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화된 코로나19의 여파로 기존의 전시나 공연 상영 등이 대거 무산되고, 예술계에도 코로나19이후의 시대를 준비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자성의 목소리가 높다.

최근 생활방역체제로 돌입한 대한민국, 그중에서도 청청남해라 불리는 보물섬 남해군의 경우는 다행히 코로나19가 상당부분 안정세를 찾아 도서관 부분 개방과 일부 문화체육시설의 부분 개방에 이어 남해문화원 문화학교도 11일부터 개강한다는 반가운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반가운 소식에 첫 울림이 되어준 화가가 있다. 바로 남면 숙호마을에서 ‘화가와 꽃’이라는 이름의 집에서 살며, 작업하는 박세상 작가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 호인 1481호에 소개된 허신정숙 화가를 초대해 이색적인 전시회를 같이 기획하고 준비하기도 한 박세상 화가. 
그는 서면 남상마을에 붉은 긴 벽이 깊은 인상을 주는 독특한 건축물, 옻채아트갤러리에서 10월 30일까지 ‘박세상’ 이란 본인의 이름을 걸고 전시를 한다. 

▲ 코로나19이후의 예술, 자연과 환경 더 고민하며 다양한 채널로

‘예술가의 한달 살이’로 창조의 시너지를 함께 나누길 권하는 ‘박세상 작가. 그의 작업 모토는 ‘리싸이클링(recycling, 재생이용ㆍ재순환)’이다. 남은 조각천들을 엮어 캔버스를 만들고 그 위에 다시 자연을 풀어내기도 하고 폐목을 활용해 바다의 환경을 느끼게 한다. 가급적 자연을 덜 훼손하고자 하는 게 그의 주된 노력이다. 평소 그가 해온 작품을 보면 작은 천 조각하나도 허투루 버려지는 게 없다는 걸 느끼게 된다. 박세상 작가는 “바닷가에 버려진 폐목도 어떻게 접목시키느냐에 따라 환경을 생각하게 하는 좋은 소재이자 그 자체로 자연이 빚은 예술의 한 모습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코로나19는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일종의 경고등이다. 그동안 ‘개발’이라는 이름 아래 얼마나 많은 고통이 자행되었는지를 진지하게 돌아보게 한다”며 “코로나19이후의 삶과 예술은 분명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서면 남서대로 1903’에 자리한 ‘옻채 ART갤러리’에서 지난달 29일부터 10월 30일까지 꽤 넉넉한 시간 동안 ‘박세상 展’을 가진다. 박세상 화가는 “이 공간이 굉장히 매력적이다. 대규모의 공간이 아닌 이처럼 알차면서도 관객과의 소통이 내밀하게 이뤄질 수 있는 공간에서 전시할 수 있게 돼 개인적으로 굉장한 영광이고, 기간 또한 넉넉하다는 점에서 환경훼손 면에서도 덜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 다행이라 생각한다”며 미소지었다. 이어 그는 “다양한 분야의 안목 있는 작가들이 남해로 와 넉넉하게 머물면서 충분히 남해를 경험하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작업으로 풀어내고, 이를 공유하는 일들이 자주 일어난다면 여행지 남해를 알리는데도 좋을 것이며 그 자체로도 즐거운 소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캔버스 위에 그려내는 것만이 작업이 아니라 이를 어떻게 보여주고, 어떻게 전시하느냐는 것까지 모두 대화이며, 소중한 작업”이라고 말했다. 

▲ 위기시대, 지금이야말로 내적성장의 적기

그는 “코로나19로 인해 세상은 훼손과 파괴로부터 좀 더 느리게 갈 수 있게 됐다. 혼자만의 시간을 더 충분히 갖게 되면서 예술에 다가서는 계기도 될 수 있다. 지금이야말로 양적 성장의 강박에서 벗어난 질적 성장, 내적 성장이 이뤄질 적기라고 본다. 관객에 대한 접근과 소통에 대해서도 고민해 봐야 할 때다. 대형 전시 대신 온라인이나 유튜브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한 충분한 공감대를 가지고 소통해 가는 것 등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옻채 아트 갤러리의 관람은 휴무일인 월요일을 제외한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가능하며 시간은 오전 10시~오후 6시까지다. 그밖에 관람문의는 아래 연락처로 하면 된다. (관람문의 m.010-5044-4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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