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성 완남해경찰서 청문감사관
정 성 완남해경찰서 청문감사관

남해군 서면 현촌마을 화방사 입구, 망운산<望雲山 786m>, 망운산 갈림봉<750m>, 관대봉<冠帶峰 595m>, 추모누리 공원, 연죽산<242.5m>, 팽현고개<봉성마을 입구>, 괴음산<槐蔭山 605m>, 송등산<松登山 617.2m>, 송등산 삼거리, 납산<猿山 626.7m>, 앵강고개 20.3km

망운산 정상에서 본 남해읍 시가지 모습.
망운산 정상에서 본 남해읍 시가지 모습.
망운산 철쭉군락지 8만여 평.
망운산 철쭉군락지 8만여 평.
망운산 정상석 뒷면 모습
망운산 정상석 뒷면 모습

오늘 산행지는 남해지맥 2구간입니다. 일반인들은 대부분 서면 현촌에서 남해읍 팽현고개와 이동면 앵강고개 구간을 두 구간으로 나눠 이동하는데, 두 구간을 몰아치기 형태로 산행을 진행합니다. 서면 현촌마을은 망운산과 삼봉산 사이 고개인데, 고현면과 서면의 경계로 현촌마을의 순우리말은 게재입니다. 마을의 생김새가 마치 민물에 사는 게(蟿)를 닮았다 하여 붙혀진 우리말 이름으로 어릴 적 이곳 마을에 사시는 분들이 논 가 개울 등에서 민물 참게를 많이 잡기도 했던 곳입니다.
화방사로 들어가는 입구 우측 망운산 초입 이정표를 따라 입산하면서 이곳에서 정상을 거쳐 이어지는 팽현 고개까지 이어지는 구간은 흙과 낙엽이 쌓여있는 대표적인 육산으로 일반인 누구든지 평안히 다녀올 수 있는 곳으로 마산에 위치한 무학산(舞鶴山 761.4m)과 규모나 산세가 비슷함을 느끼기도 합니다. 다만, 무학산은 산림청 지정 100대 명산인데 반해, 이곳 망운산은 산림청 지정 100대 명산 금산(錦山 705m)의 유명세와 명성에 밀려나 있지만, 정상에서 사면의 바다를 발아래 두고 펼쳐지는 모습은 그  어디에도 비교대상이 아니라는 것을 밝혀두고 싶습니다.

현촌마을에서 콧등에 땀이 약간 맺힐 정도 1시간가량 걸으면 도착할 수 있는 곳이 망운산 정상입니다. 초입부터 반겨주는 진달래, 사랑의 즐거움·절제·청렴이라는 꽃말을 가졌고, 두견새가 밤새워 피를 토하면서 울다가 꽃을 분홍색으로 물 들렸다는 전설에 유래되어 두견화로도 부르며 참꽃으로도 부른다는데, 지난해보다 1주일 정도 빨리 개화되어 산행 걸음을 가볍게 재촉하며 반겨줍니다.

멧돼지가 자신의 덩어리가 얼마나 가려웠으면 소나무가 껍질이 벗겨지도록 비벼서 흉물로 만들어 놓은 모습은 대자연 속에서 자연과 하나 되는 그런 모습이었습니다. 등산로 상에 자생하면서 개화된 남산 제비꽃은 소박함 순진 무구한 사랑의 꽃말과 같이 강남갔던 제비가 돌아올 무렵 핀다고 했는데, 보물섬 남해에 옛날 이맘때쯤이면 처마 밑에 제비들이 날아와 짝짓고 둥지를 만드는 모습이 분주했을 시기인데, 지금은 제비 구경하기 힘든 시대가 되어졌습니다. 

능선 좌측 발아래 위치한 화방사(花芳寺), 필자가 도마초등학교에 다니면서 봄·가을 소풍 때마다 찾았던 사찰이기도 합니다. 대한불교조계종 제13교구 본사인 쌍계사(雙磎寺)의 말사로 신라 신문왕(681∼692년) 때 원효대사(元曉大師)가 창건하고 연죽사(煙竹寺)라 하였던 것을 고려 중기에 진각국사(眞覺國師)가 현재의 위치 가까이 옮겨 중창하고 영장사(靈藏寺)로 하였다가. 임진왜란 때 왜병에 의하여 불타버렸던 것을 1636년(인조 14)에 계원(戒元)과 영철(靈哲)이 현재의 위치로 다시 옮겨 사찰의 지형이 연꽃과 닮았다 하여 화방사(花芳寺)로 중창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 사찰에 보관중인 특이한 유물인 옥종자(玉宗子)는 사찰이 건립되어 불상을 봉안할 때 불을 밝히는 옥돌로 만든 등잔으로 한 번 불을 붙이면 깨뜨려서는 안 되고, 어떠한 이유에서든지 불이 꺼지면 다시 불을 붙여서는 안 된다고 전해지며, 1234년(고종 21) 이전에 만들어져 불이 점화된 뒤 1592년 임진왜란 때 꺼진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현재는 사용하지 않고 있다 합니다.

필자가 경남경찰청 산행대장으로 산림청 지정 100대 명산을 완등하면서 찾았던 경기도 동두천시에 위치한 소요산(逍遙山 587m)에서 645년 신라의 원효대사(元曉大師)가 개산(開山)하여 태종무열왕의 딸 요석공주를 만나 대 유학자인 설총을 낳고 이후 전국을 주유천하 하면서 이곳 남해까지 흔적을 남겼다는데 감탄을 금할 수 없습니다. 당시의 상황으로 보면 짚신을 만들어 신고 다녔지만, 초인적인 도력으로 다녔기에 가능했지 않나 추측되어 집니다.1시간 정도 화방사 뒤 능선을 따라 도착한 곳이 망운사(望雲寺) 입구 철쭉제단 입니다. 보물섬 남해군에서 이곳 8만여평에 철쭉단지를 조성하여 4월 중순경이면 천상의 화원으로 내외 군민을 비롯한 국민들의 곁으로 다가갈 겁니다. 벌써부터 마음 설레게 하는 곳이죠. 대한민국 3대 철쭉 군락지는 지리산 바래봉(1.165m), 합천 황매산(1,108m), 영주 소백산(1439m) 등 세 곳으로 해발고도 1천미터 이상 고지대로 5월이 되어야 꽃들의 향연이 펼쳐지는 데 반해, 이곳 망운산은 이제 곧 개화를 서둘고 있어 이들 지역과도 자연스럽게 경쟁력이 있어 보이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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