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충 효 (남해사랑의집 시설장)
김 충 효 (남해사랑의집 시설장)

사람들은 세상이 갈수록 각박해져 간다고들 말합니다. 그러데 가끔은 우리의 마음을 따뜻하게 하고 뭉클하게 하는 이야기들이 있어 그래도 아직은 살만한 세상이라고들 말하기도 합니다.
무거운 짐을 이고 들고 횡단보도를 건너시는 할머니의 짐을 들어드리고 함께 횡단보도를 건너드린 어느 학생의 이야기, 무거운 짐을 싣고 리어카를 끌고 힘들게 오르막길을 오르시는 할아버지를 위해 가던 길을 멈추고 리어카를 밀어 드린 어느 아저씨의 이야기, 손님의 잃어버린 지갑을 찾아 드린 어느 택시 기사의 이야기, 휴가를 나왔다가 자신의 몸을 사리지 않고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해준 어느 군인 아저씨의 이야기 등이 여기에 속합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곳 남해도 마음을 따뜻하게 하고 훈훈하게 하고 뭉클하게 하는 이야기, 미담들이 참 많습니다. 지역의 언론들을 통해 거의 매주 어느 단체나 개인이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를 했다거나 나눔을 가졌다는 내용들을 어렵지 않게 접하기 때문입니다.
각박해져 가는 세상에 이처럼 살맛나는 세상을 만들어 가 주시는 분들이 많이 계시기에 우리 지역사회는 살만한 곳이고, 우리의 어려운 이웃은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갈 용기를 얻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여기에 더하여 한 가지 마음을 따뜻하고 뭉클하게 하는 이야기를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지난 5일(토), 휠체어를 사용하시는 분이 잠시 외출을 위해 사시는 아파트의 장애인 주차장에 휠체어를 세워두고 가셨는데, 일을 보고 계시는 동안 비가 내려 세워두고 온 휠체어가 염려가 되셨다고 합니다. 
저도 휠체어를 사용하지만, 휠체어를 사용하시는 분들에게 휠체어는 자신의 신체의 일부인 다리와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그분은 다른 분의 도움을 받을 수 없는 경우, 장애인 주차장에 휠체어를 세워두시는데, 그날이 햇빛이 내리 쬐이는 날이면 자신의 다리가 뜨거운 햇빛에 노출되는 것과 같은 느낌이 들고, 갑자기 비가 오는 날이면 자신의 다리가 비에 흠뻑 젖는 것과 같은 느낌이 든다고 하시더군요. 당사자라면 어느 정도 공감이 갈 대목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비에 흠뻑 젖어있을 휠체어를 생각하며 착잡한 마음으로 주차장에 도착하셨는데, 마음 따뜻하고 뭉클한 광경을 보셨다고 합니다. 누군가 휠체어 방석에 수건을 깔아 놓으시고 우산까지 씌워 놓으신 것을 보셨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장면을 카메라에 담으셨다고 합니다.
그러시면서 누구신지 모르지만, 참 고마우신 분이시라며, 당시의 그 마음 따듯함과 뭉클함이 잔잔한 여운으로 남아 있다고 하였습니다. 그러시면서 이처럼 누군가를 위해 배려하고 나누며 사는 것이 사람 사는 것이란 것을 배우고 희망이란 두 글자를 마음에 품게 되셨다고 하셨습니다.

어려운 이웃을, 아니 그러지 않은 많은 사람들의 마음까지 감동시키는 일은 어쩌면 큰 힘이나 노력, 돈이 더는 것이 아닐 수 있습니다. 어려운 이웃에 대한 작은 관심이나 배려, 존중이 있다면 얼마든 가능한 일이라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우리 지역사회에 우산 쓴 휠체어가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 귀하신 분께 휠체어 주인 되시는 분의 감사의 마음을 담아 휠체어를 사용하고 지역의 장애인 복지를 위해 일하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깊은 감사의 마음의 인사를 드립니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우리 모두 어려움 이웃의 작은 우산이 되어주면 어떨까요?

“한 개의 촛불로서 많은 촛불에 불을 붙여도 처음의 촛불의 빛은 약해지지 않는다.” (탈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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