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수확ㆍ판매할 시금치와 마늘의 파종 면적이 지난해에 비해 동시에 감소세로 나타났다. 2013년 이후 두 작물의 전반적인 면적 하락세가 계속되는 가운데 마늘 아니면 시금치로 전환하던 대체효과도 사라지고 감소세만 뚜렷하다. 시금치ㆍ마늘 재배면적이 감소하는 주요 원인으로 고령 종사자의 사망이나 휴경으로 인한 자연감소, 올해 두 작물의 가격 급락등으로 분석됐다. 고령 농업종사자의 인구구조를 청장년층으로 조정하는 쉽지 않은 과제도 있지만, 농산물 가격 급락을 저지할 수 있는 실질적인 수단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군내에서는 농산물 가격안정기금 조성 논의도 진행 중이지만 최근에는 전국적인 차원에서 마늘 등 작물별 의무자조금 구축 논의도 제기되고 있다.  
군의 조사에 따르면 시금치 파종면적은 지난해 965ha(4392농가)에서 911ha(4394농가)로 45ha(2농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읍면별로 일별하면 이동면이 53ha만큼 크게 감소한 반면 남면에서 25ha만큼 중폭으로 늘었으며 다른 읍면은 소소한 증감폭을 나타냈다. <표 참조> 

여기서 특이한 점은 시금치 재배면적이 큰 폭으로 줄어든 이동면의 9월과 10월의 고령자 사망률이 6명씩으로 평균사망율 수준인데도 비교적 시금치 면적 감소폭이 크게 나타났다. 남면에서는 오히려 고령자 사망자 수(10월 10명, 11월 6명, 평균 6명)가 많아도 시금치 재배면적이 늘었다. 시금치 재배면적 감소의 주 요인이 고령농업인의 사망수준만 반영된 것에 그치지 않고 연로한 체력 등으로 휴경하는 요인도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마늘의 경우 지난해 700ha(4522ha)에서 50ha가 줄어 650ha(4496ha)의 논밭에 마늘을 파종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동면과 설천면이 각각 13ha와 14ha만큼씩 줄었고 면적이 크게 오른 읍면 없이 전체적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이 해를 전후해 시금치 면적이 줄어들면 마늘 면적이 늘어나거나 그 반대 경향을 보이는 등 마늘과 시금치의 대체경작 효과가 나타나기도 했지만 지난 2018년 이후부터는 이런 대체효과도 없어지는 추세다. 

농산물 생산ㆍ출하량, 가격의 조절 방안 검토해야 할 시기

시금치와 마늘의 재배면적은 전반적으로 감소세이지만 이와 별개로 각 농산물의 생산량이 늘어날 수 있어 생산량 대비 가격 관계를 제어할 수 있는 방안과 대책에 대한 고민은 계속되고 있다.  
제조업의 부가가치 창출범위에 비해 시장을 통한 농산물 거래에서 농산물은 가격의 비탄력성 등으로 부가가치 증대에 일정한 한계를 갖고 있지만, 생산량 통제와 출하량 조절을 통한 시장 제어와 가격 조정이 불가능하지는 않다는 게 경제학계의 일반적인 인식이다. 

제조업 물품에 비한 농산물 가격의 비탄력성에도 불구하고 농업생산자들이 뭉치면 일정한 정도로는 농산물 수급량 조절을 통해 가격을 지지할 수 있다는 얘기다. 물론 정부에서도 다양한 제도로 농산물 수급량 조정과 가격안정화 정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개별 농가나 품목별 소득향상에 이바지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농업인 자신들과 지자체가 주체가 되어 농산물 출하량과 가격의 조절에 영향력을 확보하려는 시도들이 지자체 단위 농산물가격 안정기금과 농업직불제 개선 등이다. 최근에는 마늘 등 각 품목별 ‘의무자조금’ 마련에 대한 논의도 나오고 있다.    

마늘의 의무자조금 조성과 관련해, 전국적으로 마늘ㆍ양파 의무자조금 준비위원회가 결성돼 전국 각 시ㆍ군을 돌며 자조금 설명회를 개최하고 있다. 
한국농어민신문에 따르면 마늘·양파 의무자조금 준비위원회는 지난달 중순부터 오는 18일까지 지역을 돌며 각 시·군 담당자 및 농협, 농민단체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한 의무자조금 설명회를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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