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해진미 최희주 회장
돈해진미 최희주 회장
최희주 회장이 열과 성으로 일궈낸 돈해진미는 사천시 사남면에 있다
최희주 회장이 열과 성으로 일궈낸 돈해진미는 사천시 사남면에 있다
선물용으로 인기많은 돈해진미 포장육
선물용으로 인기많은 돈해진미 포장육

“자신 있습니다” 
돈해진미(豚海珍味) 최희주 회장(66)이 지난 40년 동안 피땀으로 쌓은 양돈(養豚) 노하우의 결정체로 빚어낸 돼지고기를 내밀면서 한 말이다. 지난 12일 주말 저녁 군내 모 식당에서 친구의 소개로 온 군내 기관장들과 재계 인사들이 편하게 함께 배석한 자리였다. 말소리는 나직했지만 그의 ‘자신감’이 거짓이 아니라는 느낌이 강렬하게 다가왔다. 그 자신감의 근거는 무엇일까? 

최희주 회장은 “마늘발효사료를 어미돼지에게 먹여 키웠더니 새끼돼지가 튼튼하고 고르게 잘 자라더라”며 “그렇게 자란 돼지로 고기를 만들어 구우면 맛이 부드럽고 구운 채 10시간이 지나도 굳지 않고 부드럽게 먹을 수 있다”고 했다. 보통 돼지고기는 구워서 안 먹고 두면  돼지기름이 엉겨 금방 딱딱해지기 마련인데 마늘발효사료를 먹였더니 비교적 오랫동안 처음 상태가 유지되더라는 말이다. 

최 회장은 돼지에게 마늘발효사료만 먹이는 게 아니었다. 최 회장은 오랫동안 지독하리만큼 맹렬한 연구를 통해 개발한 마늘발효사료 외에도 천연미네랄이 많은 ‘맹종죽 대나무 활성탄’, 육질을 개선하고 콜렐스테롤을 줄이는 ‘BM미생물’, 영양소가 풍부한 건강재료인 녹즙과 클로렐라 등을 개발하고 실험한 결과 육돈에 적용하는 연구가이기도 했다.
그렇게 정성을 기울인 연구로 키운 돼지의 고기맛은 어떨까? 최희주 회장이 사주인 남해축산이 직영하는 식당 ‘돈해진미’로 직접 찾아갔다. 사천시 사남면의 도로변에 있는 ‘돈해진미’. 그리고 바로 옆에는 돼지고기를 가공ㆍ포장하는 ‘포크하우스’ 건물이 붙어 있다.  

최 회장님과 함께 돈해진미 고기를 시켜 불판에 구웠다. 약간 노릇해질 무렵 고기를 한점 집어 입에 넣었다. 고기의 겉이 기름으로 튀겨진 바삭한 맛일 거라고 예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첫 맛은 백숙 닭고기를 입에 넣는 듯한 부드러움이었다. ‘어, 이 고기, 돼지고기 치고는 뭔가 다르다’는 느낌이 저절로 일어난다. 불판을 바꾸지 않고 30~40분간 대화를 이어갔는데 처음 올려서 구웠던 고기의 맛이 그 때까지도 첫 맛 그대로였다. 

최희주 회장은 “이전에도 그랬었지만 최근에는 고기 맛이 좋다는 이야기를 여기저기서 더 많이 듣는다”면서 “연구하고 실험한 결과들이 헛되지 않다는 생각을 새삼 하게 된다”고 했다. 그래서 최 회장은 더욱 자신감을 갖고 이전부터 추진해 오고 있는 인천시와 경기도, 경남 청도 등지 대형매장 공급과 체인점 개발 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리 돈사에는 악취가 없어’ 

최희주 회장의 양돈사업 역사를 이끌어 온 동력은 그의 집요한 연구와 탐구정신이 아닐까 싶다. 어디라 할 것 없이 축사나 돈사에서는 악취가 나기 마련이다. 그러나 최 회장은 돈사의 악취를 완전히 없애는 과제에 도전해 오고 있다. 
최 회장은 돼지에게 BM을 활용한 미생물 발효사료를 먹여 정화시킴으로써 분뇨 등 분비물을 순화하는 방법을 구사했다. 이렇게 함으로써 돼지 체지방 등이 순화되고 돼지의 건상상태, 돼지고기의 맛과 향이 개선되는 효과를 가져오게 됐다.  
또 이미 생겨난 악취를 잡는 최 회장만의 특유의 방법도 있다. 돈사 내에 악취 저감 미생물을 포함한 수증기를 뿌려 냄새를 가라앉히거나 걸러내고 환풍구로 배출하는 방법을 사용해 냄새를 잡았다. 이와 관련해 최희주 회장은 “고성에서는 돈사 악취와 관련한 민원이 없다”고 자신있게 말한다.

삼동면 영지에서 나고 자란 최희주 회장은 젊은 시절 소도 길러 보고 하우스재배도 해 보았지만 크게 빛을 보지 못하다가 40년전부터 부친의 가업을 이어 돼지를 기르면서 양돈연구에 매진하게 됐다.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중간에 축사에 불이 나서 피해를 당하기도 했고, 지난 2003년 태풍 매미로 당시 모돈 200두 기르던 돼지 중 80마리가 떼죽음을 당하는 피해도 겪었다. 그때 최 회장은 깊은 좌절을 느꼈지만 축사피해에 대비해 가입했던 보험금을 지렛대로 삼아 어려움 속에서도 재투자를 시작했다. 당시 삼동 영지농장과 이동 다천농장, 이동 봉곡농장에서 모돈 300마리로 늘렸다.        
최 회장은 고향 삼동의 영지 축사와 이동 봉곡 축사, 읍 외금 축사로 축돈사업을 늘렸고 몇 년전에는 고성군도 어린돼지를 키우는 돈사(안곡축산)를 열었다. 최 회장은 이렇게 지금까지 네 곳의 축사에서 모두 7500마리의 돼지를 기르는 규모로 키웠다.   

이 기간 중에 지난 2015년 11월에는 발효사료를 개발하고 3년 뒤인 2018년 8월에는 마늘발효사료 특허를 얻기도 했다. 이런 노력의 결실로 최희주 회장은 지난 2018년과 2019년 2년 연속으로 선진 양돈 ‘대상’을 받았으며 이에 힘입어 ‘돈해진미 브랜드’를 특허청에 등록했다.

제2의 도약을 시작하는 돈해진미, 이 사업을 궤도에 올려놓은 최 회장의 뒤를 이어 아들 최경재(34) 씨가 축산대학을 졸업한 후 8년전부터 양돈사업을 확장시키기 위해 매진하고 있다. 
최희주 회장은 “지난 40년간 농장 운영을 하면서 ‘최고의 농장’이라는 목표를 향해 쉼없이 매진했다. 행복한 돼지만이 맛있는 고기를 선물할 수 있기에 연구에 연구를 거듭했다”며 “앞으로도 돈해진미는 항상 ‘최고’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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