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1495호에 살짝 소개된 바 있는, 이미 유명인사가 되어버린 엘림마리나리조트 이현건 대표를 따로 뵙자고 연락하기란 참 미안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뵙기를 요청하게 된 건 코로나19 때문이었다. 100억대가 넘는 투자로 대규모 요트계류장시설과 문화공간을 꾸리고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이현건 대표. 하지만 엘림은 여전히 빛났고 이현건 대표의 온화한 미소 또한 여전했

이현건 대표는 엘림마리나리조트의 숙박시설은 20개 남짓에 불과하다며 처음부터 숙박보다는 ‘문화와 체험’을 경험하는 장소로서 이곳을 구상했노라 말했다. 특히 그는 아버지의 뒷모습과 멀어진 가족의 추억만들기에 관심이 많다. 이 대표는 “한국인의 특징은 너무 일만 한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가족을 위해서 더 많은 일을 해야한다고 믿는 거다. 그러나 지나친 일 중독이 결국은 가족을 멀어지게 하고, 서로를 고립시킨다. 늘 그게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이어 “인천 청라 엘림아트센터를 지은 취지도 그렇고 이곳 엘림에도 콘서트홀을 비롯해 빈티지 아날로그 진공 오디오 시스템 감상실과 바이크 전시장 등을 무료로 개방한 것도 자연과 어우러
진 ‘문화의 힘, 예술의 기운’을 잊지 않고 살았으면 해서다. 살아있는 동안 가장 귀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아무리-아무리-아무리(실제 그는 ‘아무리’를 무한반복했다) 생각해봐도 자연을 접하는 것과 문화예술을 다시 공부해보는 작업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현건 대표는 “일하는 시간이란 반복에 가깝다. 인생을 사랑하고 자신을 사랑하는데 가장 게으른 사람은 반복적인 일만 하는 사람일 수 있다. 왜냐하면 문화와 예술을 접하는 데도 상당한 용기가 필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동안의 삶대로, 그저 살아온 그대로만 더 이상의 변화는 거부한 채 매일 보던 대로만, 보는 것만 보는 것이 나태하지만 가장 편한 일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화를 접하고 예술을 시도해보는 일은 새로운 일이고 새로운 도전이다. 이건 어떻게 만들었지? 어째서 이런 신비로운 소리가 나는 거지? 음악만 해도 그렇지 않나. 음악이라는 소리 문화를 접하면서 수천 년간 애써온 흔적을 깨닫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좋은 사람들과의 호젓한 한때를 선물하고파

영화속에서나 볼 법한 최신형의 요트와 야자수, 윤슬이 빛나는 바다 위에서 마시는 커피 한 잔의 여유와 싱싱한 해산물을 먹는 즐거움 등 엘림마리나리조트는 자연이 주는 깨끗함과 절경을 감상하면서 그 속에서 누리는 ‘좋은 사람과의 호시절’을 주고자 존재한다.

이 좋은 것들을 가장 먼저 남해사람들이 먼저 누렸으면 좋겠노라고 힘줘 말하는 이현건 대표. 그도 그럴 것이 이 좋은 자연을, 청정자연을 삶터로서 불편을 감수하고 지켜와주신 분들이기에 그렇다고. 그는 “여기 오시는 지역주민들께서 제게 가장 많이 하는 말씀은 ‘내가 평생 바다 위에서 살았어, 바다라 하면 지긋지긋할 정도로 다 알아. 속속들이 알지’라고 하신다. 그렇지만 좋은 친구들과 함께 1시간 남짓 요트를 타고 수우도 등 이 근처 바다를 빙~요트로 둘러보시고, 배 위에서 커피 한잔 마시면서 돌아오시면 이야기가 달라지신다. ‘이야~이런 바다도 있네. 가족들 데려오길 잘했어, 내 친구들 데려오길 잘했네. 일만 하면서 보던 바다랑 이렇게 신상 요트 위에서 바라보는 바다는 참 다르네’라고 말씀해주신다. 솔직히 가장 기쁜 순간은 이런 한마디를 들을 때다”고 말했다.

코로나19는 전환기…작은 것들을 위한 시

그룹사 로열패밀리 일가가 엘림에서 머물면서 요트 위 시에스타도 즐기고 맛있는 음식도 먹으며 가까운 섬 투어도 하며 “남해는 달달한 곳이다. 공기부터 정말 달다. 이렇게 평온한 휴식은 정말 오랜만이다. 때 묻지 않은 바다 위에서 만나는 섬은 기쁨”이라며 감탄했다는 에피소드를 전하며 “자연은 누군가의 것이 아닌 모두가 누릴 기쁨이어야 하고, 그럴 수 있도록 노력하는 곳이 엘림”이라고 이현건 대표는 말했다. 이 대표는 “가장 불편한 말이 ‘돈이 있으니까 할 수 있지’라는 표현이다. 과연 부자란 누굴까? 실제 돈 있는 사람 중에도 마음의 여유가 1도 없는 사람이 많다. 하는 일이 무엇이건 간에 문화예술이 주는 기쁨을 놓치면 휴식을 만끽하기 어렵다. 여기는 누구라도 와서 쉬어갈 수 있는 ‘한적한 여행지’이자 작은 기쁨들을 찾아갈 수 있는 장소로 두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로 많이들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고의 안식을 주고자 매일 방역과 소독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이제는 한적한 여행 중심으로, 소수로, 가족 단위로, 그룹 단위로 한나절 자연 속에 머무는 여행을 향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요트나 보트 타는 것에 국한할 게 아니라 요트 위에서 낮잠도 즐겼다가 피크닉세트로 함께 즐길 수 있는 선상체험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기를 쓰다 그만 지쳐버린 이들이여, 자연과 바다, 예술이 어우러진 안식처로 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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