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중앙회는 지난 2019년 8월 홍진근 전 동원산업 상무이사를 지도경제사업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홍 대표는 취임과 함께 △해외 수출 확대 △다양한 수산 가공품 출시 △신사업 개발 △회원조합과 자회사 경영 개선 등에 힘을 쏟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홍 대표이사는 “수협이 살아야 수산업이 살고, 수산업이 살아야 대한민국이 발전한다. 수협이 대한민국 수산업의 구심점 역할을 다하도록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홍진근 대표이사는 1957년 삼동면 영지 출신으로, 난령초·남수중·고 졸업 부경대 수산물리학과 이학박사를 받았다. 1985년 동원산업에 입사해 어로담당 부장을 거쳐 동원산업 상무이사, 기술자문 등을 역임했다. 지난 21일 수협중앙회 대표이사실에서 그를 인터뷰했다.

▲수협중앙회 대표이사에 선임되신지 1년이 지났다. 취임 1년 소감은.
“전국 어업인을 대표하는 수협에서 어촌과 수산업을 위해 일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수협이 더 한층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해 왔다. 변하지 않으면 도태할 수밖에 없는 위기의 시대에 살고 있다는 인식 속에 수협이 지속가능한 성장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노력했고,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어나가고 있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끼고 있다. 반세기가 넘는 긴 역사는 수협이 가진 저력의 근거이긴 하지만 다른 관점에서 보자면 오랜 시간 형성된 업무 관행에 안주하게 되고 변화에 둔감해질 수 있는 부분이다. 시대가 바뀌었기에 수협도 변화해야 한다는 문제의식, 그리고 그 일을 내게 맡겨준 회장님과 조합장님, 그리고 모든 수협 구성원들을 향한 무거운 책임감과 사명감 속에서 노력해왔고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나갈 생각이다.”

▲지난 1년간 수협중앙회 대표이사로 이루신 성과가 있다면.
“취임 직후 수협 업무 전반을 파악하고 전국 사업장을 돌아보는 과정에서 앞으로 수협이 순항할 것이라는 보장은 그 어디에도 없다는 큰 위기감을 느꼈다. 이대로는 안되겠다는 엄중한 인식 속에서 경영혁신 TF팀을 구성해 효율적 조직운영 방안과 수익성 극대화, 조합 건전경영 강화를 모색하는 등 체질을 바꾸기 위한 작업에 매진해 왔다. 이에 따라 수산식품연구, 미래전략 및 자회사 경영개선, 어촌지원 전담조직 강화, 양식어업단 신설 등의 직제 개편과 인적자원 재배치 등을 추진해 왔다. 또한 인적자원 관리에 있어서도 조직이 목표하는 바를 가장 효율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 인식 아래 업무분야별로 최상의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진 사람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연초부터 코로나19로 인한 충격 때문에 적지 않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올해 상반기는 당초 계획대비 146억원을 초과하는 종합순이익을 달성할 수 있었다. 특히 경제사업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112억원이 늘었고 금년 사업계획과 대비해서도 87억원 가량 수지 개선이 이뤄지면서 수익성 제고와 중앙회 전체 실적을 견인하는 역할을 해냈다. 조직혁신을 비롯한 경영 방침에 직원들이 부응해 열심히 노력해준 결과로 생각하며 전 직원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이 같은 흐름에 더욱 박차를 가해 연말목표를 반드시 초과달성함으로써 수협이 안정적인 경영 기반을 확보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동원산업에 오래 근무하다가 수협중앙회로 왔다. 일반기업과 협동조합이 다른 점은 무엇인가.
“수협은 어업인들이 출자해서 조직한 협동조합이기 때문에 단순히 영리를 추구하는 일반기업과는 달리 어업인, 어촌 복리향상과 수산업 발전을 위한 측면을 고려해서 예산을 집행해야 하고, 이 같은 특수성 때문에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것에 제약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로 인해 치열한 경쟁 속에서 원가의식, 예산투입대비 효과 등을 끝없이 고민하고 높은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 쉼 없이 노력함으로써 수익성을 유지하는 생존방식에 적응되어 있는 일반 민간기업들에 비해서 경쟁력이 다소 취약해진 것 또한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시대는 급변하고 있고 협동조합 역시 경제논리에 따라 치열한 경쟁을 요구받는 추세는 더욱 높아지고 있으므로 지금까지 쌓아왔던 경험과 직관을 토대로 수익성과 효율성에 집중하는 조직, 그리고 창출된 수익으로 어업인과 조합, 수산업 지원에 몰입할 수 있는 수협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최근 코로나19와 관련 ‘덕분에 챌린지’ 캠페인에도 참가하고 경북 코로나19 성금도 전달하는 등 사회활동도 적극적으로 하는 것 같다. 어떤 동기인가.
“최근 경영의 한 축으로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즉,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중요성이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수협은 협동 자조조직으로서 여타 기업에 비해 높은 수준의 사회공헌활동이 요구되고 있다. 일반 기업도 사회의 기대치에 맞는 공익활동을 이행할 때 그 존재 가치가 더욱 높아지고 상업적 성과도 더 높아지는 시대적 흐름 속에서 더 큰 공익적 역할이 요구되는 수협이 어업인 뿐만이 아니라 일반 모든 국민과 함께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조직으로서 인정받을 수 있도록 공헌활동을 더욱 확대해 나가고자 한다.”

▲코로나19 극복과 관련해 수협조합원에게 한말씀 하면.
“코로나19로 인해 여러 가지로 힘든 상황임을 잘 알고 있으며, 중앙회에서는 그 같은 어려움을 덜어내기 위해 코로나 확산 초기부터 비대면 수산물 판매 등을 늘리기 위해 드라이브스루 수산물 판매, 수산물급식챌린지, 가정간편식 신규개발 등에 적극 대처하고 있다. 또한 군납사업 등 대량 소비가 가능한 사업분야에서 매출을 확대함으로써 조합원들이 직간접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지원 효과가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최근 조합 상호금융에서 예금자보호기금 적립 방식을 목표기금제로 전환함으로써 230억원 가량의 지원효과를 낼 수 있도록 하는 등 지원책을 강화함으로써 조합원들이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하도록 힘쓰고 있다. 어려운 시기이겠지만 중앙회에서 조합원 여러분이 잘 이겨낼 수 있도록 지원책을 계속 강구해 나가겠다.”

▲남해에서 태어나 수산기업인 동원산업에서 근무했고, 수협중앙회 대표이사까지 맡고 있다. 바다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는 인생인 것 같다. 바다와 수산업에 대한 생각을 말한다면.
“바다는 예측이 쉽지 않은 불확실성의 공간이기 때문에 위기와 기회가 혼재되어 있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누군가에게는 실패와 비극의 공간이 될 수 있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성공을 향한 무한한 가능성과 기회의 공간이 될 수 있는 곳이 바로 바다다. 바다에 기반을 두고 있는 수산업 또한 같은 특성을 지니고 있으며 이 분야에서 성공한다는 것은 위기에 대비하고 기회가 왔을 때 즉시 포착할 수 있는 능력과 과감한 도전정신이 뒷받침 돼야 한다. 결국 바다는 준비되어 있는 사람에게만 성공의 기회를 허락한다. 지금까지 수산업에 몸담아온 동안 그와 같은 통찰력과 순발력을 잃지 않기 위해 끝없이 노력해왔다. 지금까지의 경험과 직관을 토대로 수협과 어업인, 수산업을 발전시키는 성과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다.”

▲고향 남해는 수산업이 큰 부분을 차지한다. 남해의 수산업 발전에 조언을 한다면.
“남해는 작은 섬 안에 100여개가 넘는 어항이 있는 어촌 중심의 고장이니 만큼 앞으로 지역경제 발전에 있어서 수산업이 큰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어촌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점은 고령화와 인구공동화 현상이 심각해지면서 젊고 유능한 인재들이 어촌을 떠나고 있는 것이다. 고향 남해도 이를 피해갈 수 없는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최근 해양수산부가 귀어귀촌 최우수마을로 설천면 문항마을을 선정한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 생각한다. 남해가 수산업 중심으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첫 단추를 잘 꿰고 있다고 생각한다. 문항마을과 같이 귀어인 유입을 위해 어촌계 진입장벽을 완화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인다면 젊고 유능한 어업 종사 인구가 늘어남으로써 어촌이 다시 활력을 찾을 수 있을 것이고 수산업이 주축이 되는 남해에서는 더 큰 효과를 낼 것으로 생각한다. 젊은 인력유입을 통해 남해 관내 어촌들이 세대교체를 잘 이룰 수 있기를 희망하며 수협 차원에서도 귀어귀촌에 더 관심을 갖고 지원 방안을 모색해나가겠다.”

▲남해는 인구감소가 뚜렷하고 산업도 1차산업 외에는 특별한 게 없다. 남해는 전반적으로 어떤 방향을 잡아야 할까? 고민한 게 있으면 알려달라.
“앞선 질문에서 설명한 것처럼 어촌의 공동화, 고령화를 막기 위한 노력을 통해 남해의 기반 산업인 수산업을 유지시키고 성장시킬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 우선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남해가 가지고 있는 천혜의 자연환경과 죽방렴, 다랭이논, 편백자연휴양림, 독일마을 등 관광자원을 어촌, 수산업과 연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가령 멸치하면 부산 기장 같은 곳이 더 회자되지만 남해에서는 죽방렴 같은 정치망으로 잡아 비늘 하나 다치지 않은 싱싱한 멸치를 요리해 먹는 경험을 선사할 수 있어 차별화된 수산물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다. 이렇듯 남해로 여행을 온 관광객들이 어촌과 특산 수산물을 경험해보고 돌아간다면 일상생활 중에 수산물 중에서도 남해 것을 다시 선택하고 구입하게 하는 연상, 각인 효과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남해만의 특색 있는 수산물, 문화를 충분히 경험할 수 있는 관광상품을 구상해서 지역경제에 접목시키는 노력을 꾸준히 이어가야할 것으로 생각한다.”

▲고향의 지인들과 수산인들에게 한말씀 하시면.
“고향에 계신 여러분들에게 자랑스럽게 기억될 수 있도록 항상 맡은 바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으며, 남해가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미력이나마 힘을 보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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