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팀 안성필 팀장과 여창현 학예사, 박은비, 박효선 팀원
문화재팀 안성필 팀장과 여창현 학예사, 박은비, 박효선 팀원
명승15호 가천다랭이논은 대표적인 여행지로 사랑받고 있다
명승15호 가천다랭이논은 대표적인 여행지로 사랑받고 있다
경상남도기념물19호 대국산성은 소풍가기 좋은 곳이다
경상남도기념물19호 대국산성은 소풍가기 좋은 곳이다

용문사 괘불탱, 관음포 이충무공유적, 지족해협 죽방렴, 가천다랭이논, 창선도왕후박나무. 보물이란 이름으로, 사적이란 이름으로 명승으로 불리기도, 천연기념물로 존재키도 하는 이들이 작금의 코로나19 위기 시대를 마주한다면 과연 무엇이라 논할까. 우리 곁에 ‘문화재’라는 분류 속에 놓여 있는 저 숱한 삶의 궤적들. 이 위기 속에서 다시금 살펴봐야 할, 아니 절로 시선이 머무는 보물들임에는 분명하다. 장구한 세월과 문화예술에서 가치가 있다고 중론이 모이면 ‘문화재’가 되고 이 문화재를 많이 사랑하고 활용하게 되면 이것이 다시 ‘여행-관광’으로 이어지듯 ‘문화재’는 문화와 관광 사이의 징검다리로서 사람과 사람을 이으며 고고히 이야기와 이야기를 이어온 오랜 소원 석탑이자 유구한 산성 같은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보물섬 남해군 102개 문화재를 다루는 문화재팀 안성필 팀장을 만나러 가는 길, 마치 오래된 미래 같다. <편집자 주>

▲문화재가 주는 무게감 때문인지 어렵게만 느껴진다=저희도 배워가며 찾아가며 진행하는 부분이 많다. 문화재는 문화와 관광의 교집합 영역에 있다. 예술이나 민속, 생활양식처럼 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으면 무형문화재가 되고 경관이 뛰어나거나 학술적 가치가 큰 유적지는 유형문화재가 된다. 이러한 유형문화재 중 많은 사람을 받으면 지역의 대표적인 관광지가 된다. 문화재팀은 이러한 문화재를 지정하고, 보존, 계승하고, 관리하고 활용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코로나19로 행사들이 취소되고 현재는 주로 보수 업무에 몰려 있다. ‘생생문화재’사업을 통해 잘 알려졌듯 ‘활용 업무’를 점차 확대해 갈 계획이다.

▲죽방렴 생생문화재 사업이 대표적인 ‘문화재 활용 사례’로 비교적 친숙하다=그렇다. 2012년부터 시작한 죽방렴-생생문화재사업은 호응이 좋은 ‘고전’ 같은 것이다. 이와 더불어 지난해 시작한 남해향교를 활용한 향교서원 문화재 활용사업, 내년에는 화방사문화재를 활용한 전통산사 문화재 활용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 3개 사업이 문화재청 공모사업으로 선정돼 사업비 1억 7천만원을 확보해뒀다. 문화재를 더 가까이 즐기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남해초 교사 신축공사 부지에서 옛 남해읍성 해자(垓字)가 나왔다는 소식에 이러다 군 신청사도 못 짓는 게 되는 것 아니냐는 일부 우려도 있다=전문가들의 회의를 토대로 해남군청의 사례처럼 기록보전으로 할 것인지 이전보전, 현지보전으로 할지 정해질 것 같다. 지금의 군 신청사를 계획할 당시부터 문화재가 있다는 걸 인지하고 시작한 부분이고, 문화재가 있다고 해서 개발행위가 안되는 게 아니라는 걸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다. 짓는 데는 무리가 없고, 위치를 약간 틀거나 면적이 일부 조정되는 등의 일부 변동은 있을 수 있으나 결정된 일에 다 함께 지혜를 모으는 게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가천 다랭이논 보존업무도 맡고 있고 최근 문화예술팀으로 이관된 노도문학의 섬 조성 업무도 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2011년부터 추진된 노도 문학의 섬의 외형을 갖추는데 우리 팀이 맡아왔고, 운영과 관리는 최근 문화예술팀으로 이관되었다. 10년간의 여정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운영의 묘가 뾰족하지 않아 예술팀과 함께 진행형이다. 2005년 1월 국가명승으로 지정된 다랭이논의 경우 대표적인 관광지가 되었다. 그간 하드웨어적인 지원을 해왔다면 앞으로는 다랭이논 원형을 복원하면서 보존할 수 있는 사업들을 지원할 계획이고 특히 논을 복원하고 활용하여 수익모델을 찾는 방안도 ‘다랑이논보존회’와 함께 고민하고 있다. 

▲여행자의 눈으로 보았을 때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문화재 여행을 어떻게 예측하나=위기는 점점 일상과의 공존이 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형태로든 여행은 지속될 것이며 그것의 형태는 ‘생활 여행’이 아닐까 생각한다. 지금의 여행자들에겐 우리에겐 일상인 명승, 사적, 사찰, 천연기념물이 이미 선택받고 있다. 임진성에서 바라보는 ‘논 뷰(view)’와 대국산성으로 떠나는 벚꽃소풍, 가로수 나무 아래 대신 왕후박나무 아래서의 시에스타는 어떤가. 첨망대 가는 길의 아름다움은 여전히 유효하며 다랭이논을 따라 걷는 달빛걷기는 애틋하다. 남해충렬사와 화방사, 선원사지를 이어가면 가슴뭉클한 호국(護國)테마가 되며, 죽방렴에서 만나는 펄떡이는 생동감에는 동심(童心)이 동감(同感)된다. 퇴근 후 곧장 느낄 수 있는 생활여행지 보물섬 남해, 이미 102가지의 여행지도가 손에 들려져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저작권자 © 남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