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를 사귈 때 손익(損益)을 따진다면 삭막하다. 서양 격언에‘우정(友情)은 기쁨을 배가하고 비애(悲哀)를 나눈다’고 했다.
물론 핏줄이 달라도 그 이상으로 서로 돕는 우정은 동양에서 효(孝) 이상으로 그만큼 중시해 왔다.
매우 다정하고 허물없고 목숨도 내놓을 정도로 생사(生死)를 나눈다는 우정에 관한 고사성어는 관포지교(管鮑之交:본보13.9.27보도), 문경지교(刎頸之交), 수어지교(水魚之交:본보15.9.11보도), 죽마고우(竹馬故友), 막역지우(莫逆之友), 지란지교(芝蘭之交) 등 수없이 많다. 그 중에서도 친구를 위하여 목숨을 내놓는다면 이보다 더 큰 사랑은 없을 것이다.
공자(孔子)는 사귀면서 도움이 되는 익자(益者)와 세가지 벗 삼우(三友)라고 했다.
중국 논어(論語)〈계시편季氏篇〉에서 유래하였다. ‘서로 사귀어 이롭고 보탬이 되는 친구로는 정직한 사람, 성실한 사람, 견문이 많은 사람과 사귀면 유익할 것이다’라고 했다.
반면 편벽(偏僻)한 사람, 위선적인 사람, 아첨을 잘하는 사람을 벗하면 해롭다고 했다.
세상에 대처하는 지혜를 담은 ‘계시편’이외에도 세 가지로 요약한 것이 많이 나오는데, 적당한 예의와 칭찬하기, 현명한 친구가 많아지는 것을 좋아하는 유익한 세 가지 익자삼요(益者三樂)가 있고, 반대로 교만 방자하고 무절제하게 놀기, 먹고 마시기만 좋아하는 해로운 것. 세 가지 손자삼우(損子三友)가 있다.
또한 군자(君子)가 경계해야 할 군자삼계(君子三戒), 군자가 두려워 하는 세 가지 군자삼외(君子三畏 )등도 함께 나온다.
사귀기 전에 어떻게 도움이 될지 따지면서 친구를 나누기는 어렵다. 어떻든 자기가 진심을 가지고 사람을 대하면 대체로 무난하지 않을까? 이로움이 있으면 모이고, 이익이 없으면 외면하는 단지 이익만을 추구하는 사귐의 ‘시도지교(市道之交)’밖에 안된다.
외국인의 눈에 비친 한국인의 단점의 모습은 첫째, 미래지향적이지 못하고 과거지향적이라고 한다. 사람이 모이면 앞으로의 계획은 없고, 군대(軍隊)이야기, 지나간 정치이야기 등으로 시간을 보낸다는 것.
둘째, 핑계를 너무 댄다. 무슨 잘못이 있으면 솔직한 자기반성과 뉘우침 없이 윗사람 또는 아랫사람에게 책임을 전가한다는 것.
셋째, 인간관계에서 질 줄 모른다는 지적이다. 타협과 양보에 인색해 이기려고 하는 흑백논리에 집착한다는 것.
넷째, 심지 않고 거두려는 공짜 심리가 강하다는 것. 맞는 말이다. 우리가 익히 듣는 말 가운데 한국인들은 공짜라면 양잿물도 마신다는 말이 실감이 난다.
외국인들이 우정의 마음을 품고 알려준 말에서 우리는 스스로 반성하며 겸손히 자신을 돌아보고 마음의 자세를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외국인의 순수한 우정을 생각해 ‘익자사우(益者四友)’라는 성어는 어떨는지?
세상을 살아가면서 수많은 사람을 만나지만, 만나는 모든 사람과 우정을 모두 친구가 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처음 만나서부터 지나친 호감을 표시하거나 우정 운운하는 사람은 주의해야 할 것 같고, 초면에 아첨하느라고 꾸며대는 말과 보기 좋게 꾸민 얼굴빛의 ‘교언영색(巧言令色:본보`16.9.23보도)’하며 쉽게 다가오는 사람도 물론 경계대상이 아닐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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