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남해문화원에서 ‘남해항일독립운동자료집 발간사업’의 제3차 회의가 열렸다
지난 22일, 남해문화원에서 ‘남해항일독립운동자료집 발간사업’의 제3차 회의가 열렸다

남해 창선면 출신 정익환 의병대장을 아시는지? 정익환(1848~1919) 의병장은 남해군 창선면 가인리 출신으로 그간 남해는 섬이기 때문에 의병이 나올 수 없다던 세간의 선입견을 불식시킨 인물이다. 1909년 9월 20일, 일제치하의 경남도 경찰부장이 경무국장에게 보고한 ‘폭도(당시 일제는 의병을 폭도라 칭함) 수괴 혐의자 인치 관계의 건’ 문서에 따르면 “도내 남해군 창선면에 대하여 창선면의 수령으로 지목되는 정익환(현재 창선에서 신과 같이 존경받는다는 설이 있다)을 체포하려 하니 주민 수백명이 그를 체포하지 못하도록 시위를 벌였으나 정익환을 잡아 하동 헌병대에 구금중이다”라는 내용이 있다. 이처럼 활약했음에도, 수십년간 그 공적이 묻혀 있던 정익환 대장은 바로 얼마 전인 2020년 8월에 이르러서야 추경화 향토사학자에 의해 발굴되어 그 공로를 인정받기 위한 포상 절차에 들어갔다. 

남해문화원(원장 하미자)이 지난해부터 추진중인 ‘남해항일독립운동자료집 발간사업’ 연구원들이 지난 22일, 남해문화원 사무실에서 제3차 회의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하미자 원장과 김미숙 사무국장, 박성석 남해문화원 향토사연구소장, 한관호 향토사연구소 사무국장, 추경화 연구원, 김제정 경상대 사학과 교수가 참석했다. 

박성석 향토사연구소장은 본 집필사업에 대하여, “지난 2003년에 ‘화전사바로알기모임’에서 「남해항일운동사」를 발간했다. 참으로 뜻 깊고 귀중한 자료다. 이후 시간이 흐르면서 책에서 주로 다룬 3·1운동 관련 인물 외에 국채보상운동이라든지, 학생운동, 종교계의 항일운동 등 나라를 위해 희생하고 공을 세운 남해인들이 더 많음을 알게 되었다. 지난해 3·1절을 기해, 다양한 분야에서 항일운동을 했음에도 아직 알려지지 않은 남해의 인물들을 발굴하고, 이미 책에 수록된 인물이더라도 후손의 증언을 통해 누락이나 오류가 있는 내용들을 담아 새로운 중보·개정판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공유하게 됐다”라며 그 취지를 밝혔다. 

현재 현장을 발로 뛰어다니며 항일투쟁 남해인 발굴의 최전선에 있는 추경화 연구원이 지금까지 모은 자료에 의하면 지금까지 발굴된, 항일운동에 투신하여 공로를 세운 남해인은 총 104명이다. 그 중 이미 「남해항일운동사」에서 다루어진 3·1운동 관련 인물이 18명, 3·1운동은 아니지만 국내외로 다니며 독립운동을 한 인물이 16명, 그 공적이 인정될만 함에도 아직 포상을 받지 못한 인물이 70명이다. 

추경화 연구원은 “이 104인에 대해선 재판기록, 징역기록 등 참고문헌이 모두 존재하는, 믿을 수 있는 기록이다. 다만 사진이나 사망일자 등, 자료가 더 갖춰진다면 더욱 완성도 있고 신뢰할 수 있는 자료집을 만들 수 있다”라며 “후손들이나 관련 인물들의 제보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미숙 사무국장은 “남해의 항일운동사 인물은 이전에 알던 18명이 다인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이번 발간사업을 진행하면서 104명이라는 숫자가 발굴되었는데 우리 남해인들에게는 큰 숫자가 아닌가 싶다. 이걸 계기로 그분들을 찾아내고, 또한 국가유공자로 지정된다면 당사자와 후손들에게도 명예로운 일이 아닐까 싶다. 남해문화원은 남해항일독립운동사 정립에 기여하고, 이로 인해 남해인들의 자긍심이 고취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번 발간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아울러 “남해 항일운동가와 관련하여 자료가 있거나 증언하실 내용이 있다면 남해문화원(☎864-6969)으로 꼭 제보를 부탁드린다”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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