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상봉(白相奉)한국문인 협회, 한국pen, 강서문인협회, 시조문학회, 민조시인협회.저서 : 공자 활을 쏘다, 마음은 콩밭, 어럴럴 상사도야, 구룸산 곶고리강주소 : 서울시 강서구 강서로 266 우장산아이파크 135동 2003호전번 : 010-8868-9875
백상봉(白相奉)한국문인 협회, 한국pen, 강서문인협회, 시조문학회, 민조시인협회.저서 : 공자 활을 쏘다, 마음은 콩밭, 어럴럴 상사도야, 구룸산 곶고리강
주소 : 서울시 강서구 강서로 266 우장산아이파크 135동 2003호 전번 : 010-8868-9875

창선면 상신리 도로변에는 이곳 주민들의 자랑이며 창선면민들의 자긍심인 록계(鹿溪) 정익환(丁益煥) 공을 기리는 “창선목도세견면정익환사적비”가 서있다.   
정익환(1848.5-1919.2)은 본은 압해이며, 창선면 가인리 식포마을에서 정진교의 3남으로 태어났다. 무과급제로 사천의 선진진에서 파견대장으로 근무하여 정대장(丁代將)이란 별호를 얻었다. 4년간의 감옥 생활과 7년간의 투쟁으로 도세의 면제를 받은 후에 면민들이 기금을 마련하여 송덕비를 세우려 하였으나 공이 반대하여 이루지 못하고, 사후(1940년 4월)에 창선인들의 정신적 지주인 정대장을 기리기 위해 후손들이 사적비를 세웠다.

동학농민항쟁 직후 사람들이 보릿고개를 넘기지 못해 굶어 죽어가는 시절에 남해와 창선의 조세를 관장하던 진주목관은 백성들을 위해 구휼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동학농민운동 2년 동안 걷어 들이지 못한 세금을 내 놓으라고 독촉하자 정대장은 분노하여 세금징수를 거부하기로 했다.  
정대장이 앞장서서 척진도세가를 외치며 일어선 창선면민들의 기세에 놀라 총을 난사하여 면민들이 사망하기도 했으며, 정대장은 체포되어 진주 감영에 구속되었다. 면민들은 감영 앞에서 시위를 벌였으며, 정대장이 구속된 2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이어져 강인한 창선인들의 의지를 보여주었다. 

사건의 내용은 당시 창선에는 민유지가 있었고 양마를 위해 목민들에게 주는 관유지가 있어 면세를 받았다. 그러나 나라에서 비공식적인 제조부를 만들고 12개 목장을을 삼정승의 식읍지로 만들어 조세를 받았는데 창선에서는 매년 백미 천석을 보냈다. 

동학항쟁이 일어나 제조부와 목장이 폐쇄되었는데 이를 모른 창선에서는 호방 김화선이 백미를 가지고 상경하여 잠적한 것이 발단이 되었다고 한다.     
정익환이 지은 심심가는 2018년 고순희씨가 도세저항운동과 가사문학이란 논문에서 연구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심심가尋心歌는 한국가사문학관에 소장되어 있으며, 4음보를 1구로 하여 총 495구나 되는 장편가사이며, 창선목장에서 일어난 도세저항운동의 초창기에 해당하는 1898년에 창작되었다.

이 논문의 목적은 심심가의 작가 및 작품세계를 살피고, 그 역사적 의미와 가사문학사적인 의의를 규명하는 데 있다고 하였으며 심심가의 작가는 정익환으로 남해군 창선마을에 살던 사족층이다. 1차 갑오개혁으로 그 동안 면세지였던 목장토에 도세가 부과되자 ‘도세저항운동’이 전국적으로 일어나게 되었으며 심심가는 당대에 들불처럼 번지고 있던 ‘도세저항운동을 배경으로 창작되었다. 

심심가의 작품세계는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는데, 첫째, 감관으로 내려온 조씨위원과 문씨위원, 그리고 관속들의 비리를 낱낱이 고발했다. 둘째, 백성에게 도세저항운동에 동참해주기를 호소하고 그간 벌어진 과정과 자신의 노력을 서술했다. 셋째, 신관찰사를 향해 감관들에 대한 조사와 도세 문제의 해결을 호소했다.
심심가는 근대의식을 지닌다는 역사적 의미를 지닐 뿐만아니라 경남지역 가사문학을 풍부하게 해주며 근대전환기의 다큐멘터리로 기능한다는 점과 갑오개혁이라는 역사적 사건에 대응하여 창작된 유일한 가사라는 점, 현실비판 가사의 맥을 근대전환기까지 잇고 있다는 점 등에서 가사문학사적 의의를 지닌다“고 보고하였다.

심심가나 불러보세 
이말 저말 각설하고 시화연풍, 국태민안 / 어느 시절 다시 볼꼬 가련하고 가련하다.
창선목장 되었었던 거제,남해, 적양, 창선 / 4경 사는 백성들이 그 무슨 죄가 있어
일반국토 일반국마 창선 땅에 매였던고 / 불쌍하고 불쌍하다 우리 4경 백성들이
죽자하니 개화세상 살자하니 왕화부도 / 남쪽의 삼도 중에 고상이 되는 구나. 
이글을 짓자하니 일도 많고 말도 많아 / 이 일을 하자해도 말로만 하자하고
나서는 사람 없어 아니한다 하려해도 / 사는 자는 관속이요 죽는 자는 백성이라
무지하다 저위원아 다민곤이 왠말이냐 / 마라마라 제발 마라 준민고택 제발 마라.
준민고택 모르거든 위원이라 생각 마오 / 조그만 현 위원이 근 삼십명 관속이라
일이란 육방관속 내 보내는 일이로다. / 성덕할사 탁지아문 봉세훈령 매 결에
전대동을 삼십냥씩 받은 후에 백성 보고 / 열닷냥 상납하고 열닷냥은 관원 관리
입으로 들어가고 민간침침 없었는데 / 무상할사 궁내부는 어이하여 조세봉상
한정 없이 위원내어 다민곤 하단 말가 / 마오 마오 그리마오 위원같이 그리마오
중략
우리 오경 사는 백성 사사 집이 집이런가 / 오경에 사는 백성 노소 첨원 이 글 보고
상하사세 살펴보고 그러 할가 아니 할가 / 생각하며 들어보고 해자파담 하여가며
이 설움과 이 고생을 깊이깊이 생각하여 / 사세가 그러할 듯 생각이 간 다면은 
오계 백성 일인 듯이 탁상에 둘러 앉아  / 난상공의 하여가며 우리설움  풀어보소 
아무리 자세하게 알리려고 애를 쓰도 / 독장난명 되었기로 창선의 남자들은
이일 저일 밝혀내어 거제 통영 남해 적양 / 사경 사는 백성들이 동무좌수 어인지공
나서길 바라지만 우리 도중 사람 없어 / 이번 일을 성사시킬 방법이 전혀 없네 
이 글을 대강 설파 면면장에 올리오니 / 그리 알아 처분하고 처분을 하시오되
이내 없고 얕은 소견 다름이 아니오라 / 관사 아사 각항고사 사사집이 되어 있고
행여나 회목 될까 삼사년을 기다려도 / 회목은 없어지고 풍마우세 기지회파
오거들랑 그만두고 그렇지 않거들랑 / 오경백성 상통문자 일처에 모여 앉아
공론을 하신 후에 관찰사 앞에 가서 / 연유를 상소하여 득제를 하온 후에
이 관사 저 아사를 낱낱이 방매하고  / 계사 갑오 양년밑에 상납의무 조위원과
김호방의 입을 통해 누설하니  어찌하여 / 누설이 났단 말가 차소위 청위신조 
그 아니면 천작얼은 유가위 이지마는 / 자작지얼 불가활을 일러두고 이르나니 
조위원의 욕심보소 갑오면 칠월 달에 / 목관은 폐지되고 시월에 가층 목관
되어와서 미태관의 관행이라 자층하고 / 삼백여석 진임자와 목화근수 상동같이
묶었으면 족차족의 될터인데 민간초조 / 저판되어 근본 없는 팔십석을 찾으려고  
들렸기로 우리 백성 연유장정 제음내에 / 하였으되 계사상납 청정후의 분간하자 
중략
봉마상납, 마피상납, 민간결렴 춘추양등 / 수수백금 낱낱 허고 민간보전 나이 정해
남자 매명 일년 한냥 닷되씩을 받았으니 / 호방병방 상남고는 일처일반 이로구나
호방병방 조치하고 우리 백성 노소임도 / 그리 알아 조처하고 또 한 말씀 들어보소
미쳤다 마시옵고 웃지도 마시옵고 / 깊이깊이 생각하여 사세 판단 하옵소서.
진노하지 마옵시고 깊이깊이 생각하여 / 우리 5경 사는 백성 진명을 구하소서
비나이다 비나이다 우리 조씨 관찰사님 / 도임전에 이 백성이 망사하고 비나이다
바라는 것 그 뿐이니 이말 저말 다 버리고 / 또 한 말씀 올려려니 불쌍하고 가련하다
관찰사님 아니시면 백성 씨를 뉘 살릴가 / 살려내면 다행이나 못살리면 어이하며
익환이는 부모님과 형제처자 다 버리고 / 그 어디로 간단 말고 대국을 가자하니
두만강이 갈라있고 호국 절국 가자하니 / 왜관 왜복 삭발하니 삭발하면 살것이나 
상하의 죄 많은 그 죽이고 보면 무엇하리 / 아뢰옵기 미안하고 지극히 황공하나 
또 한 말씀 아뢰오면 백성들의 제 각사를 / 낱낱이 마련할 제 단문하고 무식하여 
장 한 장도 못 만들고 이 말이 누설 되면 / 사세위태 하옵기에 글을 짓고 책을 메워 
먼저 할말 나중 할말 선후 없이 올리오니 / 그리 알아 깊이깊이 통촉 처분 하옵시고 
그 남은 제 각사는 후록으로 올릴 터니 / 그리 알아 처분 하옵소서. 끝

위의 심심가는 내용이 너무 길어 필자가 앞, 중간, 뒷부분을 축약한 것이다. 본문과는 차이가 있지만 작품을 통해 심심가를 짓는 정익환의 감정과 의지를 느껴보길 바란다. 
남해인이 지은 가사라는 점과 변혁기의 저항문학의 관점에서 중요한 자료이며 앞으로 창선면을 널리 알리는 문화관광의 컨텐츠로 널리 이용될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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