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중학교, 어떻게 되나
물건중학교, 어떻게 되나
  • 최윤정 인턴기자
  • 승인 2020.09.04 09: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교육청은 독서학교, 물건마을회는 직영 아트센터 설립 원해

폐교된 물건중학교의 활용을 둘러싸고 도교육청과 물건마을회의 입장이 달라 향후 갈등이 예상된다. 
지난 2019년 3월 1일자로 삼동면 물건마을에 소재한 물건중학교가 폐교했다. 물건마을 강중식 이장에 따르면, 물건마을회는 그에 앞서 한달 전인 2월, 경남도교육청과 남해군청에 ‘폐교예정인 물건중학교 활용에 관한 제안서’를 제출한 바 있다. 제안서에는 물건마을회가 폐교재산을 대부받길 원하며,「폐교재산의 활용촉진을 위한 특별법」(약칭 폐교활용법)에 의거 폐교재산을 지역주민이 매각 또는 대부받아 교육, 사회복지, 소득증대시설로서 이용할 수 있음에 따라 이곳에 수피아 아트센터(가칭)를 설립, 문화예술 공연장과 소득창출 공간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내용이 담겼다. 특히 폐교활용법 제5조 제④항을 들어 학교 부지를 마을에서 기부채납 하였기에 물건마을회에서 무상, 우선적으로 폐교재산을 대부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폐교재산의 활용촉진을 위한 특별법」(2020년 2월 21일 시행) 제 5조(대부 등에 관한 특례)의 ④항에서는 ‘폐교재산의 전부를 기부 또는 일부를 소유한 자가 사용하고자 하는 경우’ 또는 ‘폐교재산이 소재한 지역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지역주민의 100분의 50 이상이 공동으로 폐교재산을 사용하고자 하는 경우’에 ‘시·도 교육감은 무상으로 대부한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또한 여기서 말하는 ‘지역주민’이란 「폐교재산의 활용촉진을 위한 특별법 시행령」(2020년 6월 23일 시행)에 따르면 ‘폐교 당시 해당 학교의 학생통학구역 범위에서 해당 시·도조례로 정하는 지역에 주민등록이 되어 있는 사람’을 말하여 물건마을회가 이에 해당된다. 

물건마을측, 폐교활용법 근거해 수피아 아트센터 설립 제안

물건마을회가 설립하고자 하는 수피아 아트센터(가칭)는 독일마을로 인해 물건마을 일대에 관광객들이 많이 방문하는데 비해 마을 아래로 유입되는 인구가 적어 골목상권이 형성되지 못해 마을 발전이 저해되고 있음을 배경으로 두고 있다. 센터는 마을회에서 직접 운영하며, 교실은 아티스트 레지던스(Artist Residence, 일정 기간동안 예술인들에게 작업실과 거주공간을 제공하여 창작활동을 지원하는 시설)로, 석조건물은 공연장과 음악 교육관으로, 그리고 운동장은 주민참여 플리마켓과 소득창출사업을 할 수 있는 장소로 활용하고자 한다. 강중식 이장은 이와 같은 제안을 도교육청과 남해군청에 전달했지만 현재까지 제대로 된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경남도교육청은  독서학교 유치 염두에 둬

이에 대해 남해교육지원청에서는 “아직까지 결정된 것은 없다”라고 답변했다. 학교 활용 방향을 결정하는 데 주민협의회를 계획하고 있는지 묻자 “물건중학교는 교육감의 재산이고, 학교를 매각이나 대부하지 않는 이상 단독으로 사용을 결정할 수 있다”라고 명확히 밝혔다. 관련된 폐교활용법 제5조 ①항을 따져보면, 폐교재산을 활용할 자격이 있는 자가 원하는 경우 용도와 사용기간을 정하여 수의계약으로 대부 또는 매각할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 교육감 측에서 대부를 결정할 경우 물건마을회에서 주장하는 폐교재산의 무상, 우선적 권리가 있음은 맞으나, 매각이나 대부하지 않고 교육감 단독으로 사용을 결정하는 경우엔 그 권리를 주장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덧붙여 남해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경남 독서학교를 염두에 두고 있긴 하다”라고 말했다. 독서학교란, 독서와 캠핑을 결합하여 체험 및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공간으로서 현재 폐교된 합천 숭산초등학교 터에 경남 1호 독서학교가 곧 개관을 앞두고 있다. 독서학교는 그림책도서관, 책 만들기 체험, 작가공간, 컬러링/웹툰 등 동아리방 등으로 꾸며지며 가족 독서문화 확산이라는 취지로 지역민들을 위한 가족, 학교단위의 참여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운영될 방침이다. 또한 경남 독서학교 유치는 남해군 민선 7기의 공약이기도 하다. 

강중식 이장은 이와 같은 입장차이와 마을주민으로서 느끼는 무력함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그는 “듣기로는 건물을 싹 밀고 새로 짓는다던데 그런 낭비가 어딨나. 일반 공립학교도 아니고. 독서학교 하면 방학 때만 잠깐 이용하고 나머지 기간은 비워둘 수도 있지 않나. 그럴 거면 우리한테 맡겨라. 우리가 알아서 운영하겠다. 우리가 제안서를 냈는데 답변도 없고. 폐교활용은 마을 소득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도교육청과 군에서 계속 무답변으로 일관하다 자체적인 계획을 강행할 경우, 강중식 이장은 소송도 고려하겠다는 입장이다. 

마을 한복판에 자리한 물건중학교. 강원도의 어떤 폐교된 분교장은 임대자를 찾지 못해 수십년째 방치되어 있다는데, 물건중의 경우는 사용하고자 하는 주체가 많아 자칫 마찰이 예상된다. 폐교재산은 교육적인 목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만큼, 아름다운 물건마을이 아이들에게 영감을 주는 교육 환경이 되어주면서 남해의 청소년들에게 가장 이롭고도 주민과도 상생하는 방향으로 합의에 도달하길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