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현 욱남해군선거관리위원회 회계주무관
이 현 욱남해군선거관리위원회 회계주무관

‘선거’라는 단어를 보고 여러분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생각 중 하나가 아마 ‘개표’가 아닐까 합니다. 맞습니다. 선거의 마무리이자 가장 관심이 집중되는 작업인 개표, 즉 당선자들을 가려내는 일을 말합니다. 저는 그 개표를 포함한 선거업무를 담당하는 선거관리위원회에 근무한지 이제 1년 6개월차 9급 공무원입니다.
길지 않은 근무 경력 동안 선거업무를 담당하면서, 선거를 치르기 위해 필요한 절차와 작업이 정말 치밀하다는 점을 느껴왔습니다. 그 중에서 ‘개표’ 작업은 단연 유권자들이 관심을 많이 가지고, 직원 입장에서도 정말 중요한 작업이었죠. 개표참관인의 눈빛과 바쁘게 투표지를 점검하는 직원들, 그리고 개표업무를 도와주시는 많은 개표사무원들의 열기가 체육관을 가득 채운 순간들이었습니다. 내년 4월 15일 국회의원선거에도 그 열기는 식지 않을 것 같습니다.

투표를 한 번이라도 해 보신 분이라면 그 날의 저녁 뉴스는 온통 개표 현장 취재로 가득하다는 걸 기억하실 겁니다. 전국의 개표장은 하나같이 분주하죠. 남해군도 예외가 아닙니다. 투표 마감시각이 지나면 공무원, 투표참관을 수행한 일반 유권자들이 경찰의 호위 하에 개표소로 투표함을 이송합니다. 그 후 선거관리위원회 직원 입회 하에, 개표소 입구에서 혹시나 투표함이 훼손된 흔적이 있는지, 투표함 봉인이 허술한지 꼼꼼하게 확인을 거친 후에 비로소 투표함을 개표소 안으로 들입니다. 아직 뚜껑도 열어보지 않았는데 점검 작업으로 분주하네요.

개표개시 선언과 함께 이제 투표함 뚜껑을 열어봐야겠죠. 탁자 위에 수북하게 쌓인 투표지 더미들 사이로 투표사무원 분들이 투표지를 반듯하게 펴서 정리를 합니다. 사전투표함, 우편투표함도 마찬가지로 진행을 하죠. 물론 개표참관인 분들의 참관 하에 이 작업을 공명하게 수행합니다. 혹시 작업 중간에 바닥에 투표지가 떨어질 수도 있으니 조심!
이제 다음 단계인 투표지분류기를 이용해 기호별로 투표지를 분류합니다. 투표지분류기를 통해 투표지가 빠른 속도로 기호에 맞게 지정된 적재함에 차곡차곡 분류가 됩니다. 

유권자분들이 가장 관심을 가지는 장치가 바로 이 투표지분류기이죠. 실제 개표장에서도 많은 개표참관인이 투표지분류기의 작업 장면을 관심 있게 보신답니다. 많은 관심만큼 직원에게는 이 작업이 정말 중요한 작업이기도 했습니다. 이 순간을 대비하여 그동안 수십번 투표지분류기 점검 작업을 해왔으니깐요. 

그럼 투표지분류기에서 분류하면 개표가 끝이냐? 사실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시는 부분이기도 하죠. 하지만 선거관리위원회는 개표를 ‘사람’이 한다는 전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아무리 기계를 통해 기호별로 투표지를 정리를 한다고 해도, 이 후에는 개표사무원이 기표된 후보자에 맞게 투표지가 분류되었는지 다시 확인을 한답니다. 

특히 기표 영역이 애매해 투표지분류기에서 기호 분류를 하지 못한 투표지는 보다 엄격히 사람이 육안으로 재검토를 해야 한답니다. 만약 육안으로도 판별이 어려우면 개표장에서 회의가 시작되죠.
그렇게 정확히 기호별로 기표가 되었는지 다시 한번 확인한 후, 비로소 최종적으로 후보자 별로 득표수를 계산한답니다. 자, 남아있는 투표함의 개표작업이 모두 끝났습니다. 이제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님이 후보자 별로 득표수를 공표하시는군요. 모든 개표 절차가 마무리되는 순간입니다.

처음 선거업무를 맡았을 땐 ‘무신 투표지 까는기 이래 복잡노?’라는 생각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선거에 임하는 후보자들에겐 절차 하나가 중요하고 예민한 부분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부정의 여지를 남겨서는 절대 안된다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흔히 선거는 생을 걸고 임한다고 하지 않습니까. 앞으로도 저는 선거관리위원회에 근무하면서 ‘공정한 선거관리’를 위하여 유권자의 한 표 한 표를 소중히 다룰 것입니다. 이제 내년 4월 15일에는 제21회 국회의원선거일입니다. 군민 여러분들의 마음속 당선자를 가려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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