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병모 대표(맨 왼쪽)와 승마장 크루들
양병모 대표(맨 왼쪽)와 승마장 크루들
동대만의 생태정원. 이 곳을 둘러 생태탐방로와, 말이 지날 수 있는 외승코스를 함께 조성하는 것이 양 대표의 바람이다
동대만의 생태정원. 이 곳을 둘러 생태탐방로와, 말이 지날 수 있는 외승코스를 함께 조성하는 것이 양 대표의 바람이다
대마장 코스 한가운데 세워져 있는 가로등. 원할한 이용을 위해 이전이 필요하다
대마장 코스 한가운데 세워져 있는 가로등. 원할한 이용을 위해 이전이 필요하다

드라마에 나오는 재벌 2세들의 취미 1위는 단연 승마였다. 일반인들이 접하기 어렵고, 비용이 많이 들기에 귀족 스포츠의 상징이었던 셈이다. 그런 승마를 가까이에서, 합리적인 비용으로 즐길 수 있는 곳이 남해에 있다. 체험해 본 사람들의 입소문과, 지난 11일 시작한 학생승마체험의 호응이 더해가는 보물섬 승마랜드의 위탁운영을 맡고 있는 ㈜태연관광레저의 양병모 대표를 만나봤다. <편집자 주>

청소년 전문가로 남해에 오다

체육교육으로 학사와 석사를 전공한 양 대표는 승마인보다는 청소년 교육 전문가로서 보물섬 승마랜드를 시작했다고 한다. 청소년지도사자격증과 체육교사자격증을 보유한 양 대표는 이제까지 스키장과 유스호스텔, 청소년 수련관 등지에서 청소년 프로그램 기획가로서 경영에 참여했으며, 다양한 체험활동을 개발, 실행해오며 경력을 다져온 청소년 교육의 베테랑이다. 그러다 남해 출신의 친구를 통해 보물섬 승마랜드를 알게 되었고, 초기 승마장이 군 직영으로 운영되던 때에 자문을 하면서 인연을 맺게 되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승마 전문가도 아닌 제가 무슨 도움을 줄 수 있을지 고민이 많았어요. 그런데 ‘청소년’이라는 키워드로 연결이 되더라구요. 승마는 전문가를 모시면 되고, 나는 승마와 청소년, 현장 상황을 접목시켜 이곳을 활성화시키는 일이라면 할 수 있겠다, 그렇게 생각했죠. 게다가 보물섬 승마랜드는 시설이 정말 잘 되어 있었어요. 군에서 신경을 많이 쓴 게 보였죠. 원형마장은 전국 공공승마장 중 여기가 최고일 거예요. 펜스도 안전성에서 월등히 뛰어난 제품으로 설치되어 있어요. 근처에 체육공원도 있고, 동대만 생태정원도 조성 중이니 주변 여건도 좋아서 망설임 없이 위탁을 맡게 되었습니다.”

코로나19, 오히려 내실 다지는 기회로 삼다

충분히 고민했고, 청소년 육성과 승마를 연계하여 지역과 함께 성장할 수 있겠다는 꿈을 품고 남해로 왔으나 위탁 운영을 시작하자마자 코로나19라는 비상사태가 터졌다. 본격적인 홍보활동을 펼칠 기회를 잃었지만, 양 대표는 이 시기를 오히려 차근차근 승마장의 내실을 다지는 기회로 전환했다. 

그 첫 번째가 바로 유소년승마단이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유소년승마단은 지난 4월, 1기가 창단되어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여기에는 보물섬 승마랜드가 청소년들의 성장에 좋은 영향력을 끼쳤으면 하는 양 대표의 교육자적인 소망이 담겼다. 

또한 이달부터 시작한 ‘학생승마체험프로그램’이 열띤 호응 속에 진행 중이다. 이 외에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체험 및 강습 프로그램이 별도로 운영되고 있다. 최근 남해군 사회적거리두기 2단계 격상으로 인해, 해제시까지 기존 회원과 남해군민들만 승마장을 이용할 수 있다. 

승마장, 동대만 간이역, 생태공원까지 ‘남해피크닉파크’를 꿈꾸다

앞으로 더 나은 승마장으로, 또 남해의 대표 관광지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갖추어야 할 점이 있는지 물었다. 양 대표는 “보물섬 승마랜드는 건강과 힐링, 체험의 삼박자가 맞아들어가는 최고의 관광지가 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있어요.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대마장(중급자 이상이 뛰게 되는 야외 마장) 트랙 한복판에 가로등이 두 개나 세워져 있어서 현재 사용이 불가합니다. 그리고 마필도 부족해서 원치 않지만 말들이 혹사당하고 있어요. 무엇보다 외승 코스가 절실합니다. 정해진 트랙만 뱅글뱅글 돌 게 아니라 마치 제주도의 오름처럼, 이 아름다운 동대만의 갈대밭에 조성된 생태탐방로, 그와 함께 말이 지날 수 있는 흙길 코스가 있다면 정말 환상적일 것 같지 않나요?”라며 승마장 뿐 아니라 동대만 전체를 아우르는 체험관광의 비전을 제시했다. 

현재 15명인 유소년승마단 1기 아이들을 내년 4월에 경기에 내보내고 싶다는 양 대표. 그럴 만한 기량을 길러내면 군에서도 지원해 줄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그걸 토대로 마사회지원을 받아 마필을 늘리고 대마장 장애물 코스를 갖춘다. 마지막으로 동대만과 연계된 외승코스까지 완성되면 더할 나위 없다고. 여기까지를 위탁운영기간인 3년 안에 해내는게 그의 현재 목표다. 
무엇보다 아이들 이야기가 나올 때 유독 반짝이던 양 대표의 눈빛을 기억한다. 근사한 승마복을 입고, 훈련된 동작으로 기승하여 경기에 출전하는 아이들을 상상하자 그 멋짐과 당당함에 반할 것 같다. 승마로 단련된 신체와 자신감, 말과 교감하는 공감과 정서. 그 어디에서도 배울 수 없는, 단단하고도 빛나는 내면을 갖춘 청소년들이 우리 남해에서 자라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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