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너무나 짧고 아름다웠다. 젊은 날엔 왜 그것이 보이지 않았을까? (박경리, ‘산다는 것’中)” 통영으로 찰나의 문학 여행을 떠난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가을을 담고 문학을 담느라 분주했다. 

지난 26일, 화전도서관 문학기행의 장소는 ‘통영’이었다. ‘토영’이라 불리던 예향의 도시, 12공방과 장인으로 유명한 통영. 그곳에서 책을 좋아하는 독서모임 회원들은 청마 유치환의 사랑을 만나고 박경리 선생의 통찰과 존엄을 만났다. 박경리 작가가 들려주는 “존엄성은 바로 자기 스스로가 자신의 가장 숭고한 것을 지키는 것(파시 제1권中)”이란 목소리를 따라 내 안의 이야기는 무엇인가 돌아보는 시간이었다.

청마 문학관을 시작으로 박경리 기념관을 돌아본 후 서울에서 통영으로 귀촌해 출판사와 책방을 연 ‘봄날의 책방’ 정은영 대표를 만나 통영도서관에서 특강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정은영 대표는 ‘통영에서 8년, 로컬브랜드를 키우는 콘텐츠의 힘’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갔다. 

정 대표는 “문화기획 등의 일로 승승장구 하던 차 과로와 스트레스로 건강을 잃었다. 남편의 강력한 권유로 1년간 통영으로 내려와 강제 안식년을 가졌다. 싱싱한 음식과 자연이 주는 회복력으로 1년간 아무런 약 없이 건강해지는 나를 보며 통영에서의 정착을 진지하게 결심했다. 통영에서 뭘 할 것인가를 고민하다 출판사를 하자 결심했을 때 그게 가능 할까 걱정도 컸으나 문화 콘텐츠가 풍부한 통영이기에 다양한 주제의 책 만들기가 가능했던거 같다. 다만 지방에서 서울로 가게 하는 출판 유통 구조 구축이 무척 힘들었다. 그러나 다행히도 여러분의 도움과 관심으로 꾸준히 책을 만들 수 있었고 지칠 때마다 좋은 책으로 선정되는 행운으로 버티는 힘을 얻었다. 게다가 최근 책방 공간 또한 2019년 대한민국 공간문화대상에서 최우수상을 받게 되어 고마운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꾸준히 ‘기록의 중요성’을 설파했다. 그녀는 “너무나 가치 있는 지역의 자산과 콘텐츠들이 기록되지 않은 채 사라지고 있다는 게 안타깝다. 남해에서 잊혀지면 안될 자산은 무엇인지 생각해보길 바란다”며 “기록과 동시에 소통의 과정이 절실하고, SNS를 십분 활용해 개개인 모두가 발신자가 되어 샘나서 남해로 오고 싶도록 만들자”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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