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롭고 평화로운 분위기 속의 대화, 힘들고 지칠 때 위로의 말 등을 일컫는 성어이며, 노변담화(爐邊談話)라고도 한다.
시골 마을 정자나무 밑에는 촌노(村老)들이 한가로이 둘러앉아 담소(談笑)를 나누는 모습은 신선(神仙)이 따로 없어 보인다. 간간이 터져 나오는 웃음소리에서 바로 ‘노변정담’ 의 얘깃거리가 보이는 듯하다. 이런 풍경은 세상 어떤 근심도 한순간에 녹여내는 힘이 있고 어떤 ‘위로의 말’보다 더 큰 위안이 된다.
미국의 32대 대통령이자 미국 최초의 4선 대통령(1933~1945)인 프랭크린 루즈벨트(Franklin D Roosvelt) 대통령이 토론 형식의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와 마치 난롯가에서 환담하듯 자신의 정책을 피력 한데서 이러한 이름이 붙어 졌다고 한다. 내용은 주로 대공항(大恐慌) 시기의 미국의 정치·경제문제에 대해 대통령의 견해를 얘기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방송의 핵심은 마치 이웃집 아저씨가 화롯가에 앉아 얘기하는 듯 친근하게 접근한다는 점이다.‘노변정담’은 모두 28차례 진행됐으며, 거의 황금시간대에 방송하는 30분짜리 프로그램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모두 최고의 청취율을 기록했다고 한다.
라디오의 정치적 활용인 루스벨트의 ‘노변정담’이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라디오의 황금기라는 시대적 배경이 자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루스벨트가 대통령직을 수행한 1930년대는 경제대공항 시기였다.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고 경제적 어려움에 시달렸다.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루스벨트의 목소리는 라디오에 안성맞춤 이었고, 화롯가에서 이웃과 대화하는 방식은 대통령의 정치연설이기보다는 친구와 나누는 대화 같은 느낌으로 국민들에게 다가갔다.
국민에게 직접 라디오를 통해 호소한 정담, 불황을 극복하기 위한 뉴딜(New Deal)정책을 국민에게 약속함으로써 대통령에 당선되었는데, ‘노변정담’과 같은 프로그램을 통하여 국민에게 소신있게 전달하는 기회를 잘 활용, 그의 다정한 음성과 힘찬 어조(語調)는 국민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고, 많은 여론을 환기(喚起)시키면서 그의‘노변정담’시간은 세계적인 관심을 모았다. 당시 라디오는 세상과 개인을 이어주는 유일한 매체였기 때문에 집중도가 높았고, 소박하고 진솔하게 전달되는 대통령의 대화는 국민에게 설득하는 데 큰 효과가 있었다.
결국 루즈벨트는 경제공항을 극복하고 제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끈 미국 대통령으로서 유일하게 4선을 기록했다. 이후 루스벨트의 ‘노변정담’은 매스 미디어(mass media)의 영향력을 언급할 때 중요한 사례로 회자(膾炙)되기도 했다.
정치학적(政治學的)으로 보면 이는 라디오를 통한 여론조작(與論操作)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노변정담’과 같은 대통령의 라디오 방송이 2008년 우리나라에서도 부활했다. KBS가 청와대와 협의 아래 이른바 〈대통령 라디오 주례방송週例放送〉을 2008년 11월부터 격주로 방송했는데, 방송이 시작되면서 일방적 홍보방송, 반론권(反論權) 등의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으며, 이어 2012년 10월에는 주례방송 특집을 KBS-TV를 통해 방영하면서 관제방송(管制放送) 논란이 가열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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