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장 봉 호

어느 날인가
사월의 지평 위에 아지랑이 자욱히 흐르면
잎새 하나 없는 꽃봉오리 하늘로 오르고 물오른 나뭇가지에
풍요가 깃들듯 白冠은 아홉 잎 거느리고 봄날을 수놓더이다

낙화유수이던다 흐드러지게 핀 꽃잎이
바람에 날려 지천으로 흩어지면
아쉬운 마음에 봄날은 가고
그리하여 세월의 흐름이 잠시 머물다 간 대지 위에
봄비가 내리면 꽃은 또 어디로 떠나야하는가?
처연한 뒷 모습에 눈길을 거두면 꽃잎은 바람을 안고
생각의 언저리를 맴도나니
- 목련이여 아름다워라

 

 

<작가소개>
장봉호 시인은 남해군 삼동면 지족 출생으로, 명지대 대학원(경영학석사)을 졸업하고 세종대 최고경영과정(제16기)을 수료했다. 대한관광개발(주) 상무이사 총지배인을 지냈고, 산업훈장(석탑 465호)을 수훈했다. (재)한성장학회 이사, 한국불교문인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수필집 <길따라 가세요> <길따라 예까지> 등을 상재했다. 한국불교문학 대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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