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개봉한 ‘겨울왕국 2’에 남해 향우 2세가 슈퍼바이저로 참여해 화제다. 남해읍 출신 이진국 향우의 딸 이현민씨가 그 주인공이다. 세계적인 기업 디즈니에서 일하며 겨울왕국 작업에 참여한 이현민씨는 ‘겨울왕국 2’에서 안나 캐릭터를 담당했다. 현민씨의 아버지 이진국 향우는 남해금융조합 이사를 지낸 고(故) 이재옥씨의 차남으로 단양관광호텔 이환성 회장과 사촌지간이다. 이환성 회장의 장녀 수진씨도 시카고대학에서 미술학 박사학위를 받고 홍익대 교수로 일하고 있어 주변에서는 ‘예술가 집안’으로 불린다.

▪다음은 온라인으로 진행한 인터뷰 전문이다.

Q.어떻게 애니메이션 일을 시작했나요?

A. 어렸을 때부터 만화를 엄청나게 좋아해서 여러 만화책과 애니메이션에 푹 빠져 자랐어요. 특히 디즈니 애니메이션은 모두 챙겨보고, 따라 그리고, OST도 따라 부르곤 하며 좋아했어요. 어렸을 때는 막연히 만화가가 되고 싶다고만 생각했지 애니메이터라는 직업이 정확히 뭔지도 잘 몰랐었어요. 티비에서 하는 인기 애니메이션들을 보면서 만화가가 돼서 성공하면 내 작품도 저렇게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질 수 있을까, 디즈니 애니메이션 제작하는데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참여할 수 있을까 꿈만 꿨죠. 고등학교 때 부모님께서 제가 애니메이션을 제대로 배울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셔서 미국으로 유학을 보내주셨어요. 제가 고등학교 때만 해도 한국에는 대학에서 애니메이션을 전공할 수 있는 곳이 많이 없어 유학을 추천하셨어요. 미국에서 애니메이션으로 유명한 예술대학인 칼아츠(California Institute of the Arts)에 대해 알게 되었고, 칼아츠로 진학해서 애니메이션을 배우면서 “아, 내가 평생 진정으로 하고 싶었던 것은 애니메이터가 되는 것이었구나!” 하고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제까지 제가 좋아하던 모든 것이 모두 합체된 일이 바로 애니메이터의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된 후로는, 뒤돌아보지 않고 계속 그 길로 나아가게 됐죠.

Q.디즈니에서 일은 언제부터 시작하셨어요? 참여했던 작업들도 알려주세요.

A. 칼아츠를 졸업하면서 2007년에 애니메이션 인턴십으로 참여했습니다. 6개월 인턴십을 수료하고 바로 애니메이터로서 일을 하게 되었고, 그 후로 쭉 디즈니의 여러 장편과 단편 작품에서 애니메이션이나 캐릭터 디자인을 하면서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공주와 개구리(2008년), 곰돌이 푸우(2011), 페이퍼맨(2012), 주먹왕 랄프(2012), 겨울왕국(2013), 피스트(2014), 빅히어로(2014), 주토피아(2015), 모아나(2016), 올라프의 겨울왕국 어드벤쳐(2017) 등에 참여했습니다.

Q.디즈니에서 일한다는 건 어떤 느낌인가요?
A. 저를 포함한 직원 모두가 크나큰 자부심과 애정, 그리고 책임감을 느끼면서 일하는 것 같습니다. 대부분이 어려서부터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사랑해온 사람들이라, 저희가 어린 시절부터 훌륭한 작품들에서 큰 영향을 받아온 만큼 앞으로도 계속 그 전통을 이어나가고 싶다는 정신이 강하게 깃들어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모두 작품마다 엄청난 사랑과 정성을 쏟아 만들고, 서로서로에게 좋은 점들을 배우고 나눠서 다 함께 성장해 나가자는 의지로 일하고 있어요. 또 오래 계신 분들일수록 새로 시작하는 인재들에게 더욱더 아낌없는 지원과 조언으로 이끌어주시고, 누구나 동등하게 성공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점이 모두에게 크나큰 원동력이 되는 것 같습니다.

Q.겨울왕국 2는 관객에게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하는 영화인가요? 애니메이션 감독으로 참여하셨으니 주제 혹은 이 영화를 통해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으신가요?

A. 겨울왕국 2는 안나와 엘사의 더 성장한 모습과 함께 그들의 더욱더 깊은 내면과 과거, 미래를 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번 작품에는 안나 캐릭터의 애니메이션 슈퍼바이저로 참여했는데요, 2년 동안 겨울왕국2 안에서도 특히 안나의 모습, 행동, 표정 하나하나에 심혈을 기울여 준비했으니까 관객 여러분도 안나가 더욱더 힘차게 자신과 가족들을 지켜나가는 모습을 많이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Q.혹시 남해에는 가본 적 있으신가요? 남해에 대한 기억, 느낌, 사람 등 에피소드가 있으면 알려주세요.

A.저는 서울에서 태어나 자라서 남해에는 두 번 정도 밖에 가보지 못했는데요, 저희 부모님과 친척들이 오래전부터 많이 살아오던 곳이라 그런지 가도 그리 낯설지 않은 느낌이 들었어요. 언니랑 갔을 때 저희를 처음 보는 친척들이 모두 저희 아버지의 아이들이라고 너무나 반가워해 주셔서 아주 즐겁고 감사했습니다.

Q.애니메이션을 공부하고 싶어 하는 어린 후배들이나 남해분들께 전하고 싶은 말.

A.요즈음에는 만화, 영화, 미술, 음악 등 여러 가지 예술분야의 길이 그 어느 때보다도 다양하게 열려 있어서 그쪽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는 아주 좋은 때인 것 같아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일부가 되고 싶다는 꿈을 꿔 왔는데, 그런 꿈을 가지신 분들 모두 그 꿈을 포기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항상 실력을 키울 수 있도록 노력하고, 연습하고, 또 항상 배우는 자세를 잃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저와 비슷한 꿈을 가지신 후배님들 모두 언젠가는 함께 작업할 수 있기를 바라며 응원해 드리고요, 남해 계시는 많은 분들도 이번에 겨울왕국 2 많이 사랑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애니메이션 영화 ‘겨울왕국 2’의 슈퍼바이저 이현민씨가 지난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 3층에서 크리스 벅 감독, 제니퍼 리 감독, 피터 델 베초 프로듀서 등과 함께 국내 언론사 대상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안나 캐릭터를 총괄한 이현민 슈퍼바이저는 “안나 뿐만 아니라 모든 캐릭터들의 깊은 내면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저희에겐 안나와 엘사, 그 외 모든 캐릭터가 가족 같이 느껴진다. 그래서 잘 되길 바라고 가족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제작한다”고 밝혔다.

이어 “나는 (마법이 없는) 안나도 엄청난 능력자라고 생각한다. 엘사가 겉으로 드러나는 마법의 능력이 있다면, 안나는 그만큼 엄청나게 넓은 내면과 사람들을 사랑하는 포용력이 있다. 그것이 안나의 능력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영화에서 안나는 모험에 나서면서 보다 적극적인 태도를 지니고 있으며,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겨울왕국 2’는 숨겨진 과거의 비밀과 새로운 운명을 찾기 위해 모험을 떠나는 ‘엘사’와 ‘안나’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개봉 이후 관객들에게 유쾌한 웃음과 감동, 황홀한 OST를 선사하며 전 세대의 폭발적인 사랑을 얻으며 박스오피스 정상에 등극했다. 겨울왕국 6일만에 500만 관람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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