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5년 9월 작성된 보물섬 800리길 조성사업 타당성조사 및 기본계획 보고서
▶ 2015년 9월 작성된 보물섬 800리길 조성사업 타당성조사 및 기본계획 보고서
▶ 이 기본계획에 서면 해안경사지 간이역 후보지에 반영된 세부 내용
▶ 이 기본계획에 서면 해안경사지 간이역 후보지에 반영된 세부 내용

 민선 6기 박영일 군수의 핵심공약은 보물섬 800리길 조성사업이었다. 박 군수는 이를 위해 미래전략사업단을 신설하고 이 부서에 보물섬 800리길 조성사업을 맡겼다. 
박 군수는 이 사업의 목적을 ▲천혜의 해안경관을 만끽할 수 있는 600리 바래길을 보완하거나 구간신설을 통해 남해일주 800리길로 완성, 군 전체의 색다른 자연경관을 도보, 자전거, 차양 등 다양한 방법으로 둘러볼 수 있는 체계적인 관광루트 개발 ▲숨은 경관이 우수한 접근불리지역에 목교 및 데크를 설치하여 사진 찍기 명소로 조성, 신혼부부 및 연인들의 데이트코스로 활용되도록 하여 중장년층에 집중돼 있는 도보길 탐방객의 범위를 확대 ▲800리길 주요지점에 주차공간을 확보한 보물섬 간이역을 설치하여 지역민들이 생산한 농수축산물 직매장, 가공품판매장, 생산자단체 등 직영 지역 토속음식점 코너 등 운영과 유통구조를 개선하여 지역민들의 소득증대 실현 ▲소공연장을 조성해 길거리 공연을 통한 공영문화를 정착시켜 관광객들이 여행길 마지막을 지역민들과 함께 즐기며 갈무리할 수 있는 종합관광루트 개발로 밝혔다.  
이 사업의 구체적인 내용은 ▲보물섬 800리길 조성(신설 및 보완) 302km ▲보물섬 간이역 설치 및 개보수 10개소(읍면 각 1개소) ▲주변 꽃길조성이었다.
남해군은 이 사업을 위해 2014년 말 ‘보물섬 800리길 조성사업 타당성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연구를 전문기관에 의뢰했다. 
이 연구용역은 창원대학교 산학협력단이 맡았다. 이 용역 결과보고서가 남해군에 제출된 건 10개월 만인 2015년 9월이었다. 
이 용역 결과보고서를 보면 10개 읍면에 한 곳씩 조성할 간이역 후보지 대부분이 관광인프라가 이미 잘 조성된 곳이거나 관광명소로 자리 잡은 곳이었다. ▲설천면은 노량충렬사 인근 ▲고현면은 이순신순국공원 인근 ▲남해읍은 선소해안에 이르는 봉천산책길 일원 ▲서면은 서상리 해안경사지 ▲남면은 가천 다랭이마을 일원 ▲이동면은 앵강다숲 일원 ▲상주면은 상주은모래비치 일원 ▲미조면은 항도물미도로 일원 ▲삼동면은 나비생태공원 인근 ▲창선면은 동대만 일원으로 나타나 있다. 
그런데 유독 서면 해안경사지 간이역만이 인근이나 일원으로 표시되지 않고 특정지번을 구체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대상지는 서상 스포츠가든 뒤쪽이다. ‘숨은 경관이 우수한 접근불리지역’에 해당한다. 
해당 토지의 대장을 보면 소유자가 2014년 10월에 3필지 1831㎡를 매입한 것으로 나타난다. 이 소유자는 자신의 땅이 보물섬 800리길 기본계획에 서면의 간이역으로  반영된 이후인 2016년 9월에 또 인근의 2필지 4011㎡를 추가로 매입한 것으로 나타난다. 두 번에 걸쳐 매입한 이곳의 땅을 모두 합치면 최소한 5842㎡ 이상이다. 이 장본인이 현재 이슈가 되고 있는 은점의 불법형질변경행위를 한 사람이다.
이 사람은 2014년부터 2017년 사이 특정 지역신문의 대표이사 겸 발행인을 맡았다. 이 신문사의 직원이었던 사람은 후에 보물섬 간이역 조성사업추진위원회의 민간부분을 대표하는 부위원장으로 위촉돼 활동했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면 평범한 사람의 땅이 우연한 기회에 공공개발 대상지에 포함된 경우와는 여러 가지 면에서 사뭇 다른 것이다.   

우연의 일치라고 보기엔

만약 박영일 군수가 재선에 성공해 계속 7기 군정을 맡고 있다면 보물섬 800리길 간이역 조성사업은 더욱 박차를 가해 추진되었을 개연성이 크다.  
박 군수는 2017년 9월 미래전략사업단에 동남부권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위축된 서북부권역인 서면, 고현면, 설천면의 간이역사업을 우선 추진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그러면서 특히 서면 간이역 조성시업을 먼저 착수할 것을 지시했다. 
종합해보면 2014년 10월 토지매입→2015년 9월 군 기본계획 반영→2016년 9월 인접 토지 추가매입→2017년 9월 군수 우선 추진 지시로 이어지는 연속적인 과정이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우연의 일치라고 보기엔 미심쩍은 면이 너무 많다. 

비판여론 일자 우선순위 바꿔

2017년 9월 박영일 군수가 서면 간이역 우선 추진을 지시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던 당시 사정을 아는 일각에서 이를 비판하는 여론이 고개를 들고 일어났다. 
누군가는 본지에 한 번 점검을 해보라는 제보를 해왔다. 이를 근거로 본지가 취재에 들어가자 담당부서는 이를 부인하면서 서면 간이역 사업을 후순위로 미루고 설천면 고사지역의 간이역 조성사업을 먼저 추진하기로 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고사 간이역은 기본계획에 반영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한번도 공개되지 않았던 대상지였다.

간이역사업은 시책일몰 대상

하지만 보물섬 간이역 조성사업은 실제로 동대만 간이역 조성사업 말고는 이뤄지지 않았다. 국·도비 예산을 확보해가면서 추진할 계획이었는데 박영일 군수가 낙선하는 바람에 정책으로서의 생명이 끝나버리는 운명을 맞이하고 말았다. 이 때문에 이미 지어진 동대만 간이역마저 아직 개장을 하지 못하고 빛을 잃을 처지에 직면하고 있다.  
최근 보물섬 간이역 사업 계속 추진여부에 대한 본지의 질문에 김용태 관광진흥담당관은 “보물섬 간이역사업은 새 정부 정책트렌드 변화에 따라 더 이상 예산을 확보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니라는 판단아래 시책일몰제 대상으로 보고 있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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