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8일은 어버이날이다.

조상과 어버이에 대한 은혜를 헤아리고 어른과 노인에 대한 존경과 보호를 다짐하는 이 날이 돌아오면 누구나 다시 한번 어버이의 깊고 큰 사랑에 대하여 생각해 보며 지난날과 오늘의 자신을 그려본다.

카네이션 꽃을 사다가 부모님 가슴에 달아 드리고, 또 자식들로부터 꽂아 주는 꽃 한 송이가 그렇게도 좋아 직장까지 달고 다닌 적이 있었건만 이젠 꽃을 달아드릴 상대마저 없어졌고, 받기만 하다가 그것마저 방향이 달라졌다.

자식도 품 안에 있을 때 말이지 성장하여 자기 갈 길로 가버린 후면 세월의 허무와 달라진 어버이날의 퇴색된 현실을 원말조차 하지 못한다.

 택배로 배달되어온 꽃 두 송이를 부부가 서로 달아주면 위로 하는 것은 좀 낫다. 혼자 사는 노인네는 설음이 복받쳐 오르지만 그래도 자기가 달면서 자식, 손자 걱정과 고마움을 함께 생각한다.

이웃집 할머니는 3개나 달고 꽃이 시들 때 까지 마늘쫑 뽑으러 다닌다. (자식들 생각 때문에)

오늘 우리 부부는 꽃을 달지 않았다. 흰 국화꽃 한 다발을 들고 부모님 산소를 찾았다. 묘소를 손보고, 자주 성묘하지 못한 것과 살아생전에 다하지 못한 효도에 조금이라도 뉘우침과 반성하는 의미의 날로 삼았다. 그런데 오늘따라 아버지의 생각이 많이 난다.

‘소금의 고마움은 떨어졌을 때 알고, 아버지의 고마움은 돌아가신 후에 안다.’는 인도의 속담과 언젠가 읽은 김현승의<아버지의 마음처럼>에서 ‘아버지의 눈에는 눈물이 보이지 않으나, 아버지가 마시는 술에는 항상 보이지 않는 눈물이 절반이다.’라는 글 속에서 아버지의 고뇌와 자식 사랑에 대한 마음을 엿 볼 수 있는 것 아닌가 생각된다.

돌아오는 발걸음이 여느 때 보다 가볍다. 어쩌면 자식 된 도리를 다한 것 같은 착각도 든다. ‘이것이 사람 살아가는 도리’ 인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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