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월 ‘랑’ 출간 당시 본지에 소개되었던 김문주 작가.
지난해 1월 ‘랑’ 출간 당시 본지에 소개되었던 김문주 작가.

“5천결사대로 5만 신라군에 맞선 황산벌전투에 이르기까지 백제무예를 완성한 계백과 백제무사들의 이야기를 사료 섭렵과 현장 탐사의 결실로 이뤄낸 역사소설이자 무예의 본령을 정면으로 다룬 빼어난 무예소설이다. 심시위원들은 만장일치로 이 작품을 뽑았다” 

이는 김문주 작가의 세 번째 장편역사소설인 ‘백제신검’을 제1회 무예소설문학상 대상으로 뽑은 심사위원들의 심사평을 요약한 것이다. 본지는 지난해 1월 김문주 작가를 소개한 바 있다. 김문주 작가가 남해로 시집온 남해의 며느리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그가 연달아 출간한 ‘부여의자’와 ‘랑’을 알리고자 했다. 김문주 작가가 이번에는 ‘백제신검’이라는 세 번째 장편역사소설로 충청북도가 2천만 원의 창작지원금을 내걸고 한국소설가협회가 주관하게 한 제1회 무예소설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을 전한다. 

충정북도는 지난 2016년 무예를 테마로 한 세계무예마스터십을 창설하고 2019년에는 충주에서 제2회 세계무예마스터십을 개최했다. 쉽게 말하자면 충북도는 이를 세계무예올림픽으로 키우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무예소설문학상을 창설한 것이었다. 첫 번째 대상을 김문주 작가가 거머쥐었으니 본지가 일찍이 김문주 작가를 남해의 며느리라고 추어올렸던 눈썰미가 그리 무딘 것은 아니었다는 것을 말해주고도 남는다. 

기자가 당시 ‘백제의자’와 ‘랑’을 단숨에 읽어내었던 것처럼 ‘백제신검’도 손에 넣자마자 그랬다. 백제신검은 1500년 전 서로 피할 수 없는 운명이었던 백제의 계백과 신라의 김유신의 대결을 얼개로 삼았는데 백제를 무너뜨리기 위해 외세인 당나라를 끌어들였던 신라를 나무라는 투다. 하지만 이야기의 중심은 이러한 신라에 맞서기 위해 관직을 마다하고 도량으로 물러나  백제무예를 완성하고자 진력했던 계백과 그런 계백을 따랐던 백제무사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재위 20년 동안 40여개의 신라의 성을 탈환할 정도로 강건했던 의자왕의 백제는 660년 끝내 18만 나당연합군의 협공에 멸망하고 만다. 그 마지막 전투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황산벌전투이다. 영화 황산벌은 계백과 황산벌전투를 우스꽝스럽게 그렸지만 김문주 작가는 계백과 황산벌전투를 참무예의 세계를 완성하고자 한 무예인의 정신과 그 무예인의 정신으로 결사항전 한 황산벌전투로 그려내었다. 5만의 신라군에 맞섰던 백제의 무사들이 어떤 수련과 수행의 과정을 거쳐 5천의 결사대가 되었는지, 그리고 오늘날의 무예에 황산벌에서 목숨을 다한 백제인의 무예가 도도히 흐르고 있음을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으면서도 알게 한다. 등장하는 인물들의 관계와 개성도 밀도 있어 내내 박진감을 느낄 수 있다. 

김문주 작가는 백제신검이 백제의 ‘신검술’과 ‘칠지도’를 함의한다고 밝힌다. 백제신검을 더 재밌게 읽으려면 ‘부여의자’와 ‘랑’을 먼저 읽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김문주 작가는 다음 작품으로 백제의 성왕 이야기를 써보고 싶다고 한다. 앞으로 출간될 김문주 작가의 작품을 놓치지 않고 읽으면 1500년 전 고구려와 백제와 신라의 이야기를 오롯이 안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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