‘추석에 고향 가는 길’이라는 용혜원의 시다. 

추석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은 휘영청 밝은 보름달이다. 뒷동산 밤나무 가지에 걸린 보름달은 한 폭의 동양화이자 추억의 샘터다. 도시의 아파트 숲속에 비치는 달과 비교할 수가 없다. 시골에서 자란 사람들에게 명절 때의 추억은 특별하다. 배고픈 시절에도 추석은 풍성해서 좋았다. 

추석은 만남이고 어울림이다. 만남과 어울림은 기쁨이다. 흩어졌던 가족이 먼 길 달려와 서로의 얼굴 보고 오순도순 이야기 나누는 기쁨을 어디에 비하랴. 작지만 확실한 행복, 다시 말해 소확행이고 삶의 환희다. 올 추석에는 코로나가 고향 가는 길을 막는다. 고향으로 달려가지 못하는 사람들의 마음에는 고향의 산천과 부모 형제, 이웃들의 얼굴이 담겨있다. 만남만이 마음을 주고받는 게 아니다.

올 추석에는 보름달에다 가족의 얼굴과 희망이라는 글자를 새겨보자. 내년 추석 보름달에 그 글자를 확인하자. 우리 모두는 공동체의 일원이다. 함께 잘 사는 좋은 사회, 좋은 공동체를 만들어보자. 코로나 사태에 지나치게 움츠려서는 안 된다. 극복되지 않은 질병이 있던가. 새로운 희망의 씨앗을 뿌리자. 나치의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에 갇혔다가 살아남은 사람들은 신체 건강한 사람이 아니었다. 살아남겠다는 희망을 가진 사람들이었다. 

오늘날 세대 간 갈등이 심해졌다고 하지만 세대 간 갈등이 없던 시대는 없었다. 갈등은 특정 시대의 현상은 아니다. 농경사회에서 제4차 산업 혁명시대로 바뀌었는데 과거 보릿고개 이야기와 디지털 문명 이야기가 충돌하는 건 당연하다. 오랜 세월 쌓아온 부모세대의 가치관과 지혜를 젊은 세대의 가치관과 참신한 아이디어에 접목시키는 게 중요하다. 오랜 전통의 깊은 향기가 신비하고 싱싱한 아이디어에 더해지면 새로운 것이 탄생 된다. 그것이 문명의 발달이다. 전통과 새로움의 조화가 세상을 바꾸어가는 것이다. 명절은 그런 조화를 가능케 하는 좋은 기회다. 

이번 추석에는 가족끼리 이웃끼리 세파에 시달려 황폐화 된 마음 밭에 영양분을 뿌리자. 새로운 희망의 씨앗을 뿌리자. 내년 추석 보름달에 희망이라는 글자가 얼마나 커졌는가를 확인하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