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남해마라톤클럽의 성진희 선수가 수많은 도전 중 한 고비였던, 지난 2018년 11월 4일 ‘JTBC 서울마라톤대회’의 참가 소감을 쓴 체험담이다.      <편집자 주>

운동장 한 바퀴도 못 뛰어 걷기부터 시작한 달리기를 시작한 지 어느 덧 4년. 이제는 두렵게만 생각했던 풀코스에 도전장을 내기로 했다. 늦은 감이 있지만 한번은 해봐야 할 숙제 같은 꿈.  
사실 작년 3월 서울 동아마라톤에서는 참가 접수 후 겨울동안 찬바람 속에 훈련도 열심히 했었지만 갑작스런 발목부상으로 참가하지 못해 못내 아쉬웠다. 이번에는 꼭 성공하리라 마음먹은 곳이 JTBC 서울마라톤대회!  일단 접수부터 했다. 시간 맞는 회원들과 장거리 훈련도 하고, 태풍예보가 있는 날 저녁 남편과 비를 맞으며 운동장 80바퀴도 돌아가며 훈련에 임했다. 새로운 도전은 걱정도 되지만 또 다른 즐거움이기도 했다. 

마침내 JTBC 서울마라톤대회가 열리는 11월 4일 아침, 광화문 광장, 형형색색의 옷을 입은 여러 선수들과 함께 스타트 라인에 섰다. 
‘할 수 있다.  오늘 이 시간을 즐기자! 아자 아자 파이팅!’ 이렇게 마음을 먹었다.
출발신호가 울리고 엘리트선수부터 휠체어선수들, 마스터스 서브-3(2시간 59분 59초 이내) 선수들 뒤로 한참 뒤에서 나도 한발 한발 뛰어서 심신의 시동을 걸고 달려 나갔다. 막상 주로에서 달리니 걱정보단 설레임과 즐거움이 더 컸다. 그런데 한참을 달려도 1㎞마다 있어야 할 거리 표지판이 보이질 않아 현재 빨리 가는지 느린 건지 알 수 없는 가운데 8㎞지점에서야 길옆에 서 있는 표지판을 보았다.  

달리다가 시간을 보니 내가 생각한 페이스에 근접해 있어 안심하고 달렸다. 달리는 선수들의 숨소리를 느끼며 달리다 보니 먼저 출발했던 기록 좋은 선수들이 속속 지나가고, 우리 남마클 회원들도 하나둘 지나가며 손도 흔들어 주고 “진희 잘한다!” 응원의 힘도 실어준다. 에너지 충전이 가득 되어 더 열심히 달렸다. 

내가 가야 할 길이 42.195㎞라 조바심을 버리려고 노력했다. 하프(21,0975㎞)를 지나 25㎞가까이 가니 반환이 나오고 ‘이제 온 것보다 갈 거리가 짧다’고 세뇌시키며 뛰었다. 그런데 얼마가지 않아 생각보다 빨리 종아리가 무거워졌다. 아니 벌써. 당혹감을 느끼며 달리니 28㎞ 지점에 바르는 맨소래담이 눈에 들어와 얼른 양쪽 종아리를 문질렀다. 맨소래담은 앞 주 춘전마라톤을 다녀온 클럽 회원의 경험으로 효과가 정말 좋다는 조언을 접했기에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달릴수록 그 효과를 실감했다. 시원하면서 뭉쳤던 근육들이 점점 풀려 10㎞정도는 수월하게 달릴 수 있었다. 

선배님들 말씀이 마라톤은 35㎞부터라고 하시더니 나에게도 어김없이 큰고비가 38㎞지점에서 찾아왔다. 두 다리가 주인의 말을 듣지 않아 무겁고, 아프고 그 자리에 서고 싶었지만 지금부터 시작이다. ‘걷지만 말자. 마라톤 도착에서 기다리고 있을 회원들을 생각하자’ 나 자신과 수도없이 싸웠다. 꼭 이겨야했다. 주로 옆에 서서 파이팅!을 외쳐주시는 분들의 응원도 큰 힘이 되었다.  

드디어 나의 마지막 종착역 잠실주경기장이 보이고 나도 모르게 발걸음이 가벼워졌다. 한발 한발 트랙을 밟는 순간 머리부터 발끝까지 흐르는 짜릿한 전율과 가슴 뭉클함. ‘아! 이건 뭐지? 이게 마라톤의 매력인가?’ 어느새 나는 마라톤의 피니쉬라인을 통과하고 있었다. 
3시간 57분 14초. 마음속으로 달성하고 싶었던 서브-4(3시간 59분 59초이내)를 달성하는 순간이었다. 이게 꿈은 아니겠지? 

“마라톤은 열정이다” 빠지지 못하면 해내지 못하는 게 우리네 인생 마라톤이다. 흔히들 마라톤을 우리네 인생에 비유하는 데 처음에는 멋모르고 달리지만 시간이 지나고 거리가 늘어날수록 고통스럽고 힘들지만 그것을 이겨내야만 성공할 수 있는 것이다. 앞으로 쭉 나의 열정을 마라톤과 함께하며 나의 건강미와 건강한 삶을 우리가족과 함께 오랫동안 하고 싶은 게 나의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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