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성 완남해경찰서 청문감사관
정 성 완남해경찰서 청문감사관

1시간 정도 화방사 뒤 능선을 따라 도착한 곳이 망운사(望雲寺) 입구 철쭉제단 입니다. 보물섬 남해군에서 이곳 8만여평에 철쭉단지를 조성하여 4월 중순경이면 천상의 화원으로 내외 군민을 비롯한 국민들의 곁으로 다가갈 겁니다. 벌써부터 마음 설레게 하는 곳이죠. 대한민국 3대 철쭉 군락지는 지리산 바래봉(1.165m), 합천 황매산(1,108m), 영주 소백산(1439m) 등 세 곳으로 해발고도 1천미터 이상 고지대로 5월이 되어야 꽃들의 향연이 펼쳐지는 데 반해, 이곳 망운산은 이제 곧 개화를 서둘고 있어 이들 지역과도 자연스럽게 경쟁력이 있어 보이는 곳입니다.

망운사를 끼고 돌아 능선을 타고 망운산(望雲山 786m) 정상에 올라 사면의 바다를 내려다보니 한 폭의 수채화처럼 늘어선 섬들이 수제비를 던져놓은 듯 올망졸망하게 시선을 고정시키고, 광양만, 여천, 여수, 고흥, 하동과 멀리 지리산, 강진만, 발아래 연죽 저수지, 서상 앞바다, 고성 사천 등 인근 시군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천하의 비경이 펼쳐지면서 정상아래 야산에는 산벚나무와 돌복숭아, 진달래 등이 곳곳에서 개화하면서 물감을 뿌려놓은 모습들입니다. 말 그대로 화전(花田)의 향연이 시작되는데, 누가 이곳을 이상향의 세계로 말하지 않겠습니까?

산봉우리가 구름을 내려다본다는 의미에서 유래된 망운산(望雲山 786m), 남해군 서면 연죽리에 소재하고 동쪽은 남해읍, 북쪽은 고현면과 경계를 이루고 세종실록지리지에 망운산 봉우리에 봉수가 있었다고 기록하고 한국전쟁 때 미군 헬기가 추락하여 전사자를 추모하는 추모비가 세워져 있는 곳입니다. 천혜의 비경을 자연 그대로 후손들에게 물려 줘야 되는것이 오늘에 살아가는 우리 기성세대의 의무이기도 합니다. 남해의 주산(主山)이자 진산(鎭山)인 망운산 정상에 풍력발전소를 설치하는 것은 남해인의 머리에 대못을 박는 훼손 행위로 볼 수밖에 없으며 일부 인사들의 매향(賣鄕) 행위가 진행되고 있는 한심한 작태의 즉각 철회를 마음속 깊이 빌어보면서 관대봉(冠帶峰)으로 이동합니다.

관대봉(冠帶峰 595m)은 남해군 남해읍 서쪽에 있는 봉우리로 사모관대처럼 우뚝 솟은 바위의 모습이 남해인들에겐 큰 이상과 기운을 심어주는 천주(天主)와 같은 존재로 보이기도 하는데, 생긴 모양이 가마 같다고 하여 가마봉이라고도 하고 천지가 다 물에 잠겼을 때 이 봉우리에 시루 하나 앉을 자리만 남았다 하여 시루봉이라고도 부른다고 합니다. 함양의 괘관산(갓 걸이산)은 천지가 물에 잠겼을 때 갓 걸 높이만큼 잠기지 않았다 해서 부르고, 함안의 작대산(청룡산)은 천지가 물에 잠겼을 때 작대기 길이만큼 물에 잠기지 않았다고 하여 부른다는데, 필자가 한반도의 산을 다녀보면서 많은 산이 이와 같은 유래를 가지고 있어 한반도가 태고시대에는 물속에 잠긴 그런 형태가 아니었나 짐작해 봅니다.

관대봉 바로 밑에 위치한 우물에서 식수를 보충하고 이동하다 나무계단 옆에서 만난 부처손 군락지, 매우 질긴 생명력에 빗대어 만년초, 장생 불사초 등으로도 부르며 잎 모양이 주먹을 쥔 것과 같고 잎은 잣나무 같다 하여 권백(卷柏)이라고도 부르는데, 비련, 슬픈 사랑이라는 꽃말을 가졌다고 하죠, 한의학에서 폐암, 간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소화기암 등에 효험이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 낮은 능선상에 집단서식하는 부처손의 모습은 처음 봅니다. 고장 남해의 아름답고 소중한 자연유산을 보존해야 하는 방법도 마련되어져야 할 것으로 되내여 봅니다.

대한민국의 새로운 장묘문화의 발상지이며, 매장에서 화장으로 전환을 선도한 천상의 추모 누리 공원에 안착합니다. 수목 장지를 거쳐 평장지가 왠지 평안함을 가져다주는데, 고요히 잠들어계신 영혼들께 속세의 번뇌망상 다 잊고 편히 쉬시라는 기도도 드리고 연죽산을 거쳐 평평하고 높은 고개인 팽현고개에 안착합니다. 필자가 고등학교 재학시절까지만 해도 이 고개는 꽤 높아 보인 고개였는데, 이젠 고개(峙)라는 말이 무색할 지경입니다.

망운산 정상 진달래.
망운산 정상 진달래.
관대봉에서 본 망운산 정상.
관대봉에서 본 망운산 정상.
망운산 정상에서 본 대국산과 남해대교(사진 왼쪽), 녹두산과 고현 남치마을(사진 중앙), 대국산과 대국산성(사진 오른쪽)의 모습.
망운산 정상에서 본 대국산과 남해대교(사진 왼쪽), 녹두산과 고현 남치마을(사진 중앙), 대국산과 대국산성(사진 오른쪽)의 모습.
남해지맥 구간에 있는 부처손 군락지.
남해지맥 구간에 있는 부처손 군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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