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 보름 앞으로 다가왔다. 명절을 준비하는 군민들의 마음은 바쁠 것이다. 추석을 새게 되면 한 해의 3분의 2를 보내는 셈이다. 추석을 앞둔 남해군정도 바쁘게 돌아가고 있는 느낌이다. 농번기를 지나면 제27회 화전문화제도 치러내야 한다. 

남해군의 미래를 준비하는 굵직굵직한 사안 중에 한 가지인 군 청사 신축 위치 문제는 현 청사 부지를 확장하는 방안으로 가닥이 잡혔다. 남해군이 군청사 신축위치를 결정하기 위해 조례에 따라 구성한 ‘군청사신축추진위원회’는 지난 29일 오전 10시 남해군청회의실에서 제5차 회의를 열고 현 청사부지블록 전역을 군이 매입해 이곳에 군 청사를 신축하는 한 가지 방안만을 위원회 추천 안으로 군수에게 제출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의결은 25명 위원들 각자가 의견을 써내는 방법으로 이뤄졌는데 최종안으로 올라온 세 가지 방안(현 청사부지확장, 유배문학관부지, 공설운동장부지) 중 23명이 현 청사부지확장 안을 제출했다. 나머지 2명 중 1명은 공설운동장을 써냈으며, 이날 참석하지 않은 나머지 1명은 차후에 의사를 물어 반영하기로 했다.

이에 따른 이 사안의 이후 추진일정을 보면 군청사신축위원회가 이 같은 추천 안을 군수에게 제출하게 되면 군수는 의회와 협의를 거쳐 최종안을 결정하게 되고 군수와 의장이 함께 군민들 앞에 군청사 신축방안을 발표하게 된다. 군수와 의회 사이에 협의를 할 시간이 필요하므로 최종안 발표는 추석 직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군청사 신축과제가 대두된 건 지난 2001년이다. 그해 말 의회 정례회에서 ‘청사건립기금 설치 및 운용조례’가 제정됐다. 군은 현재까지 522억 원의 청사건립기금을 적립했다. 추석 직후 군수와 의장이 군민 앞에 군청사 신축방안을 발표하는 날을 기준으로 삼으면 실로 만 20년 만에 군청사 신축방안이 결정되게 된다.

현 청사 부지를 둘러싼 블록 전체를 매입해 청사를 신축하는 방안에는 두 가지 큰 산이 있다. 첫 번째가 민가와 부지를 매입하는데 걸리는 시간이다. 군 재무과 청사신축팀장은 이날 회의에서 전체 45동의 건물주에 대한 사전의향조사에서 3동의 건물주 말고는 보상가가 적합하면  받아들이겠다는 뜻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제에 들어가면 어떻게 달라질지 알 수 없는 일이다. 끝까지 버티는 사람에 대해서는 토지수용절차를 밟을 수밖에 없을진대 여기에 최소한 2년은 걸린다는 분석이 제기되기도 했다. 두 번째 산은 현 청사부지가 옛 읍 성터여서 문화재관련 절차를 밟는데 어떤 변수가 생길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위원회가 견학을 했던 전남 해남군의 경우 남해군과 유사한 사례였는데 해남군은 시굴조사와 정밀발굴조사를 거치고 대안을 찾는데 거의 3년이 걸렸다. 하지만 기존의 우려처럼 문화재가 발굴되더라도 해결책이 없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확인했다. 다만 문화재 관련절차를 밟는데 인내해야 할 3년의 시간은 넘어야 할 산인 것만은 분명하다.  

남해군은 군청사 신축위치 선정이라는 공공적 갈등의 요소를 해소하기 위해 군청사신축추진위원회 구성 및 운영조례를 만들고 이 조례에 따라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청사 신축 위치 문제를 다루게 했다. 25명의 위원 중 압도적인 다수인 23명의 의견이 현 청사부지확장 안에 일치된 만큼 위치문제에 대한 더 이상의 논의는 불필요해졌다. 남은 문제는 군민편의에 얼마나 더 많이 다가갈 수 있는 청사를 짓느냐다. 속도도 내용도 중요한 만큼 이제 남해군 행정력에 기대를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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