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섬 전국가요제와 지역 언론 유감
보물섬 전국가요제와 지역 언론 유감
  • 남해신문
  • 승인 2020.03.27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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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보기ㅣ 김용엽 자유기고가

최근 미스터 트롯의 결승에 오른 가수 영탁의 받지 못한 출연료 이야기로 한동안 보물섬 남해군이 몸살을 앓았다. 가수 영탁은 지난해인 2019년 8월 9일부터 10일까지 송정 솔바람 해변 특설무대에서 열린 제4회 보물섬 남해 전국 가요제에 출연한 유명 가수 중 한 명이었다. 가수 영탁은 물론 출연진 대부분이 출연료와 상금을 못 받았고 서울에 있는 행사 주관 방송사도 가수들 섭외비와 방송 중계료 등 4천만 원 정도를 못 받아 현재 소송 중에 있다고 한다. 주최 측은 후원사에서 돈을 받아 지불하겠다지만 벌써 몇 달 동안 미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행사가 끝난 지 반년이 지나도록 여전히 돈을 못 받고 있는 불합리한 현실은 행사 자체의 신뢰성 추락과 함께 지역 사회 전체의 신뢰성 하락에도 문제가 있다. 돈 떼임 사고에 보물섬 남해 이미지가 실추되고 있다. 위 내용은 2020. 3. 14. 서경방송의 보도로 많이 알려지게 되었다. 가요제와 관련 업체의 담당들이 곤욕을 치루고 있다는 후문이 있다. 핵심은 주최측인 보물섬남해전국가요제추진위원회와 음악전문 모 방송국과 행사 관련 계약을 하고 출연자의 섭외 등을 맡겼다고 한다. 후원인 남해군청은 주최와 주관하는 단체의 자부담 5천 만 원의 확보가 확인되면 3천만 원의 보조금 지원을 할 예정이었지만 해당 자부담이 준비되지 않은 상태로 보조금도 지급이 불가하게 됐다는데 있다.  

하지만 이러한 사태는 이미 2018년 제3회 대회를 살펴보았을 때 어느 정도 방지책이 필요하지 않았나 하는 의견도 있다. 2018년 제3회 행사가 끝난 후에도 상금과 출연료 등의 지급이 3개월 가량 지연되는 문제가 이미 있었다. 이 같은 출연료 미지급 문제 등에 대한 대책을 미리 세우지 않으면 내년도(2019) 행사의 경비나 출연료 미지급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는 예상이 이미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어느 정도 퍼져 있었다. 

가수를 비롯해 연예인들의 무명 시절 이야기를 들으면 출연료와 함께 다른 설움에 관한 사례가 제법 나온다. 그런 일 뒤에 역으로 오인을 받은 업체나 타 당사자가 외려 피해를 받는 경우도 있다. 인근 사천시에서도 이런 일이 있어 사천시 의회 제233회 제5차 행정관광 위원회의 행정사무감사에서 한 의원이 소관 해양수산과장에게 질의를 하는 등 논란이 있었다. 당시 사천시의 다른 행사를 진행한 기획사에서 출연료 지급 영수증을 챙겨 제출하는 것으로 오해를 풀어낸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시의원이 말하고자 한 본질은 “가수한테 출연료를 안 줘서 사천시가 전국적으로 우스운 꼴을 당하게 하느냐?”였고 사천시의 답변은 이러했다.“가수의 본명도 확인했고, 입금표를 받았다. 4월 2일 날 입금했다는 걸 확인했다” 인접 지자체에서는 이렇게 적극적으로 진실 해명을 위해 적극적으로 대처했다는 게 중요하다.

지난해 10월경부터 필자는 이 문제를 적시, 지역 언론에 알려 사실 보도를 할 것을 권유하기도 했으나 반영되지 않았다. 출연자의 출연료만의 문제가 아니다. 군내 노래교실회원들은이 대회에 출연하기 위해 한 달 전부터 연습도 하고 6~7만 원 상당의 단복을 맞추기도 했다. 전액 자비로 맞춘 단복비만 해도 한 노래교실의 경우 30여 명 내외 출연하므로 단순 계산해봐도 180만원이나 된다. 가요제의 노래교실경연에서 1등을 한 노래교실팀은 대회 전에 상금을 희사하기로 약속해 상금을 입금받지 못한 상태에서 당연히 받으리라 믿고서, 십시일반 모아서 미처 받지 못한 상금을 전부 향토장학금으로 냈다고 한다. 대대적으로 광고까지 한 공개적인 행사에서 이러한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해도 누구 하나 문제 삼지 않았다.

화려한 무대에 가려진 이면인 이런 정황을 충분히 알았으리라고 추측되는 지역 언론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남해신문의 경우 한 기자가 지난 10월 경 핵심 당사자와 여러 차례 연락 끝에 “오늘 해결할 것이다”는 말을 믿고 취재를 멈춘 사실이 있다. 그 후 그 기자가 사직하는 바람에 결국 사건을 다루지 못한 아쉬움이 남았다. 어떤 지역언론은 그 해 10월 경 필자의 지인인 다른 이벤트사 관계자에게 이런 사실을 자세히 물어본 사실이 있었다. 다른 신문은 10월경과 올 2월경에 필자가 정황을 전하며 기사화 여부를 물어보고 행사 관련자 핵심 명단도 알려 주었으나 이 역시 묵살 되었다. 또 다른 신문의 경우, 행사를 주관한 단체의 대표와 관련, 사전 기사에서(2019.6.7자)“지부 행사로는 미조면 송정 솔바람비치에서 매년 여름 보물섬 전국가요제를 통하여 신인가수를 배출하고 있으며”, “보물섬전국가요제의 기반을 다져 성장시켜 나갈 계획도 갖고 있다”고 하여 독자들이 보기에 따라 마치 특정인이 행사의 모든 것을 관장하는 듯 오인하도록 하여 결과적으로 호도하는 기사가 되었다. 외형상 피해자로 보이기도 하고 예측 불가했지만 이제 행사 관계자인 자신도 피해자라 강조하면 앞뒤가 너무 달라 사회 통념에 어긋난다. 필자는 원칙적으로 행사비의 지불책임이 1차적으로 주최와 주관한 단체나 개인에 있다고 판단한다.  

문제가 터져도 보도가 없는 언론들의 속사정은 알 길이 없다. 그저 조용히 해결되어지기를 바랐거나 단골 광고주였거나, 그도 아니면 차마 말 못할 이유가 있을 수도 있다. 일부 행사관계자는 광고는 거창하게 하고 책임은 지지 않으려는 듯하다. 어떠한 이유에서도 개인의 이익이 절대 다수의 공익을 능가할 수 없다. 언론의 행태는 행사광고에는 열중하였지만 모두가 군민의 알권리와 공익을 경시한 결과다. 후원을 한 남해군도 능동적인 대처가 미흡한 것으로 보인다. 

정의를 향한 길은 늘 쉽지 않다. 모순이 가득한 세상에서 오류를 찾아내 세상 사람들에게 알린다는 것은 용기가 필요하다. 그런 용기는 사명감에서 나온다. 조직에 속해 있으면서 그 지역사회의 올바른 길을 위해 숨겨진 음모나 잘못을 찾아내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본인의 삶 또는 경우에 따라 가족 구성원 전체가 뿌리째 흔들리는 경우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히 기자라면 높은 사명감을 가지고 취재에 임해야 한다. 세상에서 일어난 일들을 전하는 아주 간단하게 보이는 일도 실제로는 쉽지 않다. 생각보다 진실은 아주 깊이 묻혀 밀폐되어 있고, 그 사실관계를 하나하나 파악하여 세상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일은 단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다양한 정보와 사실들을 전하면서 은밀히 벌어지고 있는 일을 밝혀낸다는 건 기자로서 사명감이 없다면 힘든 일이다. 

아무리 투철한 정의감과 사명감을 지닌 기자라 해도 국가 이익이라는 선에 이르면 더 큰 용기가 필요하다. 당시 여러 반대 의견에도 불구하고 국익을 초월한 NYT의 니카라과 우익 콘트라 반군에 대한 미국의 무기 판매, 지원 보도를 보면 기자의 사명감은 독자들로 하여금 경외하게 한다. 
프리랜서PD인 김영미(시사주간지 『시사인』국제문제편집위원) 씨는 언론의 의무와 존재 이유로 “국민이 갈 수 없는 곳에 대표로 가서 국민의 귀와 눈이 되어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켜주고 더 나아가서 권력의 감시 역할을 해야 하는 게 언론이다”고 일갈했다. (『월간조선』 2005.4월호.102쪽 인용) 

여러 관련 업체나 기관의 담당들이 곤욕을 치르고 송사 문제로 이어지고 있지만 사전 예방이 관건이다. 어느 정도 예견된 불상사를 그대로 맞고 있자니 안타깝다. 행사 관계자들 사정이 여의치 않았겠지만 지역 전체의 신뢰성 저하를 예방하는 게 우선이다. 홍보만 요란하고 약속을 지키지 않고, 대중을 기만하는 사람들에게 언론들이 경종을 울리고 엄숙히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 지역 사회의 등불이 되고 ‘군민들 알 권리’를 존중해야 할 언론이 꿀 먹은 벙어리가 되어선 안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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