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군 먹거리통합지원센터가 지난 1일부터 그동안의 준비과정을 마치고 관내 12개 초중고등학교에 농축산물 급식재료를 공급하는 시범운영을 시작했다. 지난 2018년 8월 이 사업 신청부터 승인, 용역, 관계자 협의, 시설 구비까지 2년이 걸렸다. 이 사업의 신청부터 진행, 센터 개설까지 먹거리통합지원사업을 거의 도맡다시피 진행해 온 남해군농업기술센터 유통지원과 먹거리순환팀 김종훈 팀장을 만나 그간의 경과와 향후 계획 등에 대해 들어 봤다. <편집자 주> 

남해군 먹거리통합지원센터가 지난 1일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지난 2018년 사업 신청부터 사무실과 공급시스템 구축까지 ‘하드-웨어’를 만드는 단계였다고 볼 수 있는데, 소프트웨어를 만들고 실제로 운영해야 하는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처음 신청할 당시 이 사업은 명칭이 학교급식지원사업이었는데  ‘공공급식’사업으로, 다시 ‘먹거리통합지원사업’으로 변경됐다. 당시 실무팀에서 급식사업은 민간사업으로 인식돼 있던 분위기여서 시작하길 꺼렸다. 그러다가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단순한 급식사업에 한정되지 않고 농수산물 생산농가의 소득향상과 공공 먹거리의 안정성 확보 등이 함께 긴밀하게 연결된 공공사업이라고 생각해 이 사업을 신청하게 됐다. 
먹거리통합지원센터가 문을 열고 급식 재료를 공급하게 되기까지 행정적 절차 뿐 아니라 농수산물 식재료 생산농민과 소비자인 학교와 교사, 학부모 등 많은 관계자들을 만나고 협의하고 조정하는 과정을 거쳤다. 이 과정에서 많은 분들이 협력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셔서 감사드린다. 

이 사업의 대략적인 경과는= 이 사업은 경남도가 2018년 이전부터 지역 ‘푸드플랜’의 일환으로 추진해 왔는데 우리 군은 지난 2018년 8월에 ‘공공형(친환경) 학교급식지원센터’ 사업으로 신청서를 제출했고, 홍성군과 예산군에 선진지 견학을 다녀온 후 본격 추진했다. 이어 2019년 상반기에 공유재산 심의, 경남도와의 협의, 건축설계 용역 등 절차를 거쳐 같은해 8월에 먹거리통합지원센터 신축 공사를 시작했다. 올해 2월 5일 남해군 공공급식심의위를 구성하고 농축산물 공급협약, 배송업체 선정, 급식재료 생산참여 농가 의향조사와 교육, 조정 등 절차를 거쳤다. 이 과정에서 우리군의 공공급식 지원조례도 필요에 맞게 개정했다.  
  
‘푸드플랜’ 이라고 하면 막연하게 들린다. 어떤 뜻인지= 영어라서 그런 면이 있긴 하다. 푸드플랜은 말 그대로 일종의 ‘먹거리 공급-소비 계획’인데 기본적으로 지역의 농수축산업 종사자가 생산하고 유통한 것을 지역의 사람들이 소비할 수 있도록 경제순환 체계를 만드는 작업이다. 이 과정에서 지역농수축산물 생산ㆍ유통업자의 소득향상과 지역 소비자들의 안전한 먹거리 수급이 가능하게 된다. 지역소비를 충족하고도 남는 잉여생산물은 서울이나 부산 등 외지의 도시로 공급해 도농상생도 도모할 수 있다. 이 일련의 네트워크를 공공성 확보를 원칙으로 관리해 나가는 것을 푸드플랜, 즉 먹거리 공급ㆍ소비 계획이라고 말할 수 있다. 

남해군먹거리통합지원센터 사업을 거의 도맡아서 해 왔다. 가장 힘들었던 점은= 농업기술센터 소장님과 과장님도 관심을 많이 갖고 계시고 저 외에 3명의 팀원들이 함께 노력하고 있다. 이 사업은 행정 뿐만 아니라 생산자 농업인들과 유통인, 소비자인 학교와 학생, 학부모 등 여러 주체들이 함께 공동 보조를 맞춰야 하는 특성이 있는데, 참여 주체들의 요구 내용이나 이해관계가 다르다. 그렇게 상이한 입장들을 조정하고, 공공성이 중요한 모티브인 이 사업을 현장에서 상호 이해하고 납득하도록 안내하는 일이 쉽지는 않았다. 이 과정은 앞으로 본격적인 운영을 해 나갈 때에도 해결 과제로 남아 있다. 
현장에서 참여 주체들이 이 먹거리통합지원 네트워크의 공공성을 이해하고 취지에 공감해 모종의 사명감을 갖고 임해야만 지속될 수 있는 측면이 있다. 농수축산물 생산자 농민들도 ‘우리 아이들에게 좀 더 좋은 음식을 먹인다’는 마음으로 더 신경 써서 재배하시는 분들이 많다. 
 
이 사업이 올해부터 2022년까지 3년 계획으로 추진 중이다. 향후 추진 계획은= 올해까지는 군내 12개 학교 초중고교생들을 대상으로 급식재료를 공급하지만 내년에는 군내 모든 학교(29개교 3300명)를 대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2022년에는 남해대학(약 700명 대상) 등 군내 공공기관과 복지시설(15개소 450명)로 급식재료 공급을 늘릴 예정이다. 2023년에는 군내 어린이집(13개소 550명)까지 공급을 확대해 총 58개 공공기관과 복지시설 인원 5000명을 상대로 공급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생산자들과 협의해 농수축산물 공급량과 재배면적도 늘리고 누락되는 농산물의 추가 재배농가 교섭 작업도 벌여 나갈 예정이다. 물론 공급된 농산물 식재료에 대한 위생ㆍ건강 지수도 보건기관과 협의해 꾸준히 모리터링해야 한다.   

먹거리통합지원사업을 추진해 온 과정을 평가하면서 더 보완해야 할 점은= 말씀드렸듯이 지금까지는 준비과정이었고 식자재 학교 제공을 개시함으로써 이제 ‘시작’한 상태다. 앞으로 생산농업인과 학교, 학부모와 학생 등 주체들의 소통을 강화하고 이견을 조정하는 작업, 생산품목을 늘리기 위한 발굴작업, 품목 관리 등 업무량이 늘어날 것 같다. 여기에다가 학교기관에서 공공기관과 복지기관으로까지 이 사업을 확대하면 네트워크의 규모도 커지게 돼 있다. 당장은 이 일들을 뒷받침하고 나갈 인력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팀장인 저를 포함해 4명의 정규ㆍ임기제ㆍ공무직 인력들이 활동하고 있다. 다른 시군 사례를 참조하고 예상되는 업무량과 성격을 고려하면 최소 2명의 추가 인력이 필요하다.  
또한 아무리 조정을 해도 농산물 생산농업인들이 원하는 공급가격과 학교 등 소비자의 구매가격이 미세하게나마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다. 이 차액의 조정을 위해 국도비 예산의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경남도와 남해군이 협력해서 이런 차액 예산 확보를 위해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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