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산물가격 등락으로 인한 충격을 줄이기 위한 농산물 가격안정기금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됐지만 진행은 마늘기금 재원을 조달할 것인지, 별도로 마련할 것인지를 두고 진전없이 더디기만 하다. 사진은 지난달 10월 11일 마늘명품화기금 운용심의위 장면
▶ 농산물가격 등락으로 인한 충격을 줄이기 위한 농산물 가격안정기금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됐지만 진행은 마늘기금 재원을 조달할 것인지, 별도로 마련할 것인지를 두고 진전없이 더디기만 하다. 사진은 지난달 10월 11일 마늘명품화기금 운용심의위 장면

시금치를 비롯해 남해 농산물의 심한 가격 등락폭을 줄이고 비교적 안정적인 생산ㆍ소득 여건 마련을 위한 방안으로 출하량 조절을 위한 산지폐기나 하락가격 보전을 지원하는 ‘농산물 가격안정기금’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기금의 재원 조달방안을 놓고 이견이 있어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농산물 가격안정기금 조성을 위한 논의는 지난 10월 11일 마늘명품화기금 운용심의위에서 공식 논의되기 시작했다.

군에서는 마늘명품화기금의 재원을 가져와 ‘농산물 가격안정기금(이하 농안기금)’으로 새롭게 조성하고 남해의 주요농작물인 마늘과 시금치 등을 포함해 일괄적으로 운용하자는 입장을 기조로 조례안 마련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농업인들 사이에서는 군과는 다른 입장을 나타내고 있어 조율 과정을 거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관련해 지난 14일 새남해농협 시금치 초매식에서 류성식 조합장은 “농가에서 시금치 등 농산물 판매로 최저임금 수준에 준하는 소득을 얻기 위해서는 농산물의 산지폐기 등 출하물량 조절과 계약재배 활성화 등을 원활하게 운용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며 농안기금 제도 조기정착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군에서도 기본적으로는 농안기금 등 농산물 생산ㆍ출하와 유통의 안정을 위해 최저가격 보장과 출하물량 조절 등의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데는 공감하고 있다. 군의회에서도 군행정사무감사에 대한 의견 발표에서 이 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농안기금 재원 조달, 어떻게 할까, 의견 차이 

하지만 지난달 마늘명품화기금 운용심의위에서 드러난 것처럼 새롭게 만들어질 농안기금 재원으로 마늘명품화기금을 가져와서 쓸 것인지, 아니면 농안기금 재원을 예산에서 별도로 만들 것인지를 두고 농업인 측 입장과 군행정이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명품화기금 심의위에서 농업기술센터 김재철 소장은 농민들의 의사와 여론을 반영하는 ‘농산물 가격안정기금(이하 남해 농안기금)’ 조성안 마련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남해농안기금이 만들어지면 마늘명품화기금은 폐기하고 그 재원을 농안기금 재원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제기한 바 있다. 김재철 소장은 “앞으로 안을 만들고 더 많은 논의를 거치겠지만 기본적으로 농안기금을 만들면 마늘명품화기금의 재원을 가져온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농안기금 안에 마늘도 포함시키면서 폭을 넓혀 주요 농산물에 이를 적용하는 방향으로 생각한다”는 입장을 말했으며, 군에서는 마늘명품화기금을 유지하면서 농안기금을 새롭게 만든다는 것은 어려운 군 재정 형편상 어렵다는 것이 주된 입장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농업인들의 시각은 군의 이런 입장과는 조금 다르다. 농안기금의 필요성은 수용하지만, 마늘명품화기금을 존치시키면서 별도로 농안기금을 조성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남은 마늘명화기금 56억원 가량을 어떻게 분할하든지와 상관없이 남해의 주요농작물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마늘산업을 유지ㆍ개선시키기 위해 마늘명품화기금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따로 농안기금 조례 제정과 재원 조달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군내 마늘 관련 농가와 단체들은 “현재 군이 농안기금 가격안정제를 추진 중인 것은 잘 안다. 하지만 마늘기금의 재원을 가져다 농안기금 재원으로 충당하는 것은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남해마늘산업을 더 튼튼하게 만들기 위해 더 보강해야 할 것, 해야 할 일이 많다.”는 입장이다.   

마늘명품화 기금 유지와 존속 문제와 관련해 객관적인 입장에서 원천 재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하는 입장도 있다. NH농협남해군지부 고원오 지부장은 마늘명품화기금 운용심의위에서 밝힌 입장대로 “마늘을 ‘명품화’한다는 것의 정의와 이에 따른 재정계획, 예산투입, 사업실행과 평가, 검증의 과정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종구갱신과 기반조성 등 마늘명품화기금 목적대로 10년 이상 투자했는데 어떻게 진행되는지 정확한 평가가 없다. 명확한 지표와 성과 계획, 검토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마늘과 시금치를 아우르는 농안기금 조성을 위한 재원을 마늘기금에서 가져 올 것인지, 새롭게 조성할 것인지, 아니면 마늘기금을 분할해서 진행할 것인지, 그것도 아니면 일반예산의 마늘산업 지원항목을 상례화할 것인지 등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모색과 협의 과정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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