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본지는 하동군 명덕마을 일부 주민들이 하동화력발전소로부터 소음피해 배상을 받을 수 있게 됐다는 뉴스를 전했다. 이 일이 성사되기까지에는 경남도 환경정책과 공무원들의 노력이 컸다. 이번의 소음피해 배상결정은 그동안 기업 편만 들었던 행정이 이제는 달라졌다고 평가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도 환경정책과 공무원들은 무려 7차례나 심야시간대에 현장에 나가 직접 소음의 크기를 측정했으며, 사후환경영향조사 결과보고서를 면밀하게 분석해 주민들이 겪는 고통의 실체를 있는 그대로 규명했다. 이들은 주민들의 신뢰부터 쌓아나갔다. 명덕마을 주민들과 환경단체 간 간담회에 빠짐없이 참석해 귀를 기울이는 모습도 보였다. 그들이 전향적인 자세를 보이자 만나면 핏대부터 세우던 명덕마을 주민들은 자세를 바꿔 차분하게 말하기 시작했다. 하동화력본부 또한 그들의 성실성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 결과 전국에서 처음으로 화력발전소 소음으로 인한 피해배상에 양자가 합의하는 성과를 창출했다. 불가능할 것 같았던 일이 현실이 되는 기적을 만들어낸 것이다. 

본지는 오늘 도 환경정책과 공무원들의 모범을 남해군 공무원들에게 말해주고자 한다. 주민들은 어떤 한 공무원이 성심을 다해 일하려고 하는지 아닌지 그 자세를 가장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평가한다. 주민이 표출하는 불만이나 아이디어를 귀담아 듣고 이를 더 세밀하게 다듬어 정책화할 줄 아는 공무원이야말로 이 시대가 요구하는 창의적인 공무원이다. 창의적인 공무원이 많으면 많을수록 주민의 참여도는 높아지고 만족도는 높아질 것이다. 어떤 사안을 어떻게 처리했느냐에 따라 행정, 정확히 말하면 군수에 대한 평판이 팍팍 갈리는 시대다. 예를 들면 속칭 떳다방에 대한 남해군의 초기대응이 매우 소극적이었던 바람에 민심의 악화를 막지 못했던 사례처럼 말이다. 

여기에 구체적인 사례를 다 언급할 수는 없지만 본지는 최근 들어 남해군행정의 성실성과 창의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소리를 자주 듣는다. 독일마을맥주축제나 화전문화제의 경우 일요일을 두고 토요일에 전을 거둬버렸던 일이나 도쿄올림픽에 맞춰 유럽 국가대표팀의 적응훈련을 남해군으로 유치할 수 있는 준비를 해보자는 민간의 제안이 묵살 당했다는 소리를 듣는다면 화를 내지 않을 군민이 몇이나 되겠는가! 

군정이 번영을 말하려면 공무원사회의 활력부터 먼저 형성해야 한다. 활력을 만들어야 하는 주체는 다름 아닌 군수요, 공무원들이다. 중앙정부의 공모사업 예산을 한 푼이라도 더 따내기 위해 노심초사하는 공무원이 이 글을 읽을 땐 억울함을 느낄 것이다. 그렇게 느끼는 사람에게는 공무원 내부에 새는 바가지도 있다는 말을 덧붙여 해주고 싶다. 

공무원이 처리하는 낱낱의 일에 관통하는 원칙은 군민의 삶의 질을 한 가지라도 더 높이려는 노력이어야 한다. 서두에 말한 도 환경정책과 공무원들처럼 주민의 삶의 질을 먼저 보듬기 위해 최대한의 성실함과 창의성을 발휘하려는 공무원이 지금보다 훨씬 더 많아져 군민의 평판이 달라져야 한다. 군정을 평가하는 군민의 눈은 길이를 재는 자나 무게를 재는 저울임을 한시도 잊지 말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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