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시작하기 전에 먼저 일부의 문제를 갖고 전체를 싸잡아 매도하지 않기 위해 붓을 잡는 필자의 마음을 다스린다. 언론(인)이 한시도 잊지 말아야 할 경구인 ‘펜은 칼보다 강하다’는 말의 의미를 되새긴다. 

본지는 최근 삼동면 은점마을 전망 좋은 곳에 땅을 가진 지역 내 한 사회지도층 인사가 저지른 불법형질변경행위에 대해 집중조명하고 있다. 이 행위자는 묵어있는 농지를 경작하기 위한 목적의 행위였다고 말하고 있지만 이 말을 곧이곧대로 믿어줄 사람이 몇이나 될지 모르겠다. 에둘러 말할 것 없이 이 행위자의 훼손행위는 향후 돈이 되는 개발행위를 가능하게 하기 위한 과정을 밟아가는 것으로 보는 것이 진실에 더 가까울 것이다.
그런데 더한 문제는 이 행위자의 불법적인 행위에 대한 행정의 대응이나 처분이 엄정하지도 공정하지도 못하다는 데 있다. 행정의 대응이 엄정하고 처분이 공정했다는 평가를 받으려면 사법권을 가진 산림보호담당공무원이 즉각적으로 검찰에 고발조치를 했어야 하고 엄격한 원상복구명령을 내렸어야 했다. 

이른바 ‘시범케이스’를 하나를 만들어야 했다. 하지만 담당부서는 70여일 만에 검찰이 아닌 경찰에 고발조치하고, 농지의 범위에는 3m농로를 허용하는 그야말로 불법행위자의 의도에 이용당했다고 해도 무색할 만한 행정처분을 내렸다. 
이러한 과정을 지켜보면서 본지는 ‘행정이 왜 유독 이 사람에게만은 이렇게 너그러울까?’ 하는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 본지가 가진 이 의문은 이제 군민 여론으로 확산돼 지역사회의 가장 핫한 이슈가 됐다, 이에 따라 군수가 직접 나서 담당자들이 내린 행정처분의 내용이 온당했는지 다시 챙겨보지 않을 수 없게 됐고, 그 간의 경과를 의회와 군민들에게 직접 설명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행정이 왜 유독 이 사람에게만은 이렇게 너그러울까?’하는 의문에 대한 답은 공무원들 대다수가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본지는 짐작한다. 그 원인이 행정 바깥에 있을 성질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전체 공무원의 일부라 하더라도 특정인에게만 유독 너그러운 행정이 작동되도록 돕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행정이 공정하다는 믿음을 허물어뜨리는 공공의 적에 지나지 않는 존재다. 본지는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상당한 근거를 확보하고 있다.

행정의 신뢰를 안에서 무너뜨리는 이러한 원인인자는 공무원조직 스스로의 결의와 결단으로 제거해내어야 한다. 전체 공무원의 신뢰를 위해 악의 고리는 끊어낼 필요가 있다. 그러지 못한다면 돈이 될 만한 수만 평의 땅을 곳곳에 사들인 이 행위자는 지속적으로 행정내부에서 협력하는 이 원인인자를 이용해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시도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 그것의 결과 또한 은점의 경우처럼 또 다시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부를 축적하기 위해 정당하지 못한 방법을 동원해도 그것이 용인되고 손가락질 받지 않는 사회를 정상적인 사회라고 부를 수 없다. 나에게 중요한 사회는 바로 내가 사는 지역사회다. 내가 속한 사회가 정의롭기를 바란다면 정당한 주장이 존중받고 정의가 거짓을 이겨내는 사례를 우리는 더 많이 만들어내어야 한다. 

정의로운 사회로 가는 출발점은 행정이 누구에게나 공정하다는 믿음을 확보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의 불법형질변경행위에 대한 행정의 대응과 처분이 엄정하고 공정한 결과로 귀결되지 않는다면 군민의 화합도 지역의 변영도 이뤄낼 수 없을 것이다. 두고두고 장충남 군수의 발목을 잡게 될 것이다. 신뢰의 위기는 곧 신뢰를 획득할 수 있는 반전의 기회를 내포하고 있다. 남해군정이 이번 일을 계기로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는 명확하다. 정의가 이기는 남해사회, 그 출발점인 행정이 공정하다는 것을 군민들 앞에 입증해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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