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고 쇠약해진 어머니의 모습을 보며 슬퍼했다는 중국 고사에서 유래하였다.

중국 한(漢)나라 말, 유향(劉向)이 편집한〈설화집說話集〉설원(說苑) 건본(建本)편에 나오는 이야기다. 효자(孝子)인 한백유(韓伯愈)는 어느 때 잘못을 저질러, 어머니가 아들의 잘못을 꾸짖으며 매질을 하자 울었다. 어머니가 “전에 매를 들 때는 울지 않더니 지금은 왜 우느냐?”고 물었다.
한백유는 “전에 매를 맞을 때는 언제나 그 매가 아팠는데, 지금은 어머니의 힘이 모자라 능히 저를 아프게 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울었습니다”라고 대답했다.
『타일 유득죄 (他日 有得罪) 이전에 제가 잘못하여 (매를 맞으면) 태상통 (笞嘗痛) 언제나 매가 아팠는데 금모지력 (今母之力) 지금은 어머니의 힘이 모자라 불능사통 (不能使痛) 전혀 아프게 하지 않습니다. 시이읍 (是以泣) 이런 까닭으로 울었습니다.』

어버이에 대한 지극한 효심으로 늙고 쇠약해진 어머니의 모습을 보고 슬퍼했다는 줄거리다.
동의어(同義語)로 ‘백유가 매를 맞으며 울다’라는 ‘백유읍장(伯兪泣杖)’과 ‘백유지읍(伯兪之泣)’이 있으며, 유의어(類義語)로 어버이의 은혜에 보답하는 자식의 지극한 효성인 ‘반포지효(反哺之孝:본보 16.5.20보도)’가 있다.
여기서 효도에 관한 고사성어를 살펴보면 ‘왕상리어(王祥鯉魚)’는 중국 삼국시대 위(魏)나라 때 왕상의 이야기로, 그의 어머니가 한겨울에 잉어를 먹고 싶다고 하자, 옷을 벗고 얼음 위에 누워 얼음을 녹여 잡으려고 하니 잉어 두 마리가 튀어나왔다고 한다.

중국 삼국시대 오(吳)나라 맹종(孟宗)이 한 겨울에 죽순(竹筍)을 먹고 싶다는 어머니를 위해 대밭에 갔다가 구할 수 없어서 울자, 갑자(泣竹)’. 공자의 핵심 제자인 자로(子路)가 등짐으로 쌀을 지고 백리(百里)까지 운반하여 그 운임으로 양친을 봉양했다는 ‘자로부미(子路負米)’. 초(楚)나라의 노래자(老萊子)가 일흔이 넘어서도 부모를 위해 색동옷을 입고 재롱을 부렸다는 ‘반의지희(班衣之戱)’. 조선시대의 문신 농암(聾巖) 이현보(李賢輔)도 일흔이 넘어 노래자처럼 부모를 즐겁게 해 드려 ‘때때옷 선비’라고 불렸다.

최치원(崔致遠)은 ‘난랑비문(鸞郎碑文)’에 화랑정신에 대해 묘사했는데, “집에 들어가서는 효도하고, 나아가서는 충성하라는 것은 공자의 말씀이다. 어떠한 죄라도 범하지 말고, 모든 착한 일을 힘써 행하라는 것은 석가여래(釋迦如來)의 교지(敎旨)이다”라고 했다.

고대 중국의 효가 이렇게 일찍이 우리나라에 전해졌으나, 사실 효란 인류 보편의 그것이지, 어느 한 사람의 주장이라 하기 어렵다.
어느 국가이든 ’부모에 효도하면 복 받는다‘는 진리는 만고(萬古)의 변함없는 사실임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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