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남해중·제일고총동문회 박동철 회장을 만나기 위해 지난 15일 서울 영등포구 경인로 71길에 위치한 동광기계를 찾았다. 박 회장은 더운 날씨에 직원들과 함께 비지땀을 흘리며 일하고 있었다. 박 회장은 총동문회장으로 4년을 봉사하고 5월 25일 이임했다.
박 회장은 재경 향우사회에서 후배들이 존경하고 따르는 인물 중 한 명이다. 성격이 온화하고 겸손할 뿐만 아니라 남을 배려하는 것이 몸에 배 있다 보니 누구나 박 회장 앞에서는 의지하고 싶어진다. 또한 오랜 기업 활동 경험으로 일을 추진하는 데는 빈틈이 없고, 추진력 또한 대단해서 그와 함께 일하다보면 배우는 것이 많다.
박 회장은 경기도에서 군 생활을 하고 난 후 고향으로 돌아가지 않고 서울에 정착했다. 미국계 다국적기업인 모토로라에서 일하다 태양금속을 거쳐 1989년 7월 7일 자기사업을 시작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박 회장은 서면 대정에서 고(故) 박준일·하두희 부모님의 6남 1녀 중 다섯째로 태어났다. 현재 3형제는 진주에서, 3형제는 서울에서 일한다. 부인 장옥남 여사와 결혼해 장녀 윤서(일본 유학, 호텔경영학과)와 차녀 신유(명지대 프랑스경영학과 재학)를 두었다. 

▪재경남해중·제일고 총동문회장을 4년 역임하고 이임하시는데, 소감을 한 말씀 하시면.

“요즘 어려운 시기라 자기 돈을 쓰고 투철한 사명감과 봉사정신으로 동문회를 이끌어 갈 사람들이 없는 것 같아 안타깝다. 힘든 때는 십시일반 동참하여 동문회를 이끌어 갔으면 좋겠다.” 

▪동문회장을 하시면서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은?

“4년 동안 후배들이 믿고 따라주고 선배들이 이끌어주어 정말 감사드린다. 내 성격이 베풀고 원만한 탓으로 아무나 잘 어울리는 성격이다 보니 선후배들이 잘 따른다. 
매사에 그렇듯 행사 또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애쓰고 수고한 분들의 노력과 헌신이 있기에 동문회가 오늘처럼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또한 4년 동안 장옥남 아내도 항상 웃으며 내조를 잘해주어 정말 고맙다.”

▪동문회장을 이임하시면서 동문회 활성화를 위해 동문들께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고향 사람들끼리 편을 가르지 말아야 한다. 서로 칭찬하고 배려해야 한다. 힘을 합해도 부족한데 남해사람들은 편 가르기를 좋아한다. 먼 객지에서 한마음으로 뭉쳤으면 좋겠고,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재경남해중·제일고 동문회는 남해인들의 재경동문회 가운데 중심이다. 앞으로 동문회 활동이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하나? 

“동문회를 활성화시키려면 먼저 자신을 낮추어야 한다. 가장 낮은 자세에서 서로의 학력을 따지지 말고, 동문끼리 옛 친구처럼 우정을 쌓고, 선배존경과 후배사랑으로 뭉쳐야 한다. 
마음속 깊이 간직한 그립고 정든 곳이 고향이다. 지치고 힘들 때 고향 선후배님들을 만나 위로를 받고 힘이 된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동문간에 서로 칭찬을 많이 하자. 특히 선배님들께서 후배들 장점만을 찾아서 아낌없는 칭찬으로 후배들을 춤추게 해 줘야 한다. 기수별 모임도 활성화되어야 한다. 
후배들이 선배들의 노하우를 전수받아 잘 이끌어 주면 덩달아 동문회도 발전 할 것이다.”

▪동광기계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어떤 회사인지 알려달라.

“동광기계는 1989년 7월7일 창립했다. 고객만족도 100% 달성, 제품불량률 제로화, 납기 적시화, 원가 최저화를 목표로 삼고 ‘인화단결과 성실, 기술인’이란 사훈으로 일하고 있다. 자동차 부품, 선반, 밀링가공, 용접제관을 하는 금형공장이다. 현대, 기아, 삼성전자 제품에 들어가는 볼트와 너트를 만든다. 
2025년이 되면 전기차가 나와 엔진은 바뀌지만 우리 동광기계는 기초산업이라 변함없이 일할 수 있다. 직원들은 장기근속으로 모두 환갑을 지났다. 젊은이들이 궂은일을 마다하는 추세라 앞으로 숙련된 기술인력 확보가 걱정이다.” 

▪젊은 동문, 젊은 기업인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회장은 동문들의 심부름꾼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남해인의 긍지를 가지고 한우물을 파라. 그리고 허황된 꿈을 버리고 남해 말로 단디 해야 서울에서 살아갈 수 있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

▪고향 남해에는 자주 가시나? 남해에 갈 때마다 드는 생각은? 

“물가가 너무 비싸고 불친절하여 머물고 싶은 생각이 별로 들지 않는다. 관광객들에게 좀 더 상냥하고 친절하여 다시 오고 싶은 남해를 만들어야 한다.” 

▪남해 발전방향에 대한 제언을 한말씀 부탁드린다. 

“남해가 자랑할 수 있는 건 자연인가 인심인가? 남해사람들이 남해는 좋은 곳이라고 하는 건 별 의미가 없다. 남해를 찾는 사람들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와야 하는 것이다. 
남해 특유의 스토리를 만들고 여러 방면에서 남해 알리기 노력을 펼쳐야 한다. 관광산업은 세밀하고 정교한 정책과 엄청난 투자가 요구되는 첨단 유치산업이다. 스쳐가는 남해보다는 머물고 싶은 남해를 만들어야 한다. 
남해에서만 느낄 수 있고 맛볼 수 있는 문화를 만들자. 미래는 그저 오는 것이 아니라 창조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남해에 오면 시심이 절로 동한다는 말이 나오도록 분위기를 만들자.”

▪향우 사회에서 앞으로의 계획을 알려달라.

“이제 향우회는 솔선수범하고 십시일반 도와야 한다. 각자 맡은 일을 열심히 하고 너무 내 주장을 내세우지 말고 남을 배려하며 살아야 한다. 
나는 앞으로 있는 듯 없는 듯 살면서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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