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정근 대표는 “여수 케이블카 때문에 관광객이 느는 게 아니다. 장범준의 여수 밤바다가 큰 역할을 했다. 실질적으로 우리가 케이블카를 안아보면 부작용이 더 많다. 지금 대중교통은 계속 변화하고 있다. 수도권에서 남해를 오는 법도 육로교통만 생각할게 아니다. 평일 항공이용료가 더 싸다. 희소성에 대한 대안을 좀 찾아서 섬사람들은 다리가 놓여지면 관광은 끝났다고 생각할 정도”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김태영 연구원은 “시설도 중요하다. 거제 벨버디움이 생겼는데 내부 시설을 모두 지역주민이 운영할 수 있게 했다. 장범준의 여수 밤바다가 당연히 촉매제가 되었으나 기존 여수시에서 ‘수용가능한 시설’을 준비해뒀기에 그 많은 관광객을 품을 수 있었다. 기본 시설이나 준비에 대한 외면이나 배척은 안 된다. 개별 시군의 관광객 수는 별 차이 없다. 복합적으로 거점화시키고 주변의 매력적인 지역을 벨트화시키는 것도 관건”이라며 토론으로 맞붙었다.

도대체 5년, 10년 전 남해와 어떻게 달라진단 말인가?

객석의 자유질의시간 역시 매우 뜨거웠다. 벽련과 노도 간의 출렁다리를 놓자는 의견과 가천다랭이마을 모노레일 등 숙원사업에 대한 성토가 이어지는가 하면 “용역보고를 듣다 보니 군수님 인사말에서 나온 표현대로 까딱 잘못하다간 남해가 보물섬이 아닌 고물섬이 될까 하는 불길한 예감이 살짝 든다. 왜냐면 ‘개발’이라는 용어자체가 불안감을 준다. 지난해부터 집중적으로 해오는 팸투어를 통해 오는 분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이미 보물섬이다, 우리나라 최고의 생태자원을 갖고 있다. 더하지 말라’, 꼭 더해야 한다면 문화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문화사랑회 서재심 회장도 “저 역시 개발보다 유지 보수에 방향이 맞춰져야 한다고 본다. 현장에서 늘 느끼는 건 자연은 국보급이다. 외려 친절과 청결이 더 체계화돼야 한다”고 발언했다. 또 남해문화원 김미숙 국장은 “이 용역은 관광개발을 위한 SOC용역처럼 보일 뿐 우리가 바라는 관광콘텐츠는 하나도 없었다. 남해군민은 관광의 생산자이고 외부인인 관광객이 수요자이다. 관광객 입장에서 바라볼 때 남해가 현재 어때 보이고, 무엇이 보완되어야 할지가 나와야 하는데 백화점식으로 각 읍면에 다 주민숙원사업 끼워둔 형국이었다. 이 용역보고서는 소비자, 수요자 중심의 것이 아닌 것 같아 안타까웠다. 차라리 예전 용역의 경우는 예를 들어 노도문학의 섬이라던가 뭔가 하나의 랜드마크 같은 것이라도 남았다면 이번 용역은 기존 시설에 보충한 하드웨어들의 나열로만 느껴졌다”고 말했다. 정진규 문항어촌체험마을위원장 역시 “지금의 관광 트렌드가 얼마나 많이 변화했나. 전혀 발맞춰 가지 못하는 용역에 답답했다. 1억원에 가까운 예산치고는 용역자료가 너무 부실했다. 10년 계획을 세운다 할 때 먼저 5년전, 10년 전 기본계획에서 도출된 결과물이 현재 어떤 성과와 개선점을 남겼는지가 선행돼야 하지 않나”며 “현 트렌드와 현실분석 선행 위에 향후 5년 뒤, 10년 뒤 무얼 준비할지 현재 관광객의 만족도와 호응이 높은 관광지나 관광상품 등을 분석해서 제시하면서 이야기하는 게 수순 아닌가. 그리하여 우리 현실에 딱 필요한 시설이나 정책이 무언지를 합리적으로 도출해 제시했어야 하는데 아쉬움이 컸다”고 말했다. 끝으로 방청한 한관호 전 남해신문 대표의 소감은 아래와 같았다. 그는 “5년 전 10년 전, 이 동네, 저 동네에서 봄직한 것들 죄다 끌어다가 우려먹는 것 같았다”며 “이런 자리에 오면 자기 동네에 뭘 좀 더 넣어볼까부터 생각하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이어 “좋은 여행의 경험, 훌륭한 여행지에서의 여정을 복기해보면 거기에 방향이 보이지 않을까. 바다가 보이는 호텔이지만 합리적인 가격의 숙박업소, 만원 이내의 부담스럽지 않은 택시요금을 지불하면 맞닿는 꽤 먹을만한 펍, 입장료가 아깝지 않는 만족스런 전시관, 비싼 커피값이 납득되는 맛있는 커피와 문화가 머무는 카페 등 충분히 머물고 충분히 소비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을 제시하는 것, 그게 그렇게 요원한 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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