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튼실하게 자라고 있는 노지의 히카마 속에서 활짝 웃고 있다
▶ 튼실하게 자라고 있는 노지의 히카마 속에서 활짝 웃고 있다
▶ 농장에서 금방 캐 올린 히카마
▶ 농장에서 금방 캐 올린 히카마
▶ 벤치마킹을 하러 온 사람들을 대상으로 히카마 재배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 벤치마킹을 하러 온 사람들을 대상으로 히카마 재배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남해에는 요즘 열대식물 열풍으로 식탁이 풍성해졌고 먹거리도 다양해졌다. 그동안 보지도 듣지도 못했던 신소득작물들이 행사장으로 얼굴을 내밀면서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할 뿐 아니라 농촌의 밝은 미래를 보는 듯해 기쁨이 달덩이처럼 차오른다. 지난달 24일과 25일에도 남해유배문학관 광장에서 열린 ‘귀농귀촌 플리마켓 페스티벌’에서 다양한 식물들을 만나면서 그런 기분을 또 가질 수 있었다. 그날 여러 식물들 중 한 조각 시식해본 히카마는 무‧배‧마, 맛이 섞인 듯했고 아주 개운했다. 팽이모양 같기도 하고 배추 뿌리 같기도 한 그 식물에서 그런 맛을 낸다는 게 신기하여 매력을 느꼈는데 “껍질을 벗긴 후 과일처럼 바로 드시면 좋습니다”라는 친절한 설명에 마음이 더 끌렸다. 효능에 대한 내용도 현대인들에게 꼭 필요한 부분이여서 제대로 홍보를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남면 두양로 312번길27-4(남면 죽전리 242-3)에 소재한 '마실농장'을 한달음에 찾았다. 마침 비닐하우스에서 히카마 파종 준비를 하고 있는 김재열 대표를 만나 이것을 재배하게 된 계기와 작물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했다.           -편집자 주 

히카마(얌빈)를 재배하게 된 배경과 소회
3남2녀 중 막내로 태어난 그는 몸도 튼튼하고 힘도 좋아 아버지에게는 늘 든든한 농업후계자로 낙점이 되었다. 아버지로부터 농사를 지었으면 좋겠다는 권유를 자주 받은 것도 있었지만 스스로 농사에 대한 애착이 많았다. 그래서 주말이나 시간이 날 때면 고향인 죽전마을로 내려와 농사일을 거들기도 하고 다음에 귀농하여 지을 농작물을 미리 연구하고 시험재배도 했다. 
처음 농사를 짓는 사람들은 거의 새 소득작물 개척을 꺼리고 그 지역에서 재배하고 있는 익숙한 농산물에 쉽게 시선이 가기 마련이지만 그는 특용작물을 심어 소득을 창출해야겠다는 의지를 꾸준히 불태웠다. 그래서 창원에서 직장을 다니던 중에도 권중배 박사님을 안동까지 찾아가 어떤 식물이 남해 기후에 적합하고 자신이 잘 기를 수 있는지를 탐색했고, 마카‧히카마‧모링가‧자색마‧코끼리마늘 등에 대해 더 열심히 공부했다. 결국 히카마가 자신에게 잘 맞는다는 것을 알고 주력상품으로 재배하게 되었다. 농업기술을 배우던 중 권 박사님이 “똑 같은 사람이 똑 같은 교육을 받아도 성공하는 사람이 있고 실패하는 사람이 있다”는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그에게는 히카마가 잘 맞았다. 이곳 토양도 그 식물의 성장조건에 맞게 축축했고 물 빠짐이 잘돼 아주 적합했다. 그는 비닐하우스2동 400여 평에서 히카마 이모작을, 노지5000평에서 히카마를 일모작으로, 150여 평에서 자색마를, 200여 평에서 코끼리마늘을 심혈을 기울여 재배하고 있다. 고향으로 내려와 관심 있는 특용작물을 재배하고 있는 그는, 자신의 일을 찾은 요즘이 제일 행복하다고 했다. 

뉴욕타임즈가 선정한 슈퍼다이어트 식품, 샐러드‧물김치‧육회‧튀김‧주스 등에 유용
히카마는 뉴욕타임즈가 선정한 슈퍼다이어트식품으로 당뇨‧고혈압‧다이어트‧변비에 탁월한 뿌리채소로 원산지는 멕시코이다. 수분이 많고 단 데다 아삭아삭 식감이 좋은 콩과의 넝쿨식물로 따뜻한 남해기후에 안성맞춤이다. 
세계보건기구 WHO건강식품 20위에 선정되었을 뿐 아니라, 콩과 줄기는 로테롤 살충제 성분이 있어 동물들의 공격을 받는 일이 없다. 당뇨‧고혈압 등에 효과적으로 천연 인슐린이라 불리는 이눌린을 함유, 혈당 상승억제와 콜레스테롤 개선, 다이어트와 변비 설사예방에 효과적이다. 피부재생을 촉진 콜라겐 다량함유, 비타민 C와 뮤신이 함유되어 있어 피부미백에 탁월한 효능이 있다. 껍질을 벗긴 후 과일처럼 바로 먹으면 좋다는 매력적인 이 뿌리채소는 없어서 못 팔정도로 주문이 폭발적이어서 하루종일 농장 일에 전념하고 있다.    

히카마 천기누설 방송 나간 후 소비층 늘어, 물량부족
아버지의 농사권유를 받아들이고 명퇴를 한 후 고향에 온 그는 처음에는 1500평에 마카를 심었는데 안타깝게도 실패했다. 초보농부는 실의에 빠지기도 했지만 품종을 전환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그 다음해부터는 히카마‧자색마‧코끼리마늘로 재배하기 시작했다. 다행히도 이 세 종류는 마카처럼 실패하는 일 없이 4년 동안 잘 길러오고 있다. 자색마는 4가지 종류가 있는데 둥글면서 큰 것, 긴 것, 넓적한 것, 줄기 위에 열매가 달리는 것으로 나눌 수 있다. 그리고 올 자색이냐 중간자색이냐는 것으로 나눌 수도 있는데 6월에 모두 소비자에게 팔렸다. 
5000평에 주력상품으로 심었던 히카마가 인기를 끈 것은 천기누설에 소개가 된 이후부터인데, 보름 만에 300평에 심었던 450㎏이 전량 소진됐다. 지난 5월에 이곳 비닐하우스에 파종한 히카마는 8월에 수확을 한 번 했고 다시 8월에 파종을 하여 12월에 수확을 하게 되고, 노지에 있는 히카마도 그때까지 계속 수확을 하게 된다. 요즘 인터넷 주문을 받고 택배로 물량을 보내기 바쁜 그는 팔 인대가 늘어나 손목깁스를 했지만 일을 멈출 수 없다.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다른 곳보다 싸게 팔아
2015년 8월 28일에 고향으로 내려와 본격적으로 마실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그는 독일마을에서 맥주축제를 할 때도 자신이 재배한 농작물을 많은 사람들에게 선보였다. 현재 전국적으로 대량재배를 하는 곳은 강릉과 구미 그리고 이곳이다. 다른 곳보다 가격을 싸게 받고 있는 그는 고객과 약속한 금액에서 더 이상 받을 수 없다며 택배포함 1㎏에 35000원을 고수하고 있었다. 그도 처음에는 판로개척을 위해 많은 고민을 했는데 어느 날 부친이 “재열아, 웅덩이에 돌을 던지면 파장이 어떻게 되더노,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퍼지지 않더나”라고 했던 말이 떠올라 죽전마을에 거주하고 있던 32가구에 히카마를 5~6개씩 돌렸다. 
치아도 좋지 않은 어르신들이 무보다 식감이 좋은 히카마 맛에 반해 그것을 먹은 후에 주문을 계속 했고, 타지에 사는 자녀들도 이 맛에 좋은 평을 남기며 주변에도 소개를 하는 식으로 히카마를 널리 알리게 되었다. 친구들도 밴드를 통해 “재열이가 재배한 히카마를 우리도 사 주자”는 쪽으로 호응을 하여 판매가 술술 이루어졌고, 인터넷 SNS를 통해서도 널리 알려졌다. 그는 마실농장 블로그도 만들어 홍보를 하며 바쁘게 보내면서도 주력품종인 히카마 외에도 또 다른 대체 작물 샬롯(미니양파)과 판단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작목반11명이 히카마를 재배했지만 지금은 두 농가에서만… 
씨앗을 수입하지 않고 받아서 심어 보려고 했는데 그렇게 하는 것보다 그냥 수입을 하여 심는 게 수지가 맞겠다는 생각으로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작목회를 구성하고 회장직을 수행하면서 다른 재배농가들과 함께 가면 좋았겠지만, 혼자 씨앗 공급부터 판매까지 대행을 해 주려니까 힘에 부쳐서 그렇게 해 줄 수 없었다. 
그래서 지금은 한 농가만 소규모로 그와 함께 히카마를 재배하고 있다. 뭐든 마찬가지로 농작물을 심었을 때는 온도와 수분공급도 중요하겠지만 잡초와의 전쟁을 치러야 한다. 혼자 재배를 하면서 일손이 딸렸던 그는 늦은 밤에도 머리에 랜턴을 달고 풀을 뽑고 농작물을 돌보는 일들을 외롭게 해내야 했다. 늦게 자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일이 반복되던 어느 날 119에 실려 가는 일도 발생했다. 혼자 그 많은 일을 해내다보니 시금치를 다듬다가 과로하여 그만 쓰러진 것이다. 이런 성공신화를 이루기까지는 본인의 희생이 얼마나 컸을지를 상상하고도 남는다. 지금은 자신이 재배한 히카마를 다양하게 복용하고 건강도 챙기고 있어 다시 원기를 회복했다. 얼마 전에는 비닐하우스 안 온도가 50도까지 올라 잎과 줄기가 다 타버려 다시 파종을 해야 한다는 그는, 어느 새 놓을 것은 놓고 취할 것은 또 취한다는 농부의 기질로 다시 돌아와 수고로움을 감당하려고 했다.

무엇이든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아
“무슨 작물이든 금방 성과를 가져다주지 않는다. 예상치 못한 실패도 딛고 일어서야 한다. 농촌에서 생활하려면 최소 1년에 2000만원의 소득을 올려야하는데 공급과잉이 되면 농작물이 폐기처분이 되어 농사는 하루아침에 망할 수도 있다. 남들이 흔히 짓는 벼농사 마늘농사로는 그런 소득을 올리기 힘들다. 현재 하우스2동은 유기농으로 히카마를 재배하고, 노지는 친환경GAP(농산물 우수관리)로 할 예정이다” 대규모로 히카마를 재배하는 그는 “작년 8~9월 6시내고향에 출연을 하여 언제든지 유튜브에 들어가 히카마를 치면 내용을 볼 수 있다. 농사를 짓다보면 새벽1~2시에 일어나 일을 하기도 하고, 새벽5시에 일어나 일을 하거나 밤샘을 하는 경우도 허다하다”는 김재열 대표의 농작물에 대해 알고 싶은 사람은 마실농장.kr 히카마아저씨를 검색하거나 김재열 대표 (m.010-3577-4977)에게 연락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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