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일고 학생들의 공동창작 벽화  ‘고래’
▶ 제일고 학생들의 공동창작 벽화 ‘고래’
▶ 마파람사진관 양희수 사진작가와 학생들
▶ 마파람사진관 양희수 사진작가와 학생들
▶ B급상점 우세진 대표와 학생들
▶ B급상점 우세진 대표와 학생들
▶ 노량을 거닐다, 나를 찾다
▶ 노량을 거닐다, 나를 찾다
▶ 진로공감토크
▶ 진로공감토크
▶ 눈높이 멘토링
▶ 눈높이 멘토링

학교엘 갔다. 고등학교 3학년 교실이 즐비한 남해제일고 4층 복도. 오랜만에 찾은 그곳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대학 입시 자료 책자였다. 
고교3학년. 이제는 다 지나온 나이라 생각하고 잊은 채 살았는데 수북한 책자들 뒤로 쏟아져 나오는 학생들의 얼굴을 보니 다시금 고교 3학년, 고민은 많고 길은 보이지 않던 그때가 떠오른다. 
지난 17일, 4교시. 제일고등학교 4층 3학년 1반에서부터 6반까지 담당교사가 아닌 먼저 고3을 겪은 각기 다른 어른이 한 명씩 들어갔다. 제일고 교사들이 고민해서 나온 ‘진로 활동 프로그램’ 중 하나였습니다. 이들 어른은 유명인이 아니며 소위 말하는 ‘핵인싸’도 아니다. 그저 경남 18개 자치단체 중 인구소멸위험에 처한 11개 시군 중에서도 상위권을 차지하는 남해군에 ‘살기 위해’ 들어온 귀촌ㆍ귀향인이었다. 
유자아뜰리에 김경아 대표, B급 상점 우세진 대표, 절믄나매 김진수 대표, 마파람사진관 양희수 대표, 남해독서학교 장영진 교사, 상주동고동락협동조합 안병주 이사장. ‘앞으로 나아갈 길(進路)’에 대해 고민하는 이 학생들의 대다수는 진학과 취업을 이유로 남해를 떠나고 싶어한다. 이러한 학생들의 발목을 억지로 잡기 위함이 아닌 귀촌, 귀향한 사람들의 목소리로 들어보는 남해의 매력, 살아갈 터전으로서의 남해, 먼저 경험한 선배로서 담담히 들려주는 ‘또 다른 결정’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기 위해 이런 시간을 마련했다고 한다. 
본격적인 만남 이전에 고3학생들을 대상으로 ‘선호도’조사를 통해 6명의 특강 신청을 나눠서 받았으며 각자가 묻고 싶은 질문까지 먼저 취합한 질문지를 들고 각자의 반으로 들어갔다. 
남해청년 양희수 사진작가는 ‘나에게 내일이 있을까?’라는 주제로 짧지만 살아온 이야기를 들려주고 장영진 독서학교 교사는 ‘학생들 앞에서 내 이야기를 하려다 보니 내가 누군지 어떻게 살아왔는지 정리해보게 되었다’며 어린 시절 사진부터 가족을 이뤄 귀촌한 지금의 모습까지 순차적으로 보여주며 본인에게 영향을 끼친 책과 더불어 이야기를 풀어냈다. 
안병주 동고동락협동조합이사장은 ‘우리가 살기 위해 하는 일이 사회와 이웃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살펴보게 되었다’며 노동이야기를 꺼내기도 했고, 자신이 살아왔던 곳과 지금 살고있는 곳에서 해 온 선택에 대한 대화도 있었다. 이러한 ‘지역 귀촌, 귀향인 초청특강’이 무슨 효용이 있었냐고 누구도 물을 필요가 없었다. 본인이 선택한 선배에게서 그이가 살아온 이야기를 들으며 혹여나 이러한 고민은 없었는지를 학생들이 자유로이 묻고 답하는 그 시간만큼 교실 안 공기는 진지하고도 포근했다.

■ 2500여가지 전형방법 안에서 ‘내 목소리 찾아가기’
진로탐색 프로젝트. 이 단어속에 얼마나 많은 고민이 들어 있을까. 특히 2500여 가지 대학전형방법 중 자신에게 맞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꼬집어내기란 그야말로 쉽사리 엄두가 나지 않는 일이다. 막막함을 지닌 고3학생들을 위해 지난 6월 5일에는 3학년 전학생이 ‘노량을 거닐다, 나를 찾다’는 주제로 인근 하동군 최참판댁과 광양 포스코 등 지역탐방을 통해 ‘자기표현과 사회적 상호 작용을 위한 글쓰기(국어과)’나 ‘신흥 공업도시 형성과 변화된 시민의 삶(사회과)’을 고민하는 등 교과과정에 진로 활동을 배치해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지난 12일엔, 진로 공감 토크 ‘후배가 묻고 선배가 답하다’는 주제로 각 반별로 대학 진학한 선배들에게 궁금한 점을 질문으로 적어 폼보드 등에 붙여 선배들이 눈에 띄는 질문을 뽑아 대답하며 구체적인 진학준비과정과 대학 생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이와 함께 16일에는 ‘눈높이 멘토링’이라 하여 총12팀으로 신청을 받아 수업 멘토를 해주는 자기주도적인 학업 수행 시간을 가졌다. 
제일고 이은향 교사는 “우리가 만나는 이 학생들에게 남해의 미래가 달려 있다”며 “이들이 걷는 삶의 여정에 우리는 얼마나 더 진심으로 대화를 나눴는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공감이 일어날 때 학생들은 스스로의 목소리를 찾아 행동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응원과 격려를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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