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시20수를 쓴 약천藥泉 남구만南九萬은 조선중기 문신이며 서예가이다. 인조7년 숙종37년(1711)에 83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자는 운로雲路 호는 약천藥泉이고 의령宜寧인이다. ‘동창이 밝았느냐 노고지리 우지진다’는 시조로 유명하다. 이 영유시 20수를 서현 신갑남 서예작가의 필체로 만나본다.  

 

‘본초강목本草鋼木’ 에 이르기를 “유자는 위胃 속의 나쁜 기운을 없앤다” 하였으니, 그 性가 훌륭함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지금 이 지방 사람들의 말을 들으니, “습담濕痰을 제거하고 장기를 이기는 데 유자보다 더 좋은 것이 없다” 고 하였다. 이것을 가지고 미루어보니, 하늘이 물건을 낼 때에 반드시 서로 도와주고 서로 제재하는 것이 있어서 이 지극한 곳에는 유익함이 따르고 해害가 시한 곳에는 이롭게 하는 것이 있었다. 털이 많은 담비와 털이 푹신푹신한 살쾡이가 매우 추운 지방에서 생산되어 사람들이 이것을 얻어 추위를 막을 수 있고, 야자와 빈랑이 매우 더운 지방에서 생산되어 사람들이 이것을 힘입어 더위를 풀 수가 있다. 
지금 장독이 있는 지방에 도 이처럼 건강에 유익한 진귀한 과일이 있으니, 어찌 우연이겠는가. 이에 감동함이 있어서 부질없이 또 한 번 읊조린다.

(반도해외고래지) 바닷가로 반도 가져오기 어려운데
(자유원중호실피) 절로 동산 가운데에 좋은 열매가 있다오
(격치청천경척위) 치아에 닿으니 깨끗한 샘물로 위를 씻어내는가 놀랍고
(손후향무암자기) 목구멍에 삼키니 향기로운 안개 살 속에 은은히 배어드네
(가명이재신농필) 아름다운 이름은 신농의 기록에 실려 있고
(묘용금문채약사) 신묘한 쓰임은 채약하는 사람에게 들었노라
(필사장향생차물) 장독이 있는 지방에 이 물건 자라게 하였으니
(천심잉가인자시) 하늘의 어진 마음 이때에 알 수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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