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종(60) 솔이엔티(주) 사장을 지난 6일 경기도 부천시 삼보테크노타워 내 사무실에서 만났다. 토요일인데도 출근해 일하면서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정 사장은 기자가 설천초등학교 5학년 담임이던 시절의 제자였다. 마음이 곧고 성실하고, 항상 남을 배려하여 친구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언제나 웃는 얼굴로 남에게 호감을 주었던 소년이었다.
정 사장은 설천면 문항리에서 2남3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위로 누나들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랐다. 아내는 설천면 모천 출신으로 남편 내조를 잘하기로 소문나 있다. 부부는 1남1녀를 두었다. 아들은 아버지 일을 돕고 있고, 딸은 국립암센터에서 연구간호사로 근무하고 있다.

정 사장은 설천초와 설천중을 졸업하고 자신의 미래를 찾아 공고로 진학했다. 고교 졸업 후에는 군무원으로 발령받아 병력 특례를 받으면서 야간에 현 부경대학교 금속공학과를 졸업했다. 일찍부터 자신의 길을 찾아 하나 하나 준비했던 학구파였다.  
그는 “베이비부머 세대로 태어나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등을 겪었다. 경쟁이 치열한 세대라 열심히 공부하고 앞만 보고 일했으며 남보다 최선을 다해 살았다고 자부한다”고 말한다.
부산에서 회사생활을 하다가 지인을 통해 스카우트 되어 상경하게 되었다. 중소기업에서 30여 년간 직장생활을 하며 지식과 기술, CEO까지 경험을 쌓았고, 5년 전 솔이엔티(주)를 창업했다. 
솔이엔티(주)는 창립 때부터 디지털 기술시대를 준비하기 위해 기술전문경영인 체제와 기술자 중심으로 체계를 갖추었다. 조선소와 발전소 플랜트에서 사용하는 용접 자동화장비, 핸드폰 전자부품, 2차전지 등 자동검사장비, 생산 자동화장비 등의 설계, 제작, 시공을 수행하는 엔지니어링 회사로 자리 잡았다. 
40여년 한 분야만 연구하고 파고들었기 때문에 그 노력이 축척 되어 지금 빛을 발하는 것 같다. 솔이엔티(주)는 전문분야의 일이기 때문에 직원 10명이 안 되는 소기업이지만 기술기반의 강소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지금 솔이엔티(주)는 진행 중인 프로젝트가 많아 휴일도 없이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지금도 전국을 누비며 일해야 해서 쉴 틈이 없다고 한다. 친구들은 정 사장에 대해 “말이 적고 긍정적이며 온화하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훌륭한 친구”라고 입을 모은다.

정 사장은 “5년 전 물질적 추구가 앞섰더라면 오늘과 같은 영광을 얻지 못했을 것”이라고 회고했다. 솔이엔티(주)(SOL Enterprise)는 ‘태양의 신과 함께하는 모범적인 기업’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고 한다.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을 물었더니 “열심히 노력하여 자동 레이저 용접장비, 연삭전용장비, 수직 용접장비, 시뮬레이터, 발전 플랜트장비, 검사장비 등의 자동화시스템을 설계·제작하여 설치해주고 고객이 대만족할 때가 제일 보람있다”고 답했다.
정 사장의 성공비결은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한 우물 정신이다. 그는 “따라가는 기술이 아닌 앞서가는 기술로, 모방이 아니라 창조하는 방향으로 연구개발하는 것, 그리고 남들이 한다고 따라 하지 말고 단 하나라도 정확하게 하여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는 것”을 기업가정신으로 꼽는다. “이 분야만큼은 최고가 되겠다는 신념으로 한눈팔지 않고 한 우물을 팠기에 이 자리에 있지 않나 생각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지금은 3D 프린팅 기반 제조혁신 관련 국책사업에 참여기업으로 선정되어 선도기술 분야에도 참여하고 있다. 반도체 생산장비 공동개발 협약으로 로봇제조분야 진출 등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만들어가고 있으며, 의료기기 분야와 VR을 이용한 시뮬레이터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기회를 발굴하고 있다.
그리고 세계 1위의 조선산업과 플랜트산업에 많이 사용되는 용접 장비들은 해외에서도 기술을 인정받고 있으며, 현재 일본, 인도 등 해외 수주도 기대하고 있다. 

정 사장은 “은퇴할 나이인데도 계속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즐겁다. 자신이 하는 일에 열중할 때 행복은 자연히 따라온다. 무슨 일이든 지금 하는 일에 몰두하라는 오쇼 라즈니쉬 교수의 말처럼 지금 즐겁고 행복한 마음으로 일한다”며 행복한 표정이었다. 
올곧은 기업가정신으로 현재를 일구고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 제자의 모습을 보면서 넘치는 부듯함을 안고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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