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충남 남해군수와 박종길 남해군의회 의장이 지난 17일 함께 새 군청사 신축 위치를 현 청사 부지를 확장하는 방안으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남해군의회 의원들 전원과 청사신축추진위원회 위원들이 배석했다.
남해군과 남해군의회는 공공갈등의 요인이기도 한 이 문제를 매듭짓기 위해 청사신축추진위원회를 구성해 논의를 맡기는 방법을 선택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군과 의회는 협의를 거쳐 남해군청사신축추진위원회 설치운영조례를 제정했다. 

이에 따라 지난 6월 18일 25명의 위원으로 구성된 청사신축추진위원회(위원장 노영식 부군수)가 발족했다. 청사신축추진위원회는 8월말까지 집중적인 토론을 거쳐 단일안 또는 복수안을 정해 군수에게 제시하기로 했다. 위원회는 첫 번째 회의에서 그 이전의 여론수렴과정을 통해 실현가능성이 낮은 안들을 제외시키고 ▲현 청사부지를 확장하는 방안 ▲남해유배문학관부지로 이전하는 방안 ▲공설운동장을 다른 곳으로 이전하고 그곳에 군청사를 짓는 안 세 가지 방안으로 압축하고 다음 차순 회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이후 청사신축추진위원회는 8월 29일 청사 신축 대상지를 결정하기까지 모두 5차례의 회의를 개최했다.

2차 회의는 전문가를 초청해 새로운 청사의 트렌드를 알아보는 기회를 가졌다. 특강을 맡은 사람은 경상대학교 도시공학과 안재락 교수였다. 그는 새 청사는 지역주민의 삶과 밀착하여 일상생활을 지원하는 생활서비스의 거점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가장 강조하면서 최근의 여러 도시들의 사례들을 보여주었다. 추진위원들은 안재락 교수의 강의에 크게 공감하는 분위기였다.    
3차 회의는 남해군과 비슷한 규모지만 새 청사문제를 앞서 해결한 지역들을 찾아가 그들의 경험을 알아보는 현장견학으로 열렸다. 지역언론사 3사의 대표들도 청사신축추진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어 필자도 이 때 현장견학에 참여했다. 

특히 옛 읍 성터에 새 청사를 짓기로 결정한 해남군의 사례는 우리 남해군과 사정이 거의 유사했다. 해남군 사례에선 매장문화재가 발굴되더라도 이를 뛰어넘을 수 있다는 것과 주민의 토지를 공공용으로 수용하는 절차를 거쳐서라도 편입 부지를 확보해낸 경험담을 들었다. 
그 이전까지 매장문화재가 발굴되면 어찌될지 알 수 없다는 논리가 가진 두려움, 군청사가 주민의 토지를 강제로 수용할 수도 있다는 경험담은 추진위원들이 가진 가장 기본적인 의문을 해소해주는 근거로 작용했다.     
이어진 견학, 도심 외곽으로 청사를 옮긴 임실군의 사례에선 추진위원들은 구도심은 공동화 되지만 새 청사 주변은 상권이 형성되지 않고 있는 현실을 직접 살펴보면서 남해읍 구도심의 공동화 우려가 가진 걱정에 대한 답을 찾기도 했다.  
필자가 판단하기에 8월 29일의 최종회의에서 25명의 위원 중에 23명이 현 청사 부지를 확장하는 방안을 선택한 결과를 놓고 보면 이 때 현장견학이 추진위원들의 판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한다. 
이후 토론과정에서 추진위원들 중 많은 이가 외곽이전방안에 찬성하는 의견을 가지고 들어왔는데 토론을 통해 내 스스로의 판단이 바뀌었다고 토로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지난 17일 군 청사 신축대장지 결정 기자회견장에서 “어떻게 23대 1일라는 압도적인 의견차이가 나올 수 있느냐”는 질문이 나왔다. 
이에 대해 추진위원장인 노영식 부군수는 “우리 위원들은 책임성을 다하기 위해 의원들이 기명을 하고 자신의 의견을 제시했다”면서 “우리도 그런 결과를 보고 놀라워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대답했다.
이 부분에 대해 장충남 군수는 “압도적인 다수의 위원들께서 부지보상 협의 및 문화재 발굴조사 등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래도 남해군의 미래와 남해군민의 이익을 위해서는 현 부지가 최선의 대안이다는 결론을 주셨습니다. 공정한 과정, 합리적인 토론을 거쳐 단일안을 주셨습니다”라고 언급하면서 “그러한 청사신축추진위원화의 충정을 존중해서 남해군과 남해군의회는 현 청사 부지를 확장해 청사를 건립하기로 최종 결정했습니다”라고 밝히고 있다. 

앞으로의 일정은 

이제 청사부지가 결정되었지만 앞으로 새로운 청사가 건립되기까지는 많은 과제가 남아 있다. 
새로운 남해군 청사에는 어떠한 기능이 포함되어야 하는지. 어떤 모양으로 지어질 지에 대해서 폭넓은 의견과 토론이 필요하다. 청사신축추진위원회는 앞으로 이러한 의견을 수렴하고 토론하는 역할을 계속하게 된다. 
장충남 군수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새 청사의 비전을 “가장 남해다운 군민의 공간, 남해의 새로운 랜드마크, 남해를 찾는 사람들이 꼭 가보고 싶어 하는 문화자산”이라고 제시했다.  
올 연말까지 남해군은 공공건축물 리뉴얼사업 주무기관인 LH공사와 함께 청사신축 기본구상 및 타당성용역을 마무리하고, 군 관리계획 상 청사부지로 편입될 토지에 대한 도시계획시설을 결정하고, 공유재산관리계획 변경 안에 대한 의회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가장 큰 문제는 매장문화재 발굴과 관리에 관한 절차를 순조롭게 밟는 것이며, 편입 토지 주들과의 매입협의를 잘 진행하는 것이다. 이 두 가지 난제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해결하느냐에 따라 착공시기가 결정되게 돼 있다. 공사기간은 약 18개월 가령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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