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 해운물류국 항만운영과 과장(서기관)으로 일하는 임영훈 향우를 지난 11일 세종시 정부청사로 찾아갔다. 초면이었지만 오랜 공직생활에서 나오는 여유와 신뢰감에 금세 인터뷰에 빠져들었다. 남해와도 연관이 많은 해양수산부 업무에 대해 여러 가지를 물었다.

▲ 항만운영과는 어떤 일을 하는 부서인가?
“국토부가 공항을 관할하고 있다면 해수부는 항만을 관할하고 있다. 우리나라 2대 관문 중의 하나인 항만의 안정적인 운영을 책임지고 있다. 우선, 항만운영과 관련해서 선박의 입항 및 출항에 대한 지원업무를 수행하는 한편, 항만 활성화 방안을 수립하여 집행하고 있다. 또한 항만을 이용하는 선박의 각종 신고사항 등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해운물류정보시스템을 운영하여 사용자 중심의 서비스 및 선진물류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항만 운영에 필수적인 도선, 예선, 하역, 통선, 선용품공급, 선박연료공급업 등 항만운송관련 산업을 관리하고 육성하는 일도 빼놓을 수 없다. 이외에도, 최근 정부의 책임이 강화된 항만보안, 항만 내 작업장의 안전사고 예방 및 관리 등의 업무를 기획하고 집행하고 있다.”

▲ 공무원으로서 어떤 이력을 가지고 있나?
“2000년에 제44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2001년 해양수산부 사무관으로 임용되었다. 같은 해에 남해출신 동기들이 4명(산자부 1명, 문화부 1명, 해수부 2명)이나 임용되었다. 현재도 자주 연락하고, 공직생활 중 서로에게 힘이 되는 좋은 친구들이다. 임용 이후 주로 수산분야에서 수산업 발전을 위한 기획업무를 담당했고, 정부 조직개편으로 농림수산식품부 당시에는 우리나라 농업 분야의 정책기획을 담당하는 농업정책과에서 잠시 근무하기도 하였다. 현재는 해운 항만분야에서 일하고 있다.”

▲ 가족관계는 어떻게 되나?
“1969년 남해군 삼동면 금송1리에서 작고한 임준택 아버지와 강덕연 어머니(현재 남해 거주)의 3남3녀 중 삼남으로 태어났다. 지족초, 남수중, 남해고를 졸업했다. 20년 가까운 시간을 고향 남해에서 보냈기 때문에 대부분의 향우들처럼 남해인이라는 데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영어공부가 좋아서 부산대 영문학과(88학번)에 입학했다. 3남3녀 중 다섯째인데, 부모님께서 자식들을 위해 많이 헌신했기 때문에 은혜에 보답하려고 열심히 살려고 노력하고 있다. 아내는 고시공부 할 당시 만났고, 현재 세종시 중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있다. 결혼 10년 만에 소중한 아들을 얻었는데, 이제껏 살아오면서 제일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 공무원이 된 계기는 무엇인가?
“사람은 태어나면서 각자의 정해진 운명 속에서 살아가는 것 같다. 또래 친구들보다 군 복무를 늦게 시작하여 26살에 제대하였는데 그 당시 친했던 과 친구들이 고시공부를 하고 있었다. 자연스럽게 행정고시를 접하게 되었다. 열심히 하면 합격하겠지 하는 막연한 자신감으로 시작했는데 6년이라는 긴 시간이 필요했다. 그래도 제 인생에서 가장 의미있게 보냈던 시간을 선택하라면 그 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지나고 보니 아침 6시 기상, 밤 12시 취침이라는 규칙적인 루틴을 유지하면서 공부했던 게 합격의 계기가 된 거 같다. 여담이지만 어머니께서 2차 시험을 보는 1주일 내내 금산 보리암에서 철야기도를 하셨다고 들었는데, 자식으로서 죄송한 마음이 많이 들었다.” 

▲ 공직에서 어떤 소신으로 근무하고 있나?
“공무원을 영어로 civil servant, public official이라고 하는데 공직생활을 하면서 많은 공직 선배님들을 만났는데 얼마 전 은퇴하신 남해군 김대홍 선배님은 중앙부처에 있는 분들이 모르는 사람들이 없었다. 그 만큼 남해군의 발전을 위해서 열심히 일하셨다는 것을 알았다. 기억나는 것은 ‘머슴’이라는 문구를 명함에 표기하고 있었는데 남해군민이 원하고 필요한 것을 위해 언제든지 자신을 희생할 공직자의 마음자세를 엿볼 수 있었다. 저도 해양수산부의 주인인 해양수산인들의 니즈를 잘 파악해서 도와주는 ‘공복(公僕)’이라는 마음자세로 공직생활을 하고 있다. 최근에 정부에서는 적극행정을 많이 강조하고 있다. 항상 ‘역지사지’를 중요하게 생각하여 공무원의 시각이 아닌 수요자의 시각에서 일에 접근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관련 규정을 적극적으로 해석해도 도움을 줄 수 없다고 판단되면 상대방에게 잘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고자 한다.” 

▲ 해양수산부는 고향 남해와도 연관이 많다. 남해의 수산업, 해양개발 등에 대한 의견이 있으시면.
“말씀하신대로 해수부는 남해와 관련이 많다. 저를 포함해서 과장 5명, 서기관 5명, 사무관 2명 등 남해인 총 13명이 해수부에 근무하고 있다. 어릴 때부터 바다를 보고 자란 영향이 큰 것 같다. 남해고, 해성고, 남해수고 등 고등학교를 남해에서 다니신 분들이 많은 것도 특이하다. 남해는 전통적으로 수산업과 밀접한 곳이다. 다양한 연근해어업이 이루어지고 이를 통해 신선하고 맛좋은 수산물이 많이 생산되는 곳이기도 하다. 과거의 어업은 단순하게 잡아서 판매하는 데 치중되어 있었지만 오늘날은 잡는 데만 그치지 않고 가공 등을 통해 부가가치를 높이고 있다. 우리 남해의 수산물도 이러한 고부가가치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과거와 같이 생산에만 치중해서는 지속적인 수산업의 영위가 어렵다. 수산물 가공을 위한 인프라를 잘 확충하여 고부가가치화를 뒷받침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남해 바닷가에는 아름다운 해수욕장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 은모래는 물론 자갈 등으로 이루어진 해수욕장은 수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오는 곳이기도 하다. 국민들이 남해를 방문해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바닷가의 접근성도 개선하고 자연환경도 보호하는 쪽으로 해양개발도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근 활성화되고 있는 해양레저와도 연계하여 남해의 해양관광산업을 활성화할 수 있는 고민도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

▲ 고향에는 부모님이나 형제자매, 친인척이 살고 계시나?
“아버지는 몇 해 전에 작고하셨고, 강덕연 어머니는 고향에 계신다. 금송에서 나주 임씨 집안 어르신들과 서로 서로 의지하면서 잘 살고 계신다. 정부청사가 과천에서 세종으로 이전하면서 고향을 자주 가려고 했지만 그러지 못해 항상 어머님께 죄송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어머님이 살아계실 동안만큼은 여름휴가는 가급적 고향에서 보내고 있다. 아내도 저의 마음을 잘 알기 때문에 당분간은 계속 휴가는 남해에서 보내려고 계획하고 있다.” 

▲ 고향에 갈 때 느끼는 점은 무엇인가?
“차를 몰고 사천에서 창선으로 들어오면 어느 순간 마음이 편해진다. 어릴 때는 잘 몰랐는데 남해처럼 경치가 아름답고 포근한 곳은 없어 보인다. 흔히들 남해를 ‘보물섬’이라고 지칭하는데 남해를 설명하는데 이보다 정확한 수식어는 없다고 생각한다. 요즘 코로나19로 많은 사람들이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어 힐링(healing)이 필요해 보인다. 그런 분들께 자신있게 남해에서 한 1주일 정도 머물다 보면 자연스럽게 힐링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다.”

▲ 남해의 발전방향에 대해 한 말씀 해 주시면?
“남해의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분야에서 성공하신 향우들이 고향 발전을 위해 많은 도움을 주시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다. 안타까운 것은 갈수록 남해 출신 인적자원이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중앙부처에서도 고향이 남해인 젊은 친구들을 찾아보기 힘든 게 현실이다. 남해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인적기반 확충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최근에 많은 사람들이 귀농, 귀어에 대해서 큰 관심을 갖고 실행하고자 한다. 중요한 것은 젊은 사람들이 남해에서 정착할 수 있는 다양한 지원정책개발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남해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저출산 고령화」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해 나가야 한다. 지금부터 50만 남해군민과 향우들이 서로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모색해 나가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휴가철에 남해를 찾고 있다. 잠시 머물다 가는 관광지 남해가 아닌 평생 머물고 싶은 정주처로서의 남해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
공직생활 21년 동안 소통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임영훈 서기관은 2018년 대통령 표창을 받았으며, 이밖에도 다수 수상경력이 있는 모범 공무원이다. 이날 점심시간에 임 과장 외에 해양수산부에 근무하는 정기원 서기관(미조 노구), 박선용 사무관(남면 당항) 등 남해 향우들이 모여 즐겁게 점심을 먹으면서 고향얘기로 꽃을 피웠다. 남공회(남해공무원모임) 신임 회장직을 맡은 임영훈 과장과 젊은 남해출신 공무원들을 만나고 나니 가슴 뿌듯했다. 이들이 계속 공직에서 고향을 생각하고 응원할 것이라는 마음으로 귀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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