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범두 천도교 교령
송범두 천도교 교령

존경하옵는 60만 남해 가족여러분, 그동안 건강하시고 보람되고 행복하온지요? 천지만물의 은혜로운 조화로 맞이하는 민족고유의 명절인 추석 한가위를 맞아 뜻하심이 만사여의 하시기를 기원 드립니다.
문득문득 생각나는 내 고향 남해, 함께했던 많은 분들이 생각나는 것은 인지상정이겠지요. 노는 땅, 노는 사람 없이 열심히 살아야 함을 가르쳐 준 곳, 유자 치자 비자향기 품은 아름다운 곳, 아끼고 서로 나누어야 된다며 보리개떡 하나도 담 너머 이웃과 함께 나누웠던 곳, 그런 곳에서 자란 우리 남해인들은 존경받고 축복 받아야 할 분들입니다.
자연과 사람이 존중받는 내 고향 남해, 그래서인지 남해는 그 어느 지역보다 동학 천도교가 깊게 뿌리내린 곳입니다. 동학 천도교는 ‘사람을 한울같이 모시고 섬겨야 한다’는 가르침에 따라 온 겨레와 동포들을 한울같이 대하였기에 나라가 위기에 처해질 때면 보국안민의 정신으로 백성과 나라의 안위를 도모하였던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고귀한 역사로 125년 전 동학혁명과 100년 전 3·1운동, 갑진개화운동, 그리고 엄혹했던 일제치하에서 교육문화사업 등 민족의 근대역사를 장식한 거룩한 민족종교이었지만, 일제의 잔혹한 침탈로 말살과 분열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는 안타까운 시간을 맞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세상은 바르게 돌아가는 법, 이러한 고난의 시간을 보내고 이제 세상 사람들이 먼저 다가와 “천도교가 살아야 민족이 산다”는 격려의 말들을 하시는 분들을 많이 대하고 있습니다.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민족종교의 수장으로 남해인으로서의 긍지를 갖고 왜곡된 역사를 바로 잡고 민족의 정체성을 확립하여 본래 하나였던 남북의 통일과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만드는 일에 진력을 다하고자 합니다.
다가오는 명절 무릎을 맞대고 정담을 나누지는 못하지만 마음만은 항상 함께하고 있음을 혜량하여 주시기 바라며, 다시 한 번 따뜻한 가족 친지들과 함께 만사여의 하는 즐거운 추석이 되길 바라면서 지면으로나마 추석 인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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