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기로 빚어내는 자연 그대로를 쏙 닮은 김용태·이다현 부부
옹기로 빚어내는 자연 그대로를 쏙 닮은 김용태·이다현 부부
  • 강영자 기자
  • 승인 2019.11.11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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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택 시인의 동생, 김용태 옹기장이 지은 ‘진메옹기’ 작업장, 최근 새단장해서 재개
‘발 물레’ 로 자연과 가장 닮은 옹기 빚고 쇠공예와 테라코타 및 인테리어 소품도 선보여

진강 시인으로 익숙한 김용택 시인의 동생이 옹기를 빚는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는가.
이곳 보물섬 남해군 평현마을 나지막한 마을 선산에 김용택 시인과 그의 동생 김용태 옹기장이의 고향인 임실군 진메마을 이름을 딴 ‘진메옹기’ 작업장이 살포시 숨겨져 있다.
그곳에 가면 순하고 맑은 눈빛이 닮은 김용태, 이다현 부부를 만날 수 있다.
전북 임실군 진메마을이 고향인 김용태 씨와 남해읍 평현마을이 고향인 이다현 씨는 김용택 시인의 소개로 인연이 이어져 1997년 부부의 연을 맺었다.
책을 좋아하고 시를 좋아하던 문학소녀 이다현 씨가 김용택 시인의 글에 반해 여자 셋이 무턱대고 떠난 문학기행에서 김용택 시인은 ‘흙을 만지는 농부와 살겠다’는 다현 씨가 자꾸만 눈에 들어왔다. 그해 겨울 ‘흙’으로 옹기를 빚는 동생 김용태 씨를 만나보길 권하며 오작교 역할을 자처하고 나선 이가 김용택 시인이다.
그렇게 김용태, 이다현 두 청춘은 소복이 쌓인 하얀 눈길을 걸으며 나누었던 책 이야기, 영화 이야기, 작가와 자연 이야기에 그만 마음이 눈 녹듯 풀어져 버렸다. 임실과 남해, 흙과 물이 만나 ‘진메옹기’라는 진짜배기 옹기를 빚어 가는 지고지순한 삶이 시작된 것이다.

옹기를 이어가는 삶이 녹록치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옹기는 가장 자연에 가까운 그릇이다. 우리네 흙에다 나무 타운 재를 유약으로 사용해 구워낸 그릇, 흙에서 시작되어 쓰임이 다해 돌아갈 때도 흙으로 가는 자연과 가장 닭은 우리네 그릇이다. 하지만 전통이라는 허울 뒤에 ‘옛것’이라는 뒷방 늙은이처럼 취급되는 안타까움이 묻어있는 그릇이기도 하다. 하지만 옹기는 숨을 쉬고 있다. 숨 쉬는 그릇 옹기의 명맥은 이처럼 차마 그 손을 놓지 못하는 이들의 손길 덕분에 이어올 수 있었다. 그러나 옹기로 먹고 사는 일은 녹록치 않았다. 2001년 평현마을에 작업장을 내고 의욕적으로 옹기를 빚었지만 산업화와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 속에 더 가볍고 더 값싼 그릇은 넘쳐났고 옹기의 가치를 아는 이는 줄어갔다. 이제는 어엿한 대학생이 된 딸과 고교생 아들, 두 아이를 공부시키고 생활하기엔 힘이 부쳤을 터, 어쩔 수 없이 옹기와 멀어지기도 했다. 건설현장으로 나가 생활고를 우선 해결해야 하는 시기를 거쳐 그럼에도 불구하고 옹기를 포기할 수 없어 군산에서 공방을 열어 옹기를 팔던 시절도 있었다. 힘든 한때는 ‘그때 그 겨울 눈길을 걷지 말았어야 했나’하는 회한에 젖기도 했던 부부. 그러나 다시 부부를 하나로 이어준 건 변치 않는 온기를 품은 옹기였다. 
인간과 가장 맞닿아있는 이 온기, 옹기를 아내의 품 같은 평현마을 선산 작업장에서 다시 시작해보자 결심했다.

세상하고 타협되지 않는 ‘옹기’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삶
옹기는 흙으로 빚는다. 흙을 치대고 치대고 또 치댄다. 당연히 힘이 든다. 온 힘을 다해 흙과 씨름을 벌인 뒤 발로 물레질을 하며 모양을 잡아간다. 집중하지 않으면 쉬이 무너진다. 그러나 새벽부터 일어나 작업장을 찾아 묵묵히 흙과 생활하다 보면 어느샌가 하루가 충만해진다.
우리 안에 존재하는 유년시절의 장독대 추억처럼 차마 놓을 수 없던 옹기, 옹기의 무엇이 그리도 좋았을까. “이상하게 놓지를 못하겠더라. 옹기를 보면 마음이 편안해지면서 참 애착이 갔다. 사람한테 무해한 옹기를 차마 포기할 순 없었다. 자연에서 시작해 자연으로 돌아가는 인간의 순환과 닮았기에 어려운 길이어도 걸어가야 하지 않나”싶었다는 김용태 씨. 세상은 자꾸 바뀌고 있고 세상하고는 타협이 안 되는 ‘옹기’를 만들며 짬짬이 쇠공예 작품을 만들고 테라코타도 빚고 있다. 직접적인 식재료인 간장이나 고추장 등을 담는 장류 용기나 주전자, 그릇 등 생활옹기뿐 아니라 테이블과 의자 등과 인테리어 소품도 꾸준히 찾는 이가 많아 요즘엔 작업장에 활기가 돈다. 흙 만지며 직접 밥그릇과 찻잔 등을 만드는 옹기 체험도 진행하고 있으며 실제로 생활옹기를 배우고 싶은 사람을 위한 주1-2회 수업하는 ‘생활옹기 수강생 모집’도 받고 있다고 한다. 아내 이다현 씨는 “좋은 옹기에서는 맑은 소리가 난다. 옛날엔 악기로 사용할 정도로 옹기의 소리는 맑은 울림이 있다. 이처럼 우리 몸에 좋고 자연에 가장 가까운 그릇인 옹기에 대한 관심이 이어지길 바랄 뿐”이라며 앞으로는 “남해 화전문화제 뿐 아니라 전주나 구례, 진주 등지에서 열리는 문화 마당에 ‘진메옹기’를 자주 선보일 예정”이라며 반가운 소식을 전했다. 옹기와 함께 꽃과 나무, 자연을 사랑하는 두 사람은 진메옹기 작업장 근처로 수국을 한가득 심어두었다고 한다. 누구라도 마실길 걷듯 진메옹기를 찾아준다면, 우리네 소중한 문화가 또 하루 더 옹골차게 이어지는 길이 되어줄 것이라 믿는다.  

※진메옹기 작업장 주소는 <남해읍 평현로 29-30>생활옹기 수업이나 옹기 관련 연락처는 아래와 같다.

m.010-8377-3641(김용태 장인)/ 010-4870-3641(아내 이다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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