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의 탈정치화를 위해 올해부터 체육회장을 민선으로 하는 제도가 시행됨에 따라 각 지자체마다 체육회장 경선을 치러야 했다. 체육인들은 경선에 따른 후유증을 앓게 되지나 않을까 걱정했다. 다행히 남해군에서는 입후보예정자들이 사전 회동을 통해 후보단일화를 이뤄냄에 따라 경선 없이 첫 민선 체육회장을 세워내는데 성공했다. 반목과 대립 없는 체육회를 바랐던 체육인들의 바람이 입후보예정자들의 대승적 합의에 따라 이뤄진 것이다.  
민선 첫 남해군체육회장이라는 영원한 명예는 한 사람에게만 허용되는 것이었다. 그런 만큼 6인 입후보예정자들의 단일화 과정은 치열했다. 후보등록일 하루 전까지 이어졌던 후보단일화 논의에서 끝끝내 경쟁자들의 양보를 받아낸 사람은 박규진 씨였다. 지켜보는 사람들은 혹여 이들의 후보단일화 합의가 깨지지나 않을지 마음을 졸이기도 했다. 본지는 “단독입후보자 박규진 씨가 당선됐다”는 남해군체육회선거관리위원회의 발표 직후 당선인이 기다리고 있는 남해전기주식회사 사무실로 가서 인터뷰를 가졌다. 1958년 고현면 탑동에서 태어난 그는 남해전기주식회사를 든든한 반석 위에 올린 향토기업인으로서의 입지만큼이나 남해군축구협회와 고현면체육회를 이끈 체육인으로서의 입지도 크다. 필드에서 뛰어온 그의 이력이 민선 첫 남해군체육회장으로 설 수 있는 밑돌이 돼주었던 것이다.     <편집자 주> 

문)소감은
답)무엇보다 먼저 부족한 저에게 자리를 양보해준 다섯 분에게 깊이 감사드린다. 그 분들의 통 큰 양보가 없었다면 제게 기회가 오지 않았을 것이다. 제가 수행할 첫 민선 남해군체육회장직에는 경쟁했던 다섯 분의 공약까지 실려 있다. 후보단일화 논의과정에서 들은 그분들의 말씀도 실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늘 그분들과 상의하면서 가겠다는 약속을 드린다.

문)가장 힘들었던 고비는 
답)제가 과연 뜻을 품은 다섯 분들보다 잘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에 내가 먼저 양보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스쳐가는 순간이 많았다. 그럴 때마다 각오를 다시 다지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문)왜 꼭 체육회장이 되려고 했나
답)필드에서 뛰어온 체육인의 한 사람으로서, 체육회의 임원으로서 이 부분은 꼭 이렇게 고쳤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슴에 쟁여온 것들이 많다. 민선 체육회장제도 도입은 내 가슴에 쟁여온 그런 것들을 해결해나갈 수 있는 둘도 없는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외면하면 안 될 것 같은 소명감으로 다가왔다. 어쩌면 운명이라는 생각도 든다. 그래서 끝까지 버틸 수 있었지 않았나 생각한다.  

문)꼭 해낼 일들은
답)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본과제는 가맹단체들의 자치역량을 키워주는 일이다. 기획문서생산과 업무관리능력 향상, 종목대회유치와 수행능력 향상을 위한 가맹단체 사무국장 워크숍을 지속적으로 개최하고 그들에게 적으나마 활동비도 지원할 수 있는 길을 찾겠다. 각 가맹단체 산하 클럽별 활동도 활발하도록 독려하겠다. 그 선순환 효과로 각 종목단체가 엘리트 육성의 지속성까지 담보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도록 지원하겠다. 그러면 체육회를 바라보는 엘리트 부모들의 신뢰도가 크게 높아져 더 큰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이사회 운영을 보다 민주적으로 하고 이사회가 체육회 운영의 중심이 되도록 하며 이사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분과위원회를 구성해 집행력이 극대화되는 체계로 만들겠다. 
생활체육지도자들을 기초체력훈련분야와 전담종목분야로 나눠 팀을 짜기도 하고 엘리트 육성분야와 생활체육분야로 세분해서 짜기도 하는 등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을 그들 스스로 찾아서 하도록 독려하겠다. 동계전지훈련팀 말고도 사계절 대회를 유치하는 스포츠마케팅을 위해 행정과 협의·협력하여 대회유치위원회를 복원하고 역량을 배가해 지역경제활성화에도 심혈을 기울이겠다. 

더 구체적인 내용은 새로 구성되는 집행부와 논의한 후에 또 말씀드리는 기회를 마련하겠다. 우리 체육인들이 새로 출발한다는 마음으로 체육발전에 힘을 모아줄 것을 바라며 군민들도 성원해주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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