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하던 풍경들이 사라지는 시대다. 빠름을 넘어 순삭의 시대. 오늘을 사는 우리는 이미 인간이 아닌 기계와 경쟁해야만 하는 시대에 다다랐다. 이름하여 4차산업혁명의 시대인 것이다. 지난 18일, 노인복지관 3층에서는 혹자가 보기엔 시골어촌마을에 불과할법한 ‘노인들의 고장’ 보물섬 남해와는 조금은 이질적으로 느껴질 법한 색다른 강의가 있었다.
카이스트 이경상 교수의 ‘4차산업혁명,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하지만 속단하기는 일렀다. 초롱초롱한 눈빛의 어르신들이 빼곡히 자리를 채웠으며 강의말미엔 이경상 교수도 한마디 했다. “이렇게 많은 어르신들을 모시고, 이런 장소에서 강의를 해본 것도 처음이지만 이렇게 한 분도 졸지 않으시고 들어주는 경험도 놀라워 제가 더 정신 바짝 차리고 강의했다”고. 그 정도로 ‘새로운 세상에 대한 갈증’은 세대를 초월했다. 이날 이경상 교수는 2016년, 대한민국을 강타한 인공지능인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대결을 시작으로 지금의 우리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갈 세상, 약 20년 후에 마주하게 될 4차산업혁명시대의 변화를 주제로 강의했다.
이 교수는 “인공지능, 로봇기술, 생명과학이 주도하는 4차 산업혁명시기에는 우리가 지금까지 알고 지냈던 65%의 일자리, 710만개가 사라질 예정”이라며 “택시기사, 은행원 등 익숙한 직업들이 대거 사라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간이 결정하고 컴퓨터가 일하는 자동화의 시대를 지나 인공지능이 판단하고 컴퓨터가 일하는 자율화의 시대가 오기에 인간은 이제 암기와 계산, 통계치로 이뤄지는 업무의 상당량은 기계에 자리를 넘겨줄 수밖에 없다”고 했다. 

모든 인간은 천재다, 심장이 뛰는 곳에서 함께 창조하라

그렇다면 인간의 역할은 무엇일까? 이 교수는 “창조적이고 혁신적인 일, 소통하는 협치를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어 “잠자던 일자리, 특히 ‘농수축산업의 혁명’에 눈을 떠 스마트 농수축산업을 꿰차야 한다”고 설명했다. 알리바바 마윈 역시 ‘돼지야말로 신성장 동력’이라고 서포하며 2020년까지 돼지 1000만 마리를 키우겠다고 선포했으며 노르웨이에서는 이미 안면인식과 수중드론을 이용해 대규모 연어 양식에 돌입했다고 한다. 
이경상 박사는 궁극엔 기계가 할 수 없는 영역을 찾아낼 수 밖에 없다며 ‘차별화된 창조와 혁신, 소통과 협치’의 힘을 길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래는 떼창하는 사람의 몫이라며 과거 에디슨이 말한 1%의 영감과 99%의 노력으로 이뤄낸 ‘독고다이 형 천재’는 이제 필요 없다. 1%의 영감과 99%의 다른 사람의 영감을 조화롭게 엮어내는 능력을 가진 자가 새로운 천재”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사람들이 왜 자꾸 자살하려 할까? 스트레스는 왜 받겠는가? 그건 자기 심장이 안 뛰어서 그렇다”며 “모든 사람은 천재로 태어났다는 아인슈타인의 말처럼 본인의 심장이 뛰는 곳에서 창조하고 성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물고기로 태어난 이에게 원숭이처럼 나무타기를 못한다고 나무라서는 안 된다’며 ‘세종대왕이 한글 만드는 과정’처럼 미래는 ‘집단창제, 떼창의 시대’이므로 ‘왜’라는 질문을 놓지 말자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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