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리암의 가을
▶ 보리암의 가을
▶ 보리암의 가을
▶ 삼동면 여름 일몰

새벽 4시 반, 늦어도 5시면 눈을 뜬다. 그리고 주섬주섬 아침을 챙겨 먹고 6시에 집을 나선다. 지족에 있는 사무실 겸 작업실에 들렀다가 아침 7시면 어김없이 창선 해창마을, 당저2리마을로 나서는 사내가 있다. 그렇게 반복하기를 어느덧 3년. 김충탁 씨의 이야기다.

그런 그의 노력 때문이었을까? 어느덧 해창마을, 당저2리마을은 요즘 전국의 사진작가들 사이에서 뜨고 있는 명소가 된 지 오래다. 이번 1월 1일에도 이곳의 일출을 보기 위해 많은 인파가 몰려와 일대가 혼잡했을 정도. 해창마을에서 바라보는 해무는 물론이며 죽방렴과 바다, 해의 어우러짐이 환상인데다 무엇보다도 강금식 이장님의 마을을 알리기 위한 노력이 월등하다. 여기에 김충탁 씨가 유투브(‘워낭소리’로 검색)를 통해 꾸준히 업데이트 하고 있는 일출 풍경이 삼박자로 맞아떨어지면서 해창마을이 그야말로 일출 명소로 자리 잡았다고 한다.

진주가 고향인 김충탁 씨는 고향은 고향일 뿐, 부산과 서울을 거쳐 가장 마지막에는 경기도 포천에서 근 20년 넘게 살았다. 그러다 2016년 4월 이곳 남해로 귀촌했다.
고향인 진주로 귀촌하는 게 외려 쉬웠을 수 있는 그가 남해로 온 건 포근한 남해가 좋아서다. 특히 그는 동남해라고 칭하는 창선에서부터 다랭이마을, 남면 밑쪽까지의 동남해 해안이 진짜 예뻐서 남해를 사랑하게 되었다고. 그는 본래는 캐드 전문가였다. 하지만 장시간 앉아서 하는 캐드 일이 곧 60을 바라보는 그에게 건강상으로 크게 좋을 리 없었다. 아파트 생활을 좋아하던 어머니께서 세상을 떠나시자 굳이 도시를 고집할 이유도 없겠다 싶어 그는 아내를 설득해 부랴부랴 남해로 왔다. 1961년생 소띠. 그 천생답게 근기는 타고났다. 남해 와서 본업이던 캐드 일을 할 곳이 마땅찮을 것 같아 이 악물고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따서 지족 삼거리에 우리공인중개사를 차렸다. 그렇게 남해 구석구석 방방곡곡을 다니면서 외려 남해의 풍광에 대해서, 남해의 아름다움을 바라보는 안목은 차곡히 쌓여 갔던 것일까.

색이 무궁무진한 
남해의 일출과 일몰

2007년 그의 딸이 카메라에 빠져 사겠다고 조르는 통에 당시 현금 160만원을 들고 충무로에 가서 캐논30D를 산 것이 사진의 시작이었다. 이내 싫증난 딸이 그에게 카메라를 되팔면서 그가 본격적으로 사진에 빠져버린 것. 일종의 기록인 ‘사진’의 매력에 빠지면서 빠지지 말아야 할 일출과 일몰 풍경에 결국 눈이 멀어버린 것. 

김충탁 씨는 “사진 찍는 사람들 7~80%가 해뜨고 해질 때를 찍고 싶어 한다. 색이 무궁무진하거든. 황홀한 그 맛에 찍는 거지. 하지를 기준으로 앞뒤로는 삼동 해안 일몰을 찍고 11월부터 시작해 겨울이면 창선 해창마을로 출근해 일출을 찍는다. 계절마다 다른 아름다움이 있다”고 말한다. 

이어 그는 “봄이면 두모 유채, 서면 벚꽃 터널을, 여름엔 농가섬과 글램핑장 사이 일몰을 찍고 남해는 단풍이 많이 없어서 보리암에 단풍 살짝 들 때 찍는다. 사진을 찍다 보면 남해가 어떻게 개발되는지 보이는데 제일 아쉬운 건 두모마을 금산 가는 주차장 만든다고 위를 날린 게 아쉽다. 천연자원은 한번 훼손하면 복구가 안 되는데 아쉽다. 남해 오면서 누가 서울처럼 쌩쌩 달리나. 기후 좋고 우수한 경관을 강점으로 살려서 휴양지 남해로 이어가거나 공장 유치하지 말고 실리콘밸리처럼 만드는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며 남해에 대한 애정을 듬뿍 전했다.

저작권자 © 남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