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소중하게 대하라’는 이 말을 들으면 우리는 흔히 가까운 사람을 제쳐두고 남에게 잘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기도 한다. 
그러나 내 부모, 배우자, 자녀, 직장상사·동료·부하, 친구 등 허물없는 이들에게 잘 하는 것을 우선순위로 두라는 뜻이기도 하다.
새사람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있는 사람 놓치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우리 속담에 ‘멀리 있는 사촌보다 가까이 있는 이웃이 낫다’는 말도 있다. 2500여 년 전, 중국 춘추전국시대 초(楚)나라에 섭공(葉公)이라는 제후(諸侯)가 있었다.
그런데 초나라에 문제가 생겼다. 백성들이 날마다 국경을 넘어 다른 나라로 떠나, 인구가 줄어들고 세수(稅收)가 줄어 들어 큰 걱정이 아닐 수 없었다. 초조해진 섭공이 공자에게 물었다. “선생님! 날마다 백성들이 도망을 가고 있는데 천리장성을 쌓아 막을까요?”
잠시 생각하던 공자는 “근자열원자래”이 여섯 글자를 남기고 떠났다. 가까이 있는 내 주위 사람들과 더욱 친하게 지내고, 작은 마음을 상대에게 배려 할 때, 큰 감동이 전해진다는 것이다.
아들을 가진 사람은 누구나 시어머니가 된다. 서울, 충정도, 전라도, 경상도 시어머니는 모두 시어머니 마찬가지다. 하지만 사람에 따라 역할과 기대가 사뭇 다르다. ‘갑’과‘을’처럼 사는 사람, 아들 가진 유세(有勢)를 하면서 평생 며느리에게 주눅 들게 하는 사람, 겉으로는 좋은 것 같지만 안으로는 그렇지 않은 사람, 그런가 하면 친 모녀처럼 지내는 사람, 며느리의 사랑과 존경을 받는 사람 등등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시어머니의 역할이 우선 중요하다. 
고부간(姑婦間)은 대단히 가깝지만 멀기도 하다. 하지만 고부간은 대단히 가까운 사이다. ‘근자열’로 더욱 가깝게 지내야 한다.
병원이나 식당, 혹은 좋은 주막이 멀리 있지만 잘하는 데 안갈 수 없듯이, 잘 치료하는 병원이 멀리 있고 음식 맛과 술맛이 좋으면 식객(食客)과 주객(酒客)은 멀리까지 찾아가게 마련이다. 이 말은 허물없이 이들에게 먼저 잘해야 찾아온다는 말과 같은 맥락이다.
좋은 기술과 좋은 재료, 오랜 단골, 저렴한 가격은 물론 맛집이든 아니든 손님은 저절로 찾아온다.
경험이란 많아질수록 선입견이 생기고, 남의 말을 귀 기울여 듣기가 어렵게 된다지만 경험자의 노력은 어떤 것보다 바꿀 수 없다. 
옛날이 지금보다 좋은 이유는 추억이라는 향수가 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한번쯤 생각난다. 
궁핍하게 살면 아무리 시끄러운 저자거리에 살아도 아는 사람이 없고, 부자(富者)로 살면 깊은 산속에 살아도 멀리서 친척과 지인들이 찾아온다는 것이다.
사실, 가까이 있는 사람은 잘 보지 못한다. 그리고 좋은 일을 해도 그러러니 하고 지나친다. 가까이 있는 사람들이 많은 도움을 주고 있는게 사실이다. 감사할 일들을 많이 하는데 그것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그래서 섭섭함을 만들어 주기도 하고  차갑다는 말을 듣기도 한다.
조금만 주위를 살피면 감사할 일들뿐이다. 깨닫게 해 준 사람들에게 감사하고 싶은 마음을 가져야 한다. 가까이 있는 사람에게 감사하는 것은 매우 기본적인 일이다. 하지만 그것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주위를 살펴보지 않더라도 일상생활에서 항상 감사할 일들이 있다. 이제라도 가까이 있는 사람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표현해야 할 때이다.
그런데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을 조심하라는 말이 있는데, 동전(銅錢)의 양면 같고 사람의 이중적(二重的) 모습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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