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군의 연공서열
남해군의 연공서열
  • 남해신문
  • 승인 2020.05.22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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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와 혁신을 위한 과감한 발탁인사 필요

남해군 행정조직은 오랫동안 연공서열식 체계를 유지해 왔다. 관선에서 민선으로 전환된 이후 역대 군수들은 “성과와 능력을 우대하는 인사정책을 실현하겠다”고 강조하지만 초대 민선 군수 김두관 군수 초창기 한 번 정도 젊은 팀장 중에서 파격적으로 발탁 승진한 경우 외에 지금까지 큰 틀에서 보면 연공서열의 체계에서 벗어난 적은 없다.
연공서열은 한국과 일본의 행정과 기업에서 보편적으로 적용되었는데 그 이유는 첫째, 유교 문화의 영향으로 연장자를 존경하며 윗사람에게 복종하는 것을 중시하는 경향, 둘째, 짧은 산업화 역사에서 경영 활동의 경험이 부족한 상태에서 근속 연한이 긴 사람이 지식과 능력 있다는 관행, 셋째, 공직자나 근로자 역시 연공서열제도를 선호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종합해 보면 연공서열 제도가 조직의 안정성을 보장해주기 때문이다.

연공서열 체계에 장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연차가 쌓일수록 경험에 의한 업무 숙련도와 오랜 기간 지역 특성과 군민들을 잘 알고 있고 그 무엇보다 확실한 안정성을 안겨 준다. 특히, 남해군의 특성상 선후배가 같이 근무하면서 서로를 잘 알고 있는 형편에서 나이와 연차가 많은 선배가 먼저 승진하는 것이 적합해 보인다. 하지만 달리 생각해보면 지금까지 지역 간 세계와의 경쟁이 필요하지 않은 관료화 시대에 최적화된 체계 중 하나일 뿐이다. 일례로 공무원들은 인사 때마다 능력과 성과보다는 “내가 몇 년 차인데”라는 연공서열을 더 내세운다. 군청 관계자에 의하면 군수가 새로운 정책을 추진할 경우 부서 대부분이 소관 업무나 따지고 새로운 정책에 대해 적극적인 추진 의지가 없다고 한다. 반면 김두관 군수 재임 시절 성과에 따라 승진을 시킨다고 하자 군수가 원하는 정책이 무엇인지 업무의 소관 여부에 상관없이 타부서 업무라도 가져와서 성과를 내야 한다는 적극성을 띄었다. 그러한 적극적인 추진 의지에 따라 전국 최초로 스포츠파크, 독일마을, 장묘 시책 등 타 시군에서 시도하지 않은 모범적인 정책의 성공으로 이어진 것이다.
연공서열을 중시하는 관료조직과는 달리 기업에서는 오히려 나이 많은 고임금 직원이 비용 절감 차원에서 구조조정 제1순위의 목표물이 되고 제도적으로는 연공서열 문제점을 개선하고자 연봉제 적용과 직무평가 시스템에 의한 직원 간 성과 경쟁, 부서 간 경쟁, 기업 간 경쟁, 세계적인 기업과의 경쟁에서 이기는 무한 경쟁체제가 계속될 것이다. 삼성, 현대가 연공서열식의 관료조직으로 운영했다면 현재와 같은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을까?   

남해군청은 남해군의 가장 큰 기업이라고도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공직사회가 변해야 남해를 혁신할 수 있지 않을까? 세상은 급변한다. 창의적인 일을 하든 안 하든, 정부에서 많은 예산을 가져오는 직원이건 성과가 없는 직원이건 고참 순위의 연공서열식 승진이 계속된다면 누가 열심히 할까? 또 새로운 정책에 대해 부서 간 골치 아픈 업무는 서로 미루려 든다면 미래 남해의 발전적인 혁신과 변화는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곧 다가올 남해군의 상반기 정기인사를 앞두고 존재하지 않는 것을 가르치는 한국 벤처 창업의 대부 ‘이광형 카이스트 교수’의 사례는 참고할 만하다. 1990년대 이 교수가 카이스트 전산학과 교수로 재임했던 시절, 그의 연구실은 스타 벤처의 요람이라고 불렸다. 이광형 교수는 “대학의 생명은 창의력이다. 똑같은 사람들만 모여 있으면 새로운 생각이 나오기 어렵다. 일부는 괴짜들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 그의 철학 답게 이 교수의 제자 중 넥슨, 네이버, 아이디스, 네오위즈 등 이름만 대면 알만한 IT 기업 창업가가 쏟아져 나왔다. 이 교수의 혁신과 변화가 없었다면 과연 넥슨이나 네이버가 탄생할 수 있었을까. 

장충남 군수 취임 후 여러 차례 원칙적인 연공서열 위주의 인사를 해 온 것이 공직 내부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번 상반기 인사에서 몇 명만이라도 남해 혁신을 꿈꾸고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과감한 발탁인사를 기대하는 것 또한 군민들의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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