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짚어보는 마을놀이터(2) ㅣ 삼동면 편
사진으로 짚어보는 마을놀이터(2) ㅣ 삼동면 편
  • 최윤정 인턴기자
  • 승인 2020.08.14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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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서 뛰노는 아이들? 현실은 하교 후 집 말고는 갈데 없어
마을에는 광장이 필요하다
지족초 놀이터. 학교 시설이라 외부인 이용에 제한이 있고 영유아가 이용하기에는 위험하다
지족초 놀이터. 학교 시설이라 외부인 이용에 제한이 있고 영유아가 이용하기에는 위험하다
협소한 물건마을 놀이터. 노후된 놀이기구 주변으로 풀이 무성하다
협소한 물건마을 놀이터. 노후된 놀이기구 주변으로 풀이 무성하다

다양한 연령,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이 남해로 귀촌을 한다. 은퇴하여 한적한 곳에 전원주택을 짓고 노년을 보내거나, 부부 둘이서 그들만의 개성을 살린 작은 가게를 열기도 한다. 그리고 또 하나, 아이들이 줄어들고 있는 남해군이 어쩌면 가장 환영해야 할 귀촌인들이 있다. 바로 어린 자녀들이 있는 가정이다. 

남해의 아름다운 자연에서 아이들을 키우고 싶은 마음으로 귀촌했지만, 아이를 키우다보면 망망한 바다와 무성한 풀밭만으로는 부족하다. 아이들에겐 친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시골에 오면 이웃집과 도란도란 내 아이, 네 아이 구분 없이 키울 수 있을 줄 알았건만 힘들여 사귄 친구는 차가 없으면 갈 수 없는 옆 마을에 산다. 부모가 아이들을 데리고 이집 저집 다녀보기도 하지만 내 아이 놀리자고 남의 집에 수시로 찾아가는 것도 민폐인지라 점점 방문이 어려워진다. 이럴 때 간절한 것은 바로 마을의 광장, 놀이터다. 

놀이터는 단지 아이들만 뛰어노는 곳이 아니다. 부모가 아이 손 잡고 마실 나오는 곳, 어르신들 지나가다 쉬어가는 곳, 일부러 연락하지 않아도 나와 있으면 이웃의 얼굴을 볼 수 있는 곳. 그래서 자연스러운 대화와 커뮤니티가 형성되는 곳이 놀이터이고, 그곳은 곧 광장이 된다. 광장에서 사람들이 모이고, 이야기가 생겨나며, 거기서부터 진짜 ‘청년 네트워크’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공시자료에 따르면 삼동면의 초등학생 수는 78명(지족초 31명, 삼동초 47명), 미취학 아동은 37명(지족유치원 5명, 하늘빛어린이집 32명)으로 총 110명의 13세 이하 아이들이 삼동면에 살고 있다. 시설에 다니지 않는 어린 아이들까지 합치면 더 많을 것이다. 2020년 3월부터 6월까지의 전입통계 자료에 따르면 삼동면의 전입인구는 127명으로 남해읍(363명)과 창선면(144명)을 제외하면 가장 높은 전입인구비율을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삼동면에는 접근성과 시설을 갖춘 놀이터를 찾아보기 어렵다. 삼동초와 지족초 운동장에 각각 놀이터가 있긴 하나 미취학 아이들이 이용하기 어렵고 학교 시설이라 마을의 광장으로는 적합하지 않다. 물건마을 놀이터가 유일한데, 그나마도 시설이 노후되었고 바닥이 풀밭이라 돌아서면 풀이 자라는 요즘같은 계절에는 들어가기조차 어렵다. 

지족에 사는 한 학부모는 “아이들이 어린이집에 다녀오면 갈 데가 없다. 지족초 운동장이라도 갔었는데 그나마도 코로나 이후 외부인 출입금지다. 아이들이 놀 장소가 없으니 아이들 뿐 아니라 젊은 부모들도 지역 커뮤니티 형성에 어려움이 있고 섬처럼 사는 느낌이다”라고 아쉬움을 전했다. 

동천에서 아이들을 키우는 학부모들 또한 “놀이터가 너무나 절실하다”라고 입을 모았다. 2년 전 남해에 귀촌한 한 학부모는 “어르신들은 애들더러 산으로 들로 뛰어다니며 놀면 되지 않냐고 하시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관리되지 않은 숲은 위험하고 친구가 없는 들판은 지루하다. 하교 후나 주말에 아이들끼리 약속을 하고, 나가서 놀아야 하는데 그럴 만한 장소가 없다. 우리에겐 제대로 된 놀이터가 정말로 필요하다”라며 “급하고 아쉬운건 우리니, 삼동면 놀이터만들기 추진위원회라고 꾸려볼까 생각중이다”라고 말했다. 

삼동면에 놀이터를 새로 조성할 계획이 있는지 묻자 삼동면 관계자는 “지금으로선 없다. 개인적으로 민원을 넣기보다는 마을 협의회를 거쳐 이장을 통해 전달하면 군에 올려서 절차대로 추진하겠다”라고 답했다. 양육수당, 보육료지원, 아동수당 모두 귀하고 감사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함께 아이를 키울 수 있는 공동체이다. 공동체가 자라나면 아이들은 그 안에서 절로 자라난다. 우리가 바라는 ‘자연과 공동체에 흠뻑 빠져든, 선하고 빛나는 아이들’을 위한 최소한의 공간이 지금,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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