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의 끝자락에 마시는 차가운 맥주야말로 삶이 우리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인지도 모른다.” 우리에겐 친숙한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맥주예찬이자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 예찬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남해읍에도 맥주로 만나는 소확행 가게, 네코나매 수제맥주집이 있다. 이곳은 고서연, 이뉴미 두 친구가 운영하는 청년상인점포 4호점이다. 낯가림이 심한 서연 씨 몫까지 뉴미씨가 들려주었다.
<편집자주>

■‘네코나매’ 라는 이름의 청년상인점포를 설명해달라 =
우선은 다양한 수제맥주의 세계가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고, 수제맥주 마니아들과의 연결 공간을 갖고 싶었다. 가게 이름에 대해 묻는 분들이 많은데 네코는 일본어로 고양이란 뜻이고, 나매는 ‘남해’를 부르는 말이다. 고양이와 남해, 현재 제 삶을 보여주는 말이기도 하다. 본디 부산토박이였으나 남해 청년상인점포 지원사업을 알게 되면서 자연스레 이곳에서 창업을 생각하게 되고 귀촌으로까지 연결이 되었다. 또 다른 가족인 반려묘들도 같이 이사 오게 되었다. 옛 남산횟집 자리에 가게 터를 잡고 운 좋게 건물 2층에 살 터전까지 꾸릴 수 있게 돼 일터와 삶터가 이어졌다. 바램 같아선 풀어놓지만 않으면 반려묘, 반려견도 함께 할 수 있는 맥주가게를 만들고 싶단 소망도 있다.  ‘부어라, 마셔라’ 대신 이야기가 머물고, 밝음이 머물고 여러 아이와 동물도 같이 쉬다 갈 수 있는 편한 공간으로 만들어 가고 싶다.

■청년상인점포사업으로 인테리어 지원금을 받는다 해도 귀촌까지 하기가 쉽지는 않았을 터, 남해와의 인연에 대해 말해달라 =
2017년 여름, 남해여성능력개발센터에서 했던 ‘수제맥주만들기’ 강사활동이 첫 시작이었다. 본래 수제맥주에 입문하기 전엔 ‘커피나 홍차’ 등 식음료에 푹 빠져있었다. 카페 음료개발부서에서 일하고 그 후 카페 컨설팅 일을 하다가 제 카페를 갖고 싶어 내 가게를 갖기도 했다. 그러다 카페쇼 참가 등 잦은 출장길에 우연찮게 서울 맥파이를 통해 수제맥주에 빠지기 시작했고 ‘수수보리’라는 수제맥주 아카데미 활동을 통해 맥주 제조가로 거듭났다. 
뭘 좋아하면 푹 빠지는 나인지라 커피나 홍차에서 자연스럽게 맥주로 넘어가게 되었다. 남해에서 해온 수제맥주 만들기 수업은 ‘남해에서 살아봐도 괜찮겠다’는 계기를 주기에 충분했다. 그 수업 때 만난 소중한 인연들이 지금 든든한 남해의 인연으로 지인으로 남았다.

■이주해온 한 청년으로서 남해살이는 어떤지 =
남해는 뭔가 유럽같다. 프라이드가 굉장히 높아 보여 빠리지앵 같기도 하고, 가게 문도 빨리 닫고 휴일에 문 닫는 가게도 많다. 나는 남해인들의 워라밸(work-life balance의 줄임말, 일과 개인이 삶 사이의 균형) 수준이 높아 보이는 점이 특히 좋다. 저녁이 있는 삶이랄까, 요즘 청년들은 그 무엇보다도 자기만족에 집중하면서 산다. 무엇보다도 자연이 예쁘다는 게 참 좋은데 단 하나만 꼽자면 불편한 교통문제다. 남해가 참 놀기 좋고 갈 곳 많은데 정작 남해에 사는데도 뚜벅이 신세다 보니 대중교통의 배차간격이 너무 길어 남해를 놀러 못 다니는 게 괴롭다. 섬에 갇힌 느낌이랄까. 헐스밴드도 가고 싶고 초록스토어도 가고 싶은데 자차가 없으니 못 간다. 정작 남해에 사는데 남해를 못가는 아이러니랄까. 

■기존 맥주에서 맛볼 수 없는 수제맥주가 기대된다 =

현재 가게엔 총 8개의 탭이 있다. 최소 8가지의 수제맥주는 맛볼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야생효모를 넣어 한번 더 발효시킨 와일드 비어도 있고 사우어 비어라고 신맛이 강한 맥주, 홉향이 강한 맥주도 있다. 아직까지는 수제맥주에 대한 문턱이 높은 것 같아 기다리는 중이다. 혼맥러, 책맥러 모두 다 환영이다. 월~금까지는 저녁 6시부터 마지막 주문은 밤 12시로 받고 있으며 토요일은 낮맥러들을 위해 오후3시부터 열어볼까 한다. 12월 1일 정식오픈전까지 맥주와 안주는 조금씩 변동이 있을 것 같다. 많이 사랑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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