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이동노인대학에서 강신웅 교수의 인문학 강의가 열렸다
지난 7일, 이동노인대학에서 강신웅 교수의 인문학 강의가 열렸다
강 교수가 전하는 삶의 진리,‘오유지족’
강 교수가 전하는 삶의 진리, ‘오유지족’

지난 7일, 이동노인대학(학장 송월영)이 주최한 ‘행복한 노년을 위한 인문학’ 강연이 이동복지회관에서 열렸다. 이 날 강연를 진행한 강신웅 경상대학교 명예교수는 진주문화원 향토문화연구소장으로서 지역의 역사와 문화, 고전인문학을 연계한 풍부하고도 유쾌한 강연으로 전국에서 명성을 얻고 있는 향토인문학 베테랑이다. 

이 날 강연에는 송월영 이동노인대학 학장, 이곤 이동면장, 김종도 남해향교 전도, 김성철 남해향교 사무국장을 비롯하여 이동노인대학 어르신들까지 약 50여 명이 참석했다. 
강신웅 교수는 “남해의 중심지인 이동에 오게 되어 참 기쁘고 반갑다”라고 인사하며 부적처럼 보이는 유인물을 나눠주었다. 가운데에 쓰여 있는 입 구(口)자를 공유하면서 사방을 오(吾), 오직 유(唯), 알지(知), 족할 족(足) 네 자가 둘러싸고 있는 형상이다. 위에서부터 읽으면 오유지족, 즉 ‘나는 오직 만족함을 알 뿐이다’라는 뜻이다. 강 교수는 이 네 자야말로 번뇌를 없애주는 유일한 진리라고 말한다. 

개인의 내면을 다스리는 비결이 이 네 자에 있다면, 나라를 다스리는 이치는 무엇일까. 절기 중 하나인 음력 7월 15일은 백중(百中)이다. 불교에서 우란분절이라고도 하는 백중은 저승에 들어가지 못하고 입구에 걸려 도현신(倒懸神, 거꾸로 매달려 있는 귀신)들에게 음식을 가져다주는 날이다. 

“죽었다고 다 저승에 가는 게 아니다. 입구에 걸려 있는 도현신들이 아주 많다. 얼마나 배가 고프겠어. 그래서 귀신들이 소리를 지르는데 그게 바로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다.” 
그러면 누가 저승에 들어가지 못하고 입구에 걸려 있는가. 생전에 탐욕한 사람, 생명을 귀히 여기지 않은 사람, 그리고 역대 임금들이다. 그 이유는 그들이 왕도(王道), 즉 왕의 가장 중요한 임무인 백성들이 건강하게 오래 살도록 하고 죽을 때 한 사람도 유감이 없도록 해야 하는 일(養生喪死無憾)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예로부터 농사를 망치거나 굶어죽는 이가 생기면 모두 임금의 책임이었다. 맹자의 양혜왕(梁惠王) 편에 나오는 구절을 인용하며 국민들이 잘 먹고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도록 하는 것, 그게 바로 복지라고 말하는 강 교수의 이야기는 사람들 사이에 격차가 벌어져가는 지금 이 시대에 가장 필요한 메시지가 아닌가 싶다. 

한편, 송월영 이동노인대학 학장은 “앞으로 매주 금요일마다 명사 초청 강의가 있을 예정이다. 이번 주 금요일(14일) 오전 10시에는 남해경찰서 관계자가 노인들을 위한 교통법규와 운전자강좌를 진행하니 많은 참여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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